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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11-30 23:23:38 '데일리 슈퍼카', 아우디 R8 V10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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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디어】 조문곤 기자 = 아우디의 신형 R8 V10 플러스 쿠페를 시승했다. 2006년 출시된 1세대 모델 이후 2015년 풀체인지된 2세대 모델이다. '아우디 R8이 과연 슈퍼카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제로 시승해 보니 결론은 명확했다. '슈퍼카' 맞다. 람보르기니 우라칸과 같은 엔진과 차세를 공유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운전하는 매 순간순간 공도에서는 절대 다 쓸 수 없을 듯한 차고 넘치는 출력을 느낄 수 있고, 범상치 않은 디자인으로 주변의 시선을 맘껏 받는다. 물론 가격도 슈퍼카 급이다. 신형 R8은 여러가지 면에서 슈퍼카로 불리기에 손색없다.     

겉모습
1세대 모델의 디자인이 부드운 곡선 위주였다면 신형 R8의 겉모습은 1세대 모델을 직선 위주로 날카롭게 다듬은 모습이다. '더 뉴 아우디 R8'이라는 이름을 들고 나오긴 했지만 사실 '새로운 R8'이라고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신형 R8이 데뷔한 것은 2년도 넘은 2015년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였다. 우리나라에도 진작 출시됐어야 하지만 디젤게이트로 인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개점휴업을 하는 바람에 많이 늦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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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신형 R8의 디자인은 여전히 신선하다. 1세대 모델이 원체 대단한 ‘비주얼 쇼크’를 선사했던 터라 신형 R8의 디자인이 별로라는 평가도 많다.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신형 R8은 예리한 직선으로 가득 채워 미래지향적인 인상이다. 다만 1세대 모델에 밋밋해진 앞모습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미드십 엔진(엔진이 전륜과 후륜 사이에 위치하는 엔진 배치)이 들어간 차체는 폭이 넓고 높이가 낮아 위압적인 느낌을 준다. 신형 R8의 차체는 기존 모델보다 12mm 낮아지고 11mm가 넓어졌으며 길이는 14mm가 짧아졌다. 2세대로 진화하면서 좀 더 공격적으로 웅크린 듯한 차체 디자인을 갖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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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승차는 20인치 단조 휠에 타공 카본세라믹 브레이크를 갖추고 있다. 타이어는 초고성능 타이어로 분류되는 피렐리 P제로이며, 사이즈는 전륜 245/30R20, 후륜 305/30R20다

R8 이름 뒤에 붙은 '플러스'는 각종 카본 파츠로 한껏 멋을 더하고 무게를 더욱 줄였다는 뜻이다. 엔진룸부터 리어 카본 스포일러, 카본 디퓨져, 카본 사이드 미러, 카본 사이드 블레이드까지 카본 파츠를 내외부에 아낌없이 썼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측면 공기 흡입구를 덮고 있는 사이드 블레이드가 2개로 나뉘어져 있다는 점이다. 기존 R8의 사이드 블레이드는 큼지막한 '원 피스'로 되어 있어 R8을 상징하는 디자인 포인트로 꼽혔었다. 이걸 쪼개놓으니 측면에서 바라본 R8은 다소 힘이 빠진 듯한 모습이다. 후에 출시된 스파이더 모델을 너무 의식한 디자인이 아닌가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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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세대 스파이더 모델(위)은 사이드 블레이드가 아예 생략됐다. 반면 신형 R8 스파이더 모델(아래)에서는 두 개로 나뉘어져 아쉬웠던 사이드 블레이드가 더욱 최적화된 모습으로 붙어 있다. 스파이더 모델은 이미 글로벌 출시가 됐으며 우리나라에도 향후 출시될 예정이다
 
속모습 
실내는 좀 많이 아쉽다. 무엇보다 센터페시아가 너무 휑한 느낌이다. 계기판에 12.3인치 크기의 버추얼 콕핏을 넣으면서 기존 모델에 들어갔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사라진 탓이다. 최근 아우디 세단 모델들은 버추얼 콕핏이 들어가도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유지하고 있다. 최소한 아우디 TT처럼 송풍구로라도 포인트를 줬으면 어떨까 싶다. TT는 버추얼 콕핏이 들어가면서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를 없애는 대신 3개의 원형 송풍구를 크고 화려하게 만들어 허전함을 메웠다. 반면 신형 R8의 송풍구는 카본으로 멋을 내긴 했지만, R8의 스타일리쉬한 첨단 이미지와는 한참 동떨어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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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100년 간 자동차 시트만 만들었다는 독일 '레카로(RECARO)'제 레이싱 버킷 시트다. 앉았을 때 등받이 각도 조절이 안 되는 것을 알고 살짝 당황했지만, 어떠한 주행환경에서도 몸을 잡아줄 것 같은 착좌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시트에는 음질로 정평이 나있는 뱅앤올룹슨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어 몸과 귀를 동시에 즐겁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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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를 없애는 대신 공조장치 정보는 각각의 공조장치에 있는 창을 통해 보여준다. 센스넘치는 디자인이다 

수납공간은 2인승 쿠페로는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미드십 쿠페인 만큼 보닛 아래는 엔진 대신 짐칸이 있어 트렁크를 대신한다. 암레스트 수납공간이 있을 것 같은 자리에는 컵홀더 2개가 있고, 대신 센터콘솔 앞쪽에 큼지막한 공간이 있어 핸드폰 같은 소지품을 넣을 수 있다. 시트 뒤쪽에도 서류가방이나 핸드백을 둘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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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리카로 타야 한다면 수납공간은 중요한 요소다. 신형 R8은 넉넉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곳곳에 필요한 수납공간을 두루 갖추고 있다

달리는 느낌
신형 R8의 달리기 실력은 웬만한 슈퍼카급 이상이다. 운전대에 붙어 있는 강렬한 레드 컬러의 시동 버튼은 R8의 성격을 대변한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5.2리터 10기통 자연흡기 엔진의 살벌한 사운드가 들려온다. 시동 버튼 아래 머플러 그림이 그려진 가변머플러 스위치를 누르면 더욱 거칠어지는 배기음을 들을 수 있다. 

신형 R8의 엔진은 우라칸의 엔진을 공유하며, 최고출력 610마력, 최대토크는 57.1kg·m에 달한다. 기존 모델보다 출력이 60마력 늘어난 반면, 무게는 1,454kg으로 기존 1,675kg에 비해 무려 221kg이나 줄였다. 덕분에 차체를 정지 상태서 시속 100km까지 단 3.2초 만에 가속시키는 힘을 보여준다. 경량화에 목숨을 거는 우라칸의 차체를 갖다 쓴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실제로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았을 때 체감할 수 있는 가속력은 최상위급 슈퍼카 그 자체다. 가속할 때뿐만 아니라 감속할 때는 '백-파이어' 사운드가 듣는 재미를 준다. 고rpm에서 시프트 다운하며 속도를 줄이면 배기파이프에서 ‘파파팍!’하며 '팝콘 터지는 소리'가 터져 나와 귀를 즐겁게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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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 좌측으로는 'drive select' 버튼과 '체커기' 버튼이 있다. drive select는 컴포트, 오토, 다이내믹, 인디비주얼 4가지 모드를 제공한다. 체커기 버튼은 노면 상태(snow, wet, dry)에 따라 최적의 주행성능을 낼 수 있는 '퍼포먼스' 모드다. 퍼포먼스 모드가 활성화 되면 엔진 rpm이 서서히 올라오면서 '제대로 달릴 준비'가 됐음을 운전자에게 알린다. 

하지만 운전 실력이 지극히 평범한 기자에게 R8이 제공하는 여러 가지 드라이브 모드는 그다지 의미가 없었다. 일단 서킷이 아닌 공도에서 R8이 가진 610마력의 절반이나 제대로 쓰고 있는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힘이 차고 넘친다. 다이내믹 모드나 퍼포먼스 모드에서는 차를 제대로 제어할 수 있을지 덜컥 겁이 날 정도로 차가 거칠게 반응한다.  

신형 R8은 컴포트 모드만으로도 기자가 제어할 수 있는 범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주행성능을 보여줬다. 콰트로 상시 사륜구동에 다이내믹한 주행을 돕는 '마그네틱 라이드 서스펜션'이 조합된 하체는 시내에서나 고속도로에서나 편안하고 민첩하게 주행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운전대의 조향 감각은 기존 1세대 R8과 비교해 바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가벼워져 운전이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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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단 S트로닉은 부드럽고 빠르게 변속된다. rpm을 레드존까지 올려도 강제로 변속하지 않는 대범함도 겸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신형 R8을 데일리카로 타고 다닐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변속기다. 7단 S트로닉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변속충격 없이 시종일관 부드럽고 빠르게 변속된다. 다이내믹 모드나 퍼포먼스 모드처럼 최고 성능을 이끌어 내는 드라이브 모드에서는 오히려 의도적으로 변속충격을 느끼게끔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마저 묻어났다.

놓치면 안되는 특징
신형 R8의 후륜 디스크에는 캘리퍼가 2개다. 그 중 블랙 컬러로 된 캘리퍼는 주차 브레이크다. 과열된 패드로 주차 브레이크를 잡으면 디스크에 '열변형'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주차 브레이크를 '별도로' 붙인 것이다. 이는 1세대 모델부터 이어온 특별한 전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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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P로 된 은색 캘리퍼는 제동을 담당하는 브레이크고, 검은색 캘리퍼는 주차 브레이크다 

버주얼 콕핏은 R8의 다양한 정보를 나타낸다. 그 중에서는 타이어 공기압 뿐만 아니라 타이어 내 공기 온도를 표시해 주는 '세심함'을 보여준다. 페라리 같은 슈퍼카에나 달린 기능이다. 실제 레이싱 경기에서도 경기 시작 전 경주차들이 경기장을 한 바퀴 도는데, 이것은 타이어 내 공기 온도를 적당히 올려서 타이어 성능을 최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R8의 출중한 달리기 실력은 이러한 '레이싱 머신'을 닮은 디테일에서 나온다. 

기억해야 할 숫자
610-3.2-2.49. 신형 R8을 대표하는 숫자 세 가지다. 610마력짜리 엔진을 달고 '제로백'을 3.2초만에 주파하는 R8을 가지려면 2.49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신형 R8의 가격은 부가세 포함 2억4,900만원이다. 기존 1세대 V10 플러스의 2억2,610만원(익스클루시브 트림 기준)에 비해 2,290만원이 올랐다. 올라간 60마력의 출력만 따지면 좀 많이 올랐다. 반면 파워트레인과 차체를 공유하는 우라칸 LP610-4(3억7,100만원)에 비해 1억 이상 싸다. 기준을 어디에 두든, 그것은 소비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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