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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디어】 박혜성 기자 = 쉐보레 올 뉴 크루즈 디젤을 타봤다. '철수설'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지엠이 분위기 전환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바로 그 차다. 하지만 앞서 공개된 자료를 보니 경쟁 모델보다 딱히 우수한 것 같진 않았다. '준중형 최강자'인 아반떼보다 최대토크는 조금 높지만 최고출력과 연비는 낮다. 그럼에도 '동급 최고의 주행 성능'이니 '유러피언 주행 감성'이니 하는 홍보 문구를 내세우는 걸 보면서 대체 어떤 느낌이길래 저럴까 하는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다.

시승 코스는 서울 마포구 소재 카페에서 경기도 양주시 범산골 캠핑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왕복 90km 구간이다. 쭉 뻗은 고속도로와 국도, 굽이치는 산길 등을 다양하게 달릴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날 시승한 차는 18인치 타이어를 끼운 LTZ 트림(프리미어 모델)이다.

이 정도면 잘생긴 외형
겉모습은 먼저 출시된 가솔린 모델과 똑같다. 뒷부분에 디젤 모델임을 나타내는 'TD' 배지가 붙은 걸 빼면 딱히 달라진 점은 없다. 위아래로 나눠진 그릴과 날렵한 헤드램프가 어우려져 공격적 인상을 준다. 차체도 요즘 트렌드에 맞춰 '넓고 낮게' 디자인됐고, 뒷부분에도 리어 스포일러를 달아 전체적으로 날렵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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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영역이다. 하지만 이 정도면 경쟁 모델에 비해 딱히 '못생겼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넓어서 좋지만 낮아서 아쉬운 실내
실내 역시 가솔린 모델과 같다. 차체 길이가 동급 최대인 4,665mm로 넓은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거기다 문짝 위쪽의 선을 대시보드 뒤쪽으로 넓게 두른 '랩 어라운드' 스타일을 적용해 더욱 넓어보인다. 뒷좌석 무릎 공간이 넓은 것도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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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뒷좌석 머리 공간이 좁은 건 아쉬웠다. 키 176cm인 기자가 뒷좌석에 앉자 천장에 머리가 눌려 목이 쑥 들어갔다. 엉덩이를 앞으로 쭉 빼거나 등을 구부리지 않고는 앉아있기 힘들었다. 키가 180cm 이상인 사람은 되도록 올 뉴 크루즈 뒷좌석엔 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속삭이는 디젤' 정말 조용하네!
올 뉴 크루즈 디젤의 가장 큰 변화는 독일에서 개발된 1.6리터 CDTI 엔진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트랙스와 올란도에도 들어가는 엔진으로, 크루즈에 적용된 건 처음이다. 내구성과 정숙성이 뛰어나 유럽에서는 '속삭이는 디젤(Whisper Diesel)'로도 불린다. 시동 버튼을 눌러도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은 느껴지지 않았다. 모르고 탔다면 가솔린 엔진으로 착각할 법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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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숙성은 달리는 내내 이어졌다. 액셀러레이터를 강하게 밟아 고속 영역으로 들어가지 않는 이상 CDTI 엔진은 '속삭이는 수준'을 넘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

조용하지만 탄탄한 주행 감성
올 뉴 크루즈 디젤의 주행 성능은 탄탄하고 경쾌했다. 고속 주행에서도 페달을 밟으면 밟는 대로 쭉쭉 치고 나가며 충분한 가속감을 보여줬다. 변속 속도도 빠른 편으로, 딱히 답답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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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골 캠핑장 앞에는 구불구불한 산길이 있는데, 여기서도 크루즈 디젤은 우수한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경사진 급커브 구간에서 차를 격하게 몰아붙였지만 크루즈는 중심을 잃지 않고 버텨냈다. 운전대를 돌리는 대로 즉각 반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자동차는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크루즈는 이런 기본에 충실한 차였다.

여전히 부족한 옵션
올 뉴 크루즈는 가솔린 모델 때부터 경쟁 모델 대비 옵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디젤 모델 역시 달라진 부분은 없었다. 그나마 추가된 거라곤 뒷자석 시트 열선과 에어덕트 정도다. 크루즈 컨트롤과 전방충돌 경고 등 이런저런 기능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긴급제동' 같이 더 발전된 옵션은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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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캐딜락이 개발한 반자율주행시스템 '슈퍼 크루즈'에 대한 얘기가 나오긴 했다. 하지만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 기능이 쉐보레 차에 언제쯤 적용될지에 대한 확답은 주지 않았다.

성패를 결정짓는 건 결국 '가격'
올 뉴 크루즈 디젤은 분명 잘 만든 차다. 멋진 디자인에 우수한 주행 성능까지 갖추고 있다. 한국지엠이 위기 극복을 위해 꺼내든 '비장의 카드'인 만큼 신경써서 만든 것 같다. 관건은 가격이다. 올해 초 출시된 올 뉴 크루즈 가솔린 모델도 분명 잘 만든 차였지만 대중의 외면을 당했다. 올 뉴 크루즈 디젤도 그렇게 될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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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도 이 점을 모르고 있지 않다. (크루즈 디젤 가격 책정을 위해) "아반떼를 포함해 시장에 나온 모든 준중형 모델의 차종별 가격을 분석했다"고 하니 일단 믿고 기다려 봐야겠다. 올 뉴 크루즈 디젤 가격은 고객 사전계약이 시작되는 6일에 공개된다.

>>>올 뉴 크루즈 디젤 급가속 영상



comet@car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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