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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파나메라 4S  주행사진 (5).jpg

【카미디어】 조문곤 기자 = 모 시승행사에 다녀 와서 쓴 시승기에 선배기자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기자의 시승기가 차의 장점만을 나열한 '홍보 전단지' 같다는 것이다. "모름지기 비판정신으로 무장한 기자가 되어야 한다"는 선배기자의 일침이 이어졌다. 요즘 차들이 좋아졌다지만 시승해 보면 어김없이 빈틈이 보인다. 그래서 독하게 마음 먹고 파나메라 시승을 준비했다. 더이상 홍보 전단지 같은 기사는 쓰지 않겠다고 단단히 마음 먹었다. '까야 제맛'이라 했던가. 오감을 바짝 세웠다. 게다가 신형 파나메라가 국내 첫 공개된 것이 작년 9월이었으니 한참을 뜸들인 시승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파나메라는 상대를 잘못 만났다. 독하게 까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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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포르쉐의 또 다른 상징이 된 '네눈박이' 주간주행등(PDLS 플러스 옵션 선택 시)

그러나 파나메라의 핸들을 잡는 순간 '깔 생각'을 잊어버렸다. (시작)가격이 1억 7,370만원인 만큼 비싼 값어치를 하는 차였다. 치밀한 만듦새로 가득찬 실내는 괜한 트집이나 깔 여지가 들어갈 틈이 없었다. 440마력짜리 신형 2.9리터 엔진은 시종일관 힘이 차고 넘쳤다. 단순히 힘만 센게 아니라 저속에서는 민첩했고, 고속에서는 안정적이었다. 신형 8단 자동변속기는 저속에서든 고속에서든 6기통 트윈터보 엔진을 자유롭게 가지고 놀았다. 결국 이렇게 또 다시 홍보 전단지 같은 기사를 쓰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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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제트 팔'처럼 좌우로 길어지는 리어 스포일러는 없다. 아직 출시 안된 터보 모델부터 선택할 수 있다

용산 포르쉐 센터에서 만난 신형 파나메라는 여느 포르쉐 모델이 그렇듯 기존 모델과 비교해 외관의 변화는 크지 않다. 소소하게 디테일을 다듬었다. 포르쉐가 오랜 세월 동안 비슷한 디자인을 고집하는 것을 깔 수는 없다. 굳이 전 세대와 비교하면 차체는 너비가 6mm 넓어졌고, 루프라인은 뒤쪽을 20mm를 눌러 유려하게 만들었다. 

신형 파나메라 4S 인테리어 (1).jpg

실내로 들어가면 이 차를 도저히 깔 수가 없다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된다. 실내는 '모던'과 '심플'로 요약된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에는 불필요한 곡선따위는 없이 오로지 직선 뿐이다. 디자인에 기교를 넣는 대신 고급 가죽과 알루미늄, 블랙 패널 등으로 실내를 꽉 채웠다. 12.3인치로 확 커진 센터 디스플레이가 중심을 잡고, 센터페시아와 센터콘솔 주변은 모두 터치 방식의 유광 블랙 패널로 바뀌었다. '미래의 차는 이렇게 생긴 거란다'라며 넌지시 가르쳐 주는 듯했다. 

신형 파나메라 4S 인테리어 (3).jpg

특히 변속레버 주변에 "나 이렇게 옵션 많이 넣은 비싼 차야!"라고 외치던 수많은 버튼들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블랙 패널로 모조리 대체해버렸기 때문이다. 여기서 기자의 '비판정신'이 발동한다. 버튼식에 비해 터치식은 아무래도 조작감이 떨어질게 분명하다. '딸깍', '딸깍'. 그런데 소리가 난다. 분명 터치식 버튼인데 버튼을 누르는 소리가 들리고, 버튼을 누르는 감각이 손가락 끝에서 전해진다. 이번에야말로 까주겠다고 잔뜩 벼르다가 "포르쉐는 포르쉐다"라고 감탄만 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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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코스는 가평을 오가는 왕복 132km 구간이었다. 4도어 세단인 만큼 포르쉐 측에서는 "과격한 스포츠 드라이빙보다는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편안함과 경쾌함을 느껴볼 수 있는 코스로 준비했다"고 한다. 그러나 신형 파나메라를 충분히 느껴보기에는 시승 시간과 여건이 너무 제한적이었다. 교통상황도 문제였다. 평일인데도 차가 많이 밀려 용산에서 고속도로까지 빠져나가는 데에 1시간이 넘게 걸렸다. 경쾌한 주행성능을 느껴볼 수 있었던 건 고속도로에서 잠깐이었다. 시승 코스는 100번을 까도 성이 안찬다.

그럼에도 440마력짜리 6기통 트윈터보 엔진 앞에서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게다가 명성 자자한 자동 8단 PDK 미션과 4륜구동이 맞물려 주행성능에서는 괜한 트집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저속에서는 민첩하게 움직였고, 고속에서는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2,060kg이나 나가는 거대한 덩치지만 정지상태서 100km까지 단 4.4초만에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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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멀 모드에서는 서스펜션이 물러져 승차감이 안락해진다. 시속 80km에서 RPM은 불과 1,200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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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서스펜션이 단단해지고 낮아지며 리어 스포일러가 자동으로 펴진다. 시속 60~80km 일상 주행 구간에서도 RPM이 2,500 주변을 오가며 극도의 '흥분상태'를 유지한다

>>>>>>포르쉐 파나메라 4S 급가속 영상(스포츠 플러스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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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필러에는 뒷좌석 탑승객을 위한 송풍구뿐만 아니라 창문의 김서림을 없애기 위한 송풍구도 있다

반환점인 가평에 도착하니 넋놓고 감탄만 하면서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대로 돌아가면 또 다시 '비판정신 없는 기자'로 낙인찍힐 판이다. 파나메라를 까러 왔다가 기자가 까일 수는 없지 않는가? 돌아가는 길에는 뒷좌석에서 파나메라의 빈틈을 찾아보기로 했다. '스포츠'를 붙인 세단 치고 뒷좌석을 '성의껏' 배려한 차는 없었다.

그러나 전 세대 모델 대비 30mm 늘어나 여유있는 레그룸과 천장을 깊게 파내 넉넉해진 헤드룸에 흠짓했다. 따사롭게 차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좌우측과 뒷유리 전동 블라인드가 막아줬다. 질 좋은 가죽으로 만든 시트는 통풍 및 열선 기능을 모두 지원한다. 높이와 리클라이닝, 시트 길이도 전동식으로 조절할 수 있다. 단단한 착좌감으로 몇 시간을 더 타도 불편함이 없을 것이 분명했다. 뭐라도 까겠다고 뒷좌석에 앉았지만 어느새 제대로 만든 '스포츠 세단'이라며 파나메라를 '찬양'하고 있었다. 

신형 파나메라 4S  주행사진 (1).jpg

그렇게 짧은 시승은 끝이 났다. 결국 뉴 파나메라는 '도저히 깔 수 없는 차'로 결론을 내렸다. 속은 나열하기 힘들 만큼 많은 첨단장비로 꽉 채웠고, 밖은 스포츠 세단으로 모자람없는 성능으로 꽉 채웠다. 빈손으로 돌아가는 기자가 깔 수 있는 건 오로지 '비싼 가격' 뿐이었다. 이마저도 '비싼 값어치를 한다'며 수긍하게 된다. 고급 세단이 필요하지만 뒷좌석이 아닌 운전대를 직접 잡고 드라이빙을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이만한 선택지는 없어보였다. 신형 파나메라의 가격은 부가세 포함 1억 7,37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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