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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자동차 쇼'의 보석이라 불리는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Pebble Beach Concours d'Elegance)>에 다녀왔다. 콩쿠르가 열린 지난 18일 미국 캘리포니아 페블비치 주변에서는 클래식 자동차 경주 대회, 자동차 경매 등 40 가지가 넘는 자동차 관련 행사가 펼쳐졌다. 그야말로 자동차 축제다.

 

▲페블비치 콩코르 데 엘레강스 현장

 

요즘 들어 애스턴 마틴,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 프리미엄 슈퍼카 메이커들이 이 행사에 부쩍 신경 쓰는 이유는 단순하다. 페블비치 콩코르에 참석하는 관람객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200 달러(약 22 만원)가 넘는 입장료를 내는 건 물론이고, 세계 각국에서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행사를 구경오기도 한다. 물론 이런 관람객들은 대부분 대단한 자동차광이자, 수집가인데다 주말 동안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클래식카를 사려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클래식 자동차 경연 대회가 펼쳐지는 페블비치 골프장 옆에는 멕라렌, BMW, 렉서스, 재규어, 인피니티, 포르쉐 등 다양한 메이커들이 최신 모델을 선보이는 자리가 마련돼 있다. 시승을 원하면 마음에 드는 차를 골라 페블비치 주변을 직접 달려 볼 수도 있다.

 

▲페블비치 전경

 

페블비치는 캘리포니아 바닷가에 위치한 ‘뼈대 있는’ 골프장이다. 주변엔 상상하기 힘든 ‘대 부호’들이 사는 거대한 저택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빙 코스로 꼽히는 17 마일 드라이브가 있다. 그리고 클래식 자동차 경연 대회인 ‘콩쿠르 델레강스’는 1950년부터 시작된 역사 깊은 행사로서, 바닷가 바로 옆에 위치한 페블비치 18홀 페어웨이에서 펼쳐진다.

 

▲18홀 위에 단정하게 정렬된 클라식카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보여 주는 컨셉카

 

페어웨이에는 1901년에 제작된 초창기 자동차부터, 세상에 단 한대만 주문 제작된 부가티 등 가격을 매기는 게 불가능한 진귀한 자동차 240여대가 단정하게 놓여져 있다. 이곳 옆에 위치한 퍼팅 그린엔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제시하는 컨셉트 자동차들이 검은 양복과 선글라스를 쓴 경호원의 보호를 받으며 대중에게 공개됐다.

 

▲경호원의 보호를 받고 있는 람보르기니 컨셉카, 우루스

 

람보르기니 우루스 및 세스토 엘레멘토, 렉서스 LF-LC, 피스커 서프, 인피니티 이머지, 애스턴 마틴 뱅퀴시 등 각 자동차 회사가 내세우는 컨셉카들과 최신형 모델들이 한곳에 모였다.

 

▲클라식카와 잘 어울리는 여성 관람객의 모습

 

전세계에서 수만명의 관람객이 모여든 이 행사는 값비싼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현장 판매 티켓은 매진됐다. 다른 모터쇼와는 다른 점은 또 있다. 입장하려면 적절한 드레스 코드를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남성 관람객은 경우 가벼운 비즈니스 케쥬얼 또는 밝은색 정장과 버튼 다운 셔츠를 입는다. 여성 관람객 대부분은 세련된 드레스를 입고, 우아한 모자로 멋을 냈다. 관람객이 클래식 자동차와 어울리는 ‘룩’을 갖춰야 행사에 참가할 수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콩쿠르에 참가한 모든 자동차들은 철저한 심사를 통해 ‘최고의 클라식카’라는 상과 명예가 주어진다. 심사를 담당하는 심사관들은 70여명의 자동차 전문가들로 자동차 전문 기자, 디자이너, CEO, 레이스카 드라이버 등 다양한 분야의 자동차 전문인으로 구성됐다.

 

올해 명예 심사관도 쟁쟁하다. 이름만 들어도 입이 떡 벌어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울리히 베즈(애스턴 마틴 CEO), 이안 컬럼(재규어 디자인 디렉터), 고든 머레이(맥라렌 F1 디자이너), 시로 나카무라(닛산/인피니티 디자인 디렉터), 헨릭 피스커(피스커 CEO), 카주노리 야마우치(그란투리즈모 크리에이터), 안드레아 자가토(자가토 CEO), 스털링 모스(전설의 레이스카 드라이버) 등이다.

 

▲1903년형 캐딜락 모델 A

 

▲아버지가 복원한 캐딜락을 갖고 행사에 참가한 젊은 커플

 

참가한 자동차 중에는 ‘1903년형 캐딜락 모델 A’도 있었다. 아버지가 10년 넘게 복원한 캐딜락을 몰고 대회에 참가한 젊은 커플은 당시 모델 A 운전자가 사용 했던 낚시 도구와 바구니, 밍크 코트까지 재현해 1903년대 분위기를 자아내 눈길을 끌었다.

 

▲요즘에는 볼 수 없는 크리스탈 후드 장식

 

▲자동차 안의 권총 홀더

 

20세기 초반의 자동차는 혁신적인 교통수단이어서 당시 제작된 차들은 개성이 매우 뚜렷했다. 카펫 대신 나무로 된 바닥을 갖춘 자동차부터 스티어링 휠 대신 스틱으로 방향을 조종 하는 자동차, 권총 홀더가 있는 자동차, 크리스탈로 제작된 후드 장식을 가진 차 등 당시 도로를 주행하던 차들은 모두 컨셉카와 마찬가지였다.

 

▲1958년식 페라리 250 GT 스카글리에티 켈리포니아 스파이더

 

행사를 둘러보다가 필자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은 차가 있었다. 바로 1958년식 페라리 250 GT 스카글리에티 켈리포니아 스파이더다. 바다같이 깊은 파란색을 지닌 이 차는 세상에 단 37대만 만들어진 희귀품으로, 전세계 자동차 수집가들이 눈독 들이는 모델 중 하나다. 참고로 이번 주말에 열린 RM 경매에서 이 차와 비슷한 250 GT SWB 켈리포니아 스파이더는 858만 달러 (약 97억원)에 낙찰됐다.

 

▲고야드에서 제작한 모바일 바

 

97억원을 호가하는 페라리를 몰고 행사에 참가한 사람은 시원한 정장을 입은 신사였는데, 이 사람은 자동차 뒤편에서 사람들을 위한 작은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근처에 있던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밖에 없었던 덴 다 이유가 있다. 고야드에서 특별 제작한 모바일 바를 열고 관람객들과 함께 대낮부터 가벼운(?) 약주를 즐겼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온 마하라자의 롤스로이스

 

콩쿠르에는 인도의 회교군주, 마하라자가 주문 제작한 롤스로이스도 등장했다. 왕족들은 인도 전통 의복을 입고, 직접 롤스로이스를 몰아 쇼장에 나타났다.

 

▲백조 모양을 지닌 클라식카, 백조 입에서 끓는 물이 나온다

 

왕족이 몰고 온 특별한 롤스로이스 외에도 백조 모양을 지닌 1910년형 부룩 ‘스완카’도 있었다. 이 차는 생긴 것만큼 아주 특별한 기능을 갖춘 차다. 설명을 들어보니 스완카는 왕족이 지나가야 할 길에 사람이 있으면 길을 트기 위해 백조 입에서 끓는 물을 뿜어 쫓아냈다. 그리고 백조의 엉덩이에선 왕족이 지나간 길을 표시하기 위해 백조의 배설물 같은 하얀색 페인트가 흘러 나온다.

 

이번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서는 클라식카부터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슈퍼카, 미래를 제시하는 컨셉카까지 세상의 진귀한 자동차들을 한 곳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자동차 쇼였다. 이토록 환상적인 자동차 쇼를 구경했지만, 분명 아쉬움이 남았다. 이벤트가 열린 ‘하루’라는 시간은 이곳 외에선 보기 힘든 차들을 감상하기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아쉬움 때문에 이 행사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자동차가 더욱 빛을 내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머릿속으론 이해가 되지만, 가슴 한켠엔 무언가 아쉬움이 계속 남는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나 보다. 내년에도 이곳을 찾아가야 할 이유가 생겼다.

 


미국=박태성 통신원 inventedbype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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