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디어>즐겨찾기
작성일 : 2013-04-10 15:59:56 요즈음 차들은 왜 험악해질까?
copy : http://www.carmedia.co.kr/sqa/12235

   ▲ 아우디 RS5. 날카로운 헤드램프와 커다란 그릴이 강한 인상을 준다

 

Q 요즈음 차들 보면 눈(헤드램프)이 쫙 찢어지고, 입(라디에이터 그릴)을 쫙 벌리고 있는 게, 인상이 꽤 무섭다. 예전엔 착하게 생긴 차들도 꽤 있었는데, 요즈음 차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험악해지는 것 같다. 왜 그럴까?  

 

A 맞다. 예전에 비해서 확실히 험상궂어졌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대략 세 가지 이유로 추릴 수 있겠다. 
첫 번째는 ‘존재감’이다. 쉽게 말하면, 다른 차들보다 더 튀어 보이고 싶어서 강한 인상을 만든다는 거다. 눈에 띄어야 그나마 팔리기 때문이다. 요즈음 자동차 시장은 참 거대해졌다. 예전에는 포니와 브리샤 사이에서 고민했지만, 요즈음은 그랜저와 K7, 알페온, SM7 외에도 캠리, 알티마, 어코드, 퓨전, 파사트 등을 함께 펴 놓고 고민한다.  조그마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상황인데, 드넓은 미국 땅은 어떻겠나? 거대한 시장에서 수 백 종의 경쟁차들과 겨뤄야 하니, 일단 눈에 띄어야 한다. 마케터들이 품질보증기간 늘려서 눈길을 끄는 것처럼, 엔지니어들이 터보 달아서 관심 받는 것처럼, 디자이너들은 강한 디자인으로 어필하는 거다. 사실, 자동차는 잘 달리고 튼튼한 게 ‘갑’이다. 강한 얼굴(앞모습)은 “저는 잘 달리고 건강해요”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 렉서스 신형 IS의 앞모습. 곱상하던 렉서스의 존재감이 더욱 강인해졌다 
 
두 번째는 ‘기술의 발달’이다. 디자이너들이 강한 얼굴을 그려놔도 그걸 만들 수 없었다면 이토록 ‘무서운’ 차들이 많아지진 않았을 거다. 철판을 접어 범퍼를 만들던 1970년대엔 헤드램프의 크기, 라디에이터 그릴의 면적, 범퍼의 돌출 정도 등으로 다른 인상을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디자이너가 그린 데로 대부분 만들 수 있다.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헤드램프 하나만 봐도 그렇다. 타원 모양, 반달 모양 등으로 다양하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속에 동그란 프로젝션 램프를 넣을 수도 있고, 몇 개의 LED를 보석처럼 박을 수도 있고, 뽀얀 플라스틱 뒤에 LED를 붙여 ‘면발광 LED’를 넣을 수도 있다. 요즈음 디자이너들은 “LED 덕분에 디자인할 맛 난다”는 얘기를 한다.

 

  ▲ 닛산 레조넌스 콘셉트. 둥글게 부푼 전면부에 강인한 그래픽을 듬뿍 넣어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세 번째는 ‘보행자 안전 규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안전한 차를 원하고, 자동차 회사들도 더 안전한 차를 만들고 있다. 충돌 안전은 골격을 튼튼하게 만들거나, 에어백을 더 넣는 등, 보이지 않는 곳을 보강하면 된다. 하지만 ‘보행자 안전’은 차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앞 부분을 안전하게 만들라고 규정한다. 앞으로 길죽하게 돌출된 범퍼는 보행자 충돌 시 무릎 부위를 집중 가격할 수 있다. 차에 받힌 보행자의 머리는 보통 보닛 위로 떨어지는데, 이 때 보닛 바로 아래 있는 단단한 엔진이 머리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 이런 사고로부터 보행자를 지키기 위해 자동차 앞부분은 돌출 없이 공처럼 둥글게 만들어야 한다. 보닛도 엔진과 5~7cm 떨어져 있어야 하기 때문에 둥근 앞 부분은 호빵처럼 부풀게 된다. 자동차 전면부, 쉽게 말해 ‘얼굴’이 커지는 것이다. 디자이너들은 안전을 위해 커진 얼굴을 더 강하고 튼튼해 보이도록 디자인한다. 맨 앞에서 말했던 ‘존재감’ 때문이다. 자동차 디자이너들은 “보행자 안전규정 외에도, 각 나라를 위한 법규나 관습 등에 디자인이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요즈음은 법이 하도 자주 바뀌어서 법 공부할 시간이 따로 필요할 정도”라고 말한다.

 

   ▲ 캐딜락 ELR. 캐딜락의 대형 그릴이 붙어 있지만 실제로는 막혀 있다. 공기저항을 줄이려는 것, 그리고 전기자동차라서 공기가 많이 들어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커지는 것과 함께, 범퍼 아래에 공기가 들어가는 구멍이 많이 생기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주행 중 뜨거워지는 엔진이나 브레이크 등을 식히기 위한 구멍이다. 하지만 모든 구멍이 뚫려 있는 건 아니다. 더 강해 보이려고 그려 넣기는 했지만 뚫려 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구멍을 많이 뚫으면 공기저항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필요치 않은 구멍은 막는 게 보통이다. 전기 모터로 움직이는 전기차는 실제로 열이 그렇게 많이 나지 않아서 커다란 그릴이 굳이 필요없다. 하지만 ‘강하게 잘 달리는 이미지’를 위해 커다란 그릴(실제로는 막혀 있음)을 그려 넣기도 한다. 또한 차에 붙는 여러 장치들, 이를 테면 앞 차와의 거리를 감지하는 센서나 적외선 카메라 등을 숨기기 위한 구멍으로 그려 넣는 경우도 있다. 


<카미디어> 묻고 싶은 궁금증은 이메일이나 편지, 엽서로 받습니다.
이메일 -
jt@carmedia.co.kr
주소 - 서울 강남구 청담동 130-9 914호 <카미디어>

 

jt@carmedia.co.kr
Copyrightⓒ 자동차전문매체《카미디어》www.carmedia.co.kr

List of Articles

전동스쿠터, 차도로 갈까-인도로 갈까?

  • 등록일: 2017-09-12

【카미디어】 박혜성 기자 = 누구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어느 누구도 확실하게 모르고 있는 생활 속 자동차-교통 상식을 짚어 보는, 일명 '어명 (어렴풋한 상식을 명확한 지식으로)'시간이다. 오늘은 일곱 번째 순서로 '전동스쿠터 어디서 타야 하나?'에 대해 알아봤다. 이전 편은 아래 클릭 '어명' 1편- 헛갈리는 '비...

"먼저 가세요"…도로 위 '우선순위' 총정리

  • 등록일: 2017-08-23

【카미디어】 박혜성 기자 = 누구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누구도 확실하게 모르고 있는 생활 속 자동차-교통 상식을 짚어 보는, 일명 '어명 (어렴풋한 상식을 명확한 지식으로)'시간이다. 오늘은 여섯 번째 순서로 '도로 위의 우선순위'에 대해 알아봤다. 이전 편은 아래 클릭. '어명' 1편- 헛갈리는 '비보호', 어디까지...

유턴 차선 너머 '노란 실선', 왜 있을까요?

  • 등록일: 2017-08-18

▲ 유턴을 위한 흰색 점선 뒤에 다시 노란 실선이 그어져 있는 곳이 꽤 많다. 왜 그런 걸까(사진 출처:다음 로드뷰) 【카미디어】박혜성 기자 = 누구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어느 누구도 확실하게 모르고 있는 생활 속 자동차-교통 상식을 짚어 보는, 일명 '어명 (어렴풋한 상식을 명확한 지식으로)'시간이 참 오랜만에 ...

캠코더 단속에 관한 사소한 궁금증

  • 등록일: 2015-11-30

【카미디어】 박찬영 기자 = 생활 속 자동차-교통 상식을 짚어 보는, 일명 '어명 (어렴풋한 상식을 명확한 지식으로)' 시간이다. 네 번째 순서로 "캠코더 단속"에 대해 알아본다. 이전 '어명' 시리즈 1, 2, 3편은 아래 클릭 '어명' 1편- 헛갈리는 '비보호', 어디까지 '보호'해 주나? '어명' 2편- ...

골목에서 마주치면, 누가 먼저 비켜야 할까?

  • 등록일: 2015-07-13

 【카미디어】 김성환 기자 = 누구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어느 누구도 확실하게 모르고 있는 생활 속 자동차-교통 상식을 짚어 보는, 일명 '어명 (어렴풋한 상식을 명확한 지식으로)'시간이 돌아왔다. 오늘은 세 번째 순서로 "골목길에서 서로 마주쳤을 때, 누가 양보해야 할까?"에 대해 알아봤다. 1, 2편은 아래 클릭...

골목에서 도로 나갈 때, 깜빡등은 어느 쪽?

  • 등록일: 2015-06-24

【카미디어】 김성환 기자 = 누구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어느 누구도 확실하게 모르고 있는 생활 속 자동차-교통 상식을 짚어 보는, 일명 '어명 (어렴풋한 상식을 명확한 지식으로)'시간이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골목길에서 큰 도로로 나갈 때 어느 쪽 방향지시등을 켜는 게 옳은지 알아봤다. 1편은 아래 클...

헛갈리는 '비보호', 어디까지 '보호'해 주나?

  • 등록일: 2015-03-30

【카미디어】 이덕희 기자 = 누구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어느 누구도 확실하게 모르고 있는 생활 속 자동차-교통 상식을 짚어 보는, 일명 '어명 (어렴풋한 상식을 명확한 지식으로)'시간이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비보호'에 대해서 짚어 봤다. 도대체 '비보호'는 어디까지 '보호'받을 수 있을까? 가벼운...

요즈음 차들은 왜 험악해질까?

  • 등록일: 2013-04-10

▲ 아우디 RS5. 날카로운 헤드램프와 커다란 그릴이 강한 인상을 준다 Q 요즈음 차들 보면 눈(헤드램프)이 쫙 찢어지고, 입(라디에이터 그릴)을 쫙 벌리고 있는 게, 인상이 꽤 무섭다. 예전엔 착하게 생긴 차들도 꽤 있었는데, 요즈음 차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험악해지는 것 같다. 왜 그럴까? A 맞다.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