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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엠코리아 시보레1700 지면광고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번영과 영광의 길’, ‘구라파 정통스타일’, ‘최정상 VIP만을 위한 새 명품’, ‘새로운 미래감각’... 하나같이 촌스럽고 노골적이다. 하지만 이 어구들은 한 때 가장 잘 나갔던 '광고 카피'들이다. 1970~80년대 신문지면을 장식했던 자동차 광고의 '카피'를 들여다봤다. 다소 오글거릴 수 있으니 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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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자동차 코로나 슈퍼1600 지면광고


1970년대 초반 신진 코로나 슈퍼1600은 ‘Power Up’이란 영문 카피와 ‘힘이 더 강해졌읍니다’란 말로 90마력에 달하는 파워를 강조했다. 마치 손으로 그린 듯한 글자에서도 힘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긴 말 필요 없이 ‘强(강)’이란 힘있는 서체와 험로를 주파하는 사진 몇 장으로 강력함을 보여준 광고도 있다. 지엠코리아의 시보레1700이다. 무려 79마력짜리다. 현재로선 약해보이지만, 모두 70년대 초반에 선보인 차들이다. 배기량에 비해 적잖은 출력이다. 포장도로마저도 거칠던 당시 힘있게 질주하는 모습을 광고로 강조했다. 참고로 ‘쉐보레’는 지난 2011년 한국에 정식 도입되기 전까지 ‘시보레’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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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산업(현 기아자동차) 브리사 지면광고


‘경제적인 승용차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라며 경제성을 강조한 모델도 있다. 기아차 브리사다. ‘지금 가장 마음이 쓰이는 것은 개솔린의 소비량입니다’라며 구구절절 ‘브리사 최고’라고 설명한다. 당시는 '가솔린'이 아닌 '개솔린'이 표준어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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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자동차 퍼브리카800 지면광고


경제성을 강조한 광고는 이전에도 있었다. ‘우리들의 알뜰한 살림은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길’이라는 카피의 신진 퍼브리카 800이다. 광고모델로 선우용녀씨를 내세워 ‘행복한 가정의 심볼, 살뜰한 주부의 기쁨’이라며 '리터당 50리(약 20km)'에 달하는 연비를 자랑했다. 물론 현재 연비기준과는 많이 다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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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포니 지면광고


고유모델임을 내세우는 광고도 있었다. 현대차 포니다. 빨간 포니 사진 위에 노란 글씨로 ‘우리 힘으로 만든 한국최초의 고유모델 차 ‘포니’ 탄생’이라며, ‘한국, 세계에서 16번째 자동차생산국으로 등장’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의 이탈디자인(Italdesign)이 디자인한 이 소형 패스트백(뒷부분이 날렵하게 떨어지는 해치백)은 현재까지 한국 자동차 역사에서 가장 큰 획을 그은 모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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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산업이 피아트로부터 부품을 들여와 생산한 132 지면광고


주지아로의 라이벌 마르첼로 간디니(Marcello Gandini)가 디자인한 자동차도 있다. 피아트 132다. 국내에서는 기아산업(현 기아자동차)이 부품을 들여와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한 모델이다. 70년대 말과 80년대 초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인기를 끌던 고급차였다. 광고도 장중하다. 빼어난 디자인의 132를 크게 배치하고 ‘번영과 영광의 길’이란 노란 문구가 몽실몽실 떠오르는 그래픽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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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 1세대 5시리즈(위)와 알파로메오 알페타(아래)


참고로 피아트 132와 BMW 1세대 5시리즈, 알파로메오 알페타 등 세 모델은 서로 많이 닮았는데, 모두 간디니의 동시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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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가 포드로부터 부품을 들여와 생산한 그라나다 V6 지면광고


현대차의 고급차 광고도 빠질 수 없다. 그라나다 V6다. 그라나다는 유럽 포드가 개발한 모델로 현대차는 부품을 들여와 울산에서 조립해 판매했다. 그래서 광고 문구도 ‘구라파 정통 스타일’이다. 요즘엔 ‘구라파’라는 말이 어색하지만 이탈리어어로 유럽을 뜻하는 ‘Europa’를 한자로 표현한 음역어(音譯語)가 구라파다. 구라파(歐羅巴)의 발음은 중국어로 ‘어우뤄바(Ōuluóbā)’다. 이 음역어는 16세기 중국(당시 청나라)에 천주교를 전파한 이탈리아인 신부 마테오 리치(Matteo Ricci, 중국명 이마두(利瑪竇))가 만들었다. 그래서 영어인 ‘Europe’이 아닌 이탈리아어 ‘Europa’로 음역어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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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가 만든 포드 그라나다 V6 지면광고


그라나다 V6는 1986년 현대차 1세대 그랜저가 등장하기 전까지 국내 최고급차 중 하나로 명성을 날리던 모델이다. 한때 V6가 최고급차와 같은 말로 여겨지던 것도 그라나다 V6 때문이었다. 그래서 위의 광고문구도 ‘최대형 최고급의 신형 6기통 승용차 그라나다’라고 6기통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 1세대 그랜저도 최고급을 강조하기 위해 V6 모델이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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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자동차 중형차 5개 모델 지면 광고


고급차 하면 대우차 수퍼살롱도 빼놓을 수 없다. 최고 128마력을 발휘하는 2리터짜리 엔진이 들어간 모델이지만, 당시엔 부의 상징이었다. 쭉쭉 뻗은 직선으로 디자인 된 육중한 체구가 인상적이다. 수퍼살롱을 다듬은 임페리얼도 1989년 출시됐다. 국내 최초 3리터짜리 모델로 최고급 세단의 영예를 누렸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광고에 등장한 로얄듀크와 프린스, 로얄살롱 및 로얄프린스, 슈퍼살롱은 모두 같은 자동차를 기본으로 만든 것이다. 오펠 레코드E(7세대)를 도입해 이렇게 바꾸고 저렇게 고친 것이다.


광고는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서 발췌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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