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디어>즐겨찾기
copy : http://www.carmedia.co.kr/rtd/595339
DSC08076.JPG

【카미디어】 박혜성 기자 =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를 타봤다. 지난 2월 말 출시된 부분 변경 모델로, 라디에이터 그릴과 공기 흡입구 등 일부 디자인을 살짝 바꿔 더욱 우아하고 스포티한 쿠페로 재탄생했다. 첨단 느낌의 실내도, 폭발적인 가속력도 없지만, 멋진 사운드로 대표되는 '감성'이 있다. 다른 건 크게 의미없지만, '배기사운드'는 이 차가 여전히 최고다.

시승한 차는 그란투리스모 '스포트' 트림이다. 상위 트림인 'MC'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과 최고 속도가 살짝 느리다. 가격도 1,500만원 싼 2억1,900만원이다.

겉모습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부분 변경 모델이다. 2007년에 처음 나온 것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10년이 지났다. 10년 전에는 아주 멋졌지만, 지금은 아주 멋지진 않다. 그래도 낮고 길게 깔린 앞부분과 빵빵하게 부풀린 뒷부분, 유려한 쿠페 라인은 한 번쯤 쳐다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외관.jpg

신형 그란투리스모의 가장 큰 변화는 앞모습이다. 타원형이었던 라디에이터 그릴을 육각형으로 바꿔 역동성을 강조했다. 콘셉트카 '알피에리'에서 가져온 디테일이다. 그릴 양 옆의 공기 흡입구도 기존의 'L'자 모양에서 5각형으로 바뀌었다.

DSC08070.JPG

참고로, 그란투리스모 '스포트'는 'MC'와 디자인이 몇 군데 다르다. 'MC'는 보닛 위, 앞바퀴와 문짝 사이에 공기 구멍을 뚫어놨지만, '스포트'는 모두 막혀있다. 또한, 'MC'는 동그란 배기구가 안쪽에 몰려있지만, '스포트'는 타원형 배기구가 양쪽 끝에 달려있다.

MC.jpg
▲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MC의 공기 흡입구와 배기구

속모습
2억원이 훌쩍 넘는 차인 만큼 실내엔 고급 가죽과 탄소 섬유, 알칸타라가 잔뜩 들어가 있다. 하지만, 전반적 디자인은 10년 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DSC07997.JPG Maserati-GranTurismo-2008-1280-1e.jpg
▲ 신형 그란투리스모 실내(위)와 10년 전 모델의 실내(아래). 일부분을 제외하면 디자인이 그대로 유지됐다

우선 '시동 버튼'이 없다. 열쇠를 직접 꽂고 돌려 시동을 건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8.4인치로 훨씬 커지고 터치도 지원되지만, 한글화가 돼있지 않아 기본 메뉴는 전부 영어로 나온다. 그 아래엔 카세트 테이프로 음악 듣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녹색 LCD 창이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실내.jpg

스마트폰 충전하기도 불편하다. USB 포트가 콘솔박스 안에 딱 하나 들어있는데, 뚜껑을 닫으면 충전 케이블을 빼낼 틈이 없다. 충전하면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을 보려면 콘솔박스 뚜껑을 열어놔야 된다는 얘기다. 실내가 좁아 콘솔박스 뚜껑을 열면 오른팔에 자꾸 닿는다. 참고로, 콘솔박스 안에 USB 포트가 있는 차들은 대부분 충전 케이블이 통과할 수 있는 틈이 있다.

DSC08101.JPG

달리는 느낌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GT카'다. 누가 더 빠른지 겨루기 위해 태어난 차가 아니다. 그래서인지 저속에선 다소 무겁게 느껴진다. 출력이 부족해 힘겨워 한다기 보단, 강한 힘으로 무거운 차체를 진득하게 미는 느낌이다. 게다가 운전대도 유압식이다. 전동 모터가 없어 돌릴 때마다 묵직하다.

DSC08003.JPG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의 진가는 고속 영역에서 드러난다. 힘이 넘치지만, 과시하지 않는다. 부드럽게 쭉 미끄러져 나가며 여유를 부린다. 세월이 흘렀어도, 페라리에서 만들어준 V8 자연흡기 엔진이 주는 주행 감각은 여전히 가치 있다. 세상의 모든 차가 배기량을 줄이고 터보를 붙이는 요즈음, V8 자연흡기 엔진의 자연스러운 회전이 꽤 괜찮다. 

DSC08086.JPG

멈추기도 잘 멈춘다. 동승석에 둔 가방과 카메라가 바닥으로 굴러 떨어질 만큼 급제동해도 차체는 칼같이 '딱' 멈춰선다. '모터스포츠 명가' 마세라티의 기술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DSC08077.JPG

놓치면 안 되는 특징
마세라티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배기음이다. 그 중에서도 그란투리스모는 유일한 자연흡기 모델인 만큼 차별화된 소리를 들려준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차에서 내릴 때까지 잠시도 귀가 심심할 틈이 없다. 웅장한 배기음을 들으며 가속 페달을 밟으면 올라가는 RPM과 함께 심장 박동수도 마구 솟구친다. 기어 단수를 낮추며 속도를 줄이면 배기 파이프에서 '백-파이어'가 "팍!팍!팍!"하며 터져 나오며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DSC08057.JPG

기억해야 할 숫자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는 4.7리터 V8 자연흡기 엔진을 적용해 최고출력 460마력, 최대토크 53.0kg.m를 발휘한다. '스포트' 트림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는 4.8초가 걸린다. 레이싱 DNA를 강조했다는 상위 모델 'MC'도 '스포트'보다 딱 0.1초 더 빠르다. 경쟁 모델들과 비교하면 여러모로 부족한 성능이다. 그럼에도 가격은 스포트가 2억1,900만원, MC는 2억3,400만원으로 결코 싸지 않다.

DSC08050.JPG

결정적으로, 그란투리스모는 2008년 출시 후 10년 동안 부분 변경만 몇 차례 진행된 차다. 올해 풀-체인지 모델이 나온단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이번에도 부분 변경에 그쳤다. 10년의 세월이 지나며 이젠 '감성' 밖에 남지 않았다. 이런 것이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만의 독특한 멋일 수 있겠다. 다른 건 몰라도 배기음만큼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최고다.

>>>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스포트 급가속 영상


comet@carmedia.co.kr

Copyrightⓒ 자동차전문매체 《카미디어》 www.carmedia.co.kr

List of Articles

'E-페이스', 익숙한 듯 낯선 '아기 재규어'

  • 등록일: 2018-05-19

【카미디어】박혜성 기자 = 재규어 E-페이스를 타봤다. F-페이스에 이어 출시된 재규어의 두 번째 SUV이자, 최초의 컴팩트 SUV다. 재규어 입장에선 소형 SUV가 생소한 장르다 보니 이곳저곳에서 '재규어 DNA'를 가져와 잔뜩 넣어놨다. 그럼에도 '재규어답지 않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몇 군데 보인다. 재규어인듯 아닌듯, ...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배기 사운드는 최고

  • 등록일: 2018-05-08

【카미디어】 박혜성 기자 =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를 타봤다. 지난 2월 말 출시된 부분 변경 모델로, 라디에이터 그릴과 공기 흡입구 등 일부 디자인을 살짝 바꿔 더욱 우아하고 스포티한 쿠페로 재탄생했다. 첨단 느낌의 실내도, 폭발적인 가속력도 없지만, 멋진 사운드로 대표되는 '감성'이 있다. 다른 건 크게 의미없...

27장의 사진으로 엮은 현대 신형 벨로스터 시승기

  • 등록일: 2018-04-10

【카미디어】 곽영웅 인턴기자 = 신형 벨로스터를 잠깐 타봤다. 벨로스터는 좌-우측 도어구성이 다른 이색적인 컨셉으로 만든 '재미'와 '젊음'을 추구하는 자동차다. 시승하면서 국산차에서 경험하기 힘든 경쾌한 주행을 느꼈다. 하지만 브레이크와 후방 시야 등은 다소 아쉬웠다. 아래는 장진택 기자와 이원일 선수가 타본...

르노삼성 QM6 타고 눈 덮힌 산 올랐더니

  • 등록일: 2018-01-19

【카미디어】 정나은 객원기자 = 르노삼성 QM6를 타고 춘천의 눈 덮인 산길을 오르내렸다. 도심형 SUV를 지향하는 QM6와 눈길의 조합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QM6의 4륜구동 시스템은 미끄러운 정도와 경사도에 따라 구동력을 요리조리 배분하며 눈길을 움켜쥐었다. 앞뒤 구동력을 50:50으로 고정시키면 '...

7인승 SUV 교과서...기아 쏘렌토 2.2 4WD

  • 등록일: 2017-12-27

【카미디어】 조문곤 기자 = 48시간을 줄곧 몰고 다녔는데, 딱히 단점이 없다. 그렇다고 매력도 없다. 사랑스럽지도 않지만, 미운 구석도 없다. 교과서 위주로 공부한 모범생이 쓴 모범답안 같은 7인승 SUV다. 기아자동차에서 어떤 생각으로 쏘렌토를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절대 흠 잡힐 곳 없도록' 만든 것 같다. 모...

완벽해서 재미없다...렉서스 LS 500h

  • 등록일: 2017-12-26

【카미디어】 조문곤 기자 = 11년 만에 풀-체인지된 렉서스의 신형 LS 500h를 시승했다. 공격적으로 다듬은 얼굴과 유연하게 뽑은 실루엣, 최고급 소재와 기민한 장치로 꽉 채운 실내에, 뒷좌석 안마기능까지 끝내준다. 승차감과 주행감 사이에서 접접도 잘 찾았다. 렉서스 LS는 이번에도 완벽했다. 너무 완벽해서 재미없...

마세라티 기블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 등록일: 2017-12-16

【카미디어】 박혜성 기자 = 마세라티 뉴 기블리를 시승했다. 부분 변경된 2018년형 모델로 우리나라에 들어온지는 두 달 정도 밖에 안 됐다. 이전 모델에서 앞뒤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살짝 손봐 고급스러움과 공기역학적 기능을 강화했다. 또한, 각종 첨단안전장치를 추가해 운전 편의성을 높였다. 시승한 차는 기...

미니밴을 삼킨 SUV, 푸조 5008

  • 등록일: 2017-12-13

【카미디어】 박혜성 기자 = 푸조의 7인승 SUV 5008을 시승했다. 5008은 원래 미니밴이었지만 2세대 모델은 SUV로 만들었다. 단순히 SUV의 인기에 편승해 SUV로 갈아탄 건 아니다. 미니밴의 특징을 고스란히 갖춘, '가족형 SUV'라는 게 푸조 측 설명이다. 시승한 차는 'GT라인'으로, 알뤼르-GT라인-GT으로 이어지는 3개 ...

'데일리 슈퍼카', 아우디 R8 V10 플러스

  • 등록일: 2017-11-30

【카미디어】 조문곤 기자 = 아우디의 신형 R8 V10 플러스 쿠페를 시승했다. 2006년 출시된 1세대 모델 이후 2015년 풀체인지된 2세대 모델이다. '아우디 R8이 과연 슈퍼카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제로 시승해 보니 결론은 명확했다. '슈퍼카' 맞다. 람보르기니 우라칸과 같은 엔진과 차세를 공유...

서킷서 타본 신형 벨로스터, 사운드가 남달라

  • 등록일: 2017-11-29

【카미디어】 조문곤 기자 = 신형 벨로스터를 인제 스피디움에서 먼저 만났다. 신형 벨로스터는 기존 모델을 최신 현대차의 디자인 언어로 정갈하게 다듬었고 다수의 편의사양들을 넣었다. 특히 엔진 사운드를 운전자 취향대로 조절할 수 있는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을 넣어 ‘듣는 재미’를 강조했다. 제한된 시승 여건이...

BMW 신형 X3, 더 이상 '도심형' 아냐!

  • 등록일: 2017-11-20

▲ BMW 신형 X3 【카미디어】 김민겸 기자 = BMW 신형 X3를 탔다. 시승 코스는 서울을 출발해 경기 여주를 찍고 돌아오는 왕복 200km 구간으로 고속도로, 국도 그리고 굽이진 산길이 알맞게 섞여 있었다. 모래밭, 자갈길을 달리고 강을 건너는 '진짜' 오프로드도 달려봤다. 체급을 잊게 만드는 강렬한 인상 신형 X3...

올 뉴 크루즈 디젤, 잘 만들긴 했지만...

  • 등록일: 2017-11-02

【카미디어】 박혜성 기자 = 쉐보레 올 뉴 크루즈 디젤을 타봤다. '철수설'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지엠이 분위기 전환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바로 그 차다. 하지만 앞서 공개된 자료를 보니 경쟁 모델보다 딱히 우수한 것 같진 않았다. '준중형 최강자'인 아반떼보다 최대토크는 조금 높지만 최고출력과 연비는 낮다. 그...

'깔 생각'은 저 멀리에 ...뉴 파나메라 4S

  • 등록일: 2017-10-26

【카미디어】 조문곤 기자 = 모 시승행사에 다녀 와서 쓴 시승기에 선배기자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기자의 시승기가 차의 장점만을 나열한 '홍보 전단지' 같다는 것이다. "모름지기 비판정신으로 무장한 기자가 되어야 한다"는 선배기자의 일침이 이어졌다. 요즘 차들이 좋아졌다지만 시승해 보면 어김없이 빈틈이 보인다...

하이브리드가 '화'났다...토요타 뉴 캠리

  • 등록일: 2017-10-23

【카미디어】 조문곤 기자 = 8세대 뉴 캠리를 시승했다. 시승코스는 서울을 출발해 남양주를 오가는 왕복 약 80km 구간으로 고속도로와 국도, 굽이진 도로가 두루 섞여 있었다. 제한된 시간이었지만 캠리를 다양한 주행환경에서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신형 캠리는 한 마디로 얌전하게 달리는 하이브리드가 달리기 성...

SUV에도 '오가닉'이 있다면...볼보 뉴 XC60

  • 등록일: 2017-10-17

【카미디어】 김민겸 기자 = 볼보 신형 XC60을 탔다. XC60은 지난 2008년 1세대 출시와 함께 볼보 전 세계 판매량의 약 30%를 차지한 핵심 모델이다. 2세대로 돌아온 이번 신형 XC60은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것만 담아 만들었다. 안팎으로 느껴지는 '단순함'과 '편안함'이 매력이다. 화학비료나 농약을 치지 않고 흙과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