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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프리우스 프라임

 【카미디어】 김민겸 기자 = 프리우스 프라임은 잘 생겼다. 그냥 프리우스는 '못 생겼'는데, 프리우스 프라임은 잘 생겼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게다가 이 차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이하 PHEV)다. 하이브리드 차로도 쓸 수 있고, 전기차로도 쓸 수 있는 '다재다능한; 차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이도 저도 아닌 차가 됐다. 하이브리드는 (그나마) 저렴한 편이고, 전기차는 보조금을 많이 받지만, '이도저도 아닌' PHEV는 비싸면서 보조금도 적다. 이 때문에 프리우스 프라임을 비롯한 PHEV는 우리나라에서 잘 안 팔린다. 그래서 길에서도 잘 안 보이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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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맣게 칠해진 패널에 숨겨진 공기 흡입구, 네 개의 LED라이트가 줄지어 선 헤드램프, 뒷유리창을 감싸고 있는 테일램프(위부터 시계 방향)

프리우스 프라임을 타봤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엔진으로 가는 차와 전기차, 그 사이 한 가운데에 걸친 모델이다. 겉모습은 영락없는 전기차다. 공기 흡입구가 한눈에 보이는 그냥 프리우스와는 거리가 멀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검은 플라스틱 패널로 얼굴을 꾸몄다. 이 장신구 사이로 공기흡입구를 몰래 숨겨놨다. 확실히 그냥 프리우스보다 세련되고 미래적인 디자인이다. 줄지어 선 네 개의 LED 라이트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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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우스 프라임(왼쪽)과 푸조 RCZ의 뒷유리창. 둘 다 가운데가 움푹 파인 모습이다

낯선 프리우스에서 익숙한 향기가?
프리우스 프라임은 지붕부터 트렁크 뚜껑까지 이어지는 라인이 굉장히 독특하다. 가운데가 움푹 파였는데 푸조가 만든 스포츠카, RCZ가 이렇다. RCZ 역시 지붕부터 뒷유리창까지 올록볼록한 라인을 입힌, '더블 버블(Double Bubble)' 루프를 가졌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RCZ는 굴곡이 조금 일찍(운전석 헤드룸부터) 시작하지만, 프리우스는 조금 늦게(뒷좌석 헤드룸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는 각각 쿠페와 세단이라는데서 비롯된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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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터콘솔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와 컵홀더가 있다
▲ 프리우스 프라임에는 '짱짱'한 질감의 인조가죽이 쓰였다

앞좌석에 앉으면 대시보드 한가운데 자리 잡은 계기반이 눈에 들어온다. 그보다 눈에 띄는 게 바로 센터 콘솔이다. 세라믹 느낌이 나는 새하얀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는데, 이게 쪼그려 싸는 모양의 변기를 떠올리게 한다. 그래도 새하얀 탓에 한번도 안 쓴 '새 것' 같다. 센터 콘솔 앞에는 휴대폰 무선 충전 패드가 자리잡고 있다. '스마트하게' 충전하라고 배려해준 건데, 그냥 차키나 잡동사니를 놓게 된다. 시트는 인조가죽을 두르고 있다. 싸구려 느낌은 아니다. '짱짱'한 질감이 느껴진다. 대신 인조가죽인 만큼, 진짜 가죽처럼 잔주름이 잡히진 않는다. 몸이 시트에 달라붙는 느낌이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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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승 차에 적용된 문 스톤 화이트 인테리어

프리우스 프라임에서 아쉬운 몇 가지
주행 내내 산뜻한 기분이 들었던 건, 기분 탓이 아니었다. 시승 차에 들어간 문 스톤(Moon Stone) 화이트 인테리어 덕분이었다. 그런데 마냥 예쁘던 순백색 인테리어가 한 순간 미워 보이기 시작했다.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기 시작하면서였다. 햇빛이 흰색 대시보드에 반사되면서 운전석쪽 차창을 뿌옇게 덮었다. 가뜩이나 바로 옆에 지나가는 차를 못 비추는 사이드미러가 야속하기만 한데, 이마저 뿌옇게 보여준다. 과장 좀 보태면 시승하는 동안 사고 안 난 게 다행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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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레스트를 들어 올릴 수 있을 것 같지만 앞좌석의 센터콘솔처럼 아예 붙어있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4인승이다. 초호화 럭셔리 세단에서 많이 봐온 형태다. 한 가운데를 호화롭게 꾸며 뒷자리에 앉은 사람을 대접하는 식이다. 그런데 친환경을 내세운 소형차에서 4인승은 살짝 아쉽다. 한 명을 더 앉히거나, 짐을 간편하게 실을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 토요타 나름대로는 뒷자리 탑승자를 배려한 걸 테지만, 공간을 우선으로 생각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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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뚝 솟은 트렁크 바닥 때문에 뒷좌석을 눕히면 높이 차가 생긴다(위). 좁아진 트렁크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구석진 부위엔 수납 공간을 더 만들었다(아래)

트렁크는 좁은 편이다. 트렁크 아래에 배터리를 깔면서 공간을 잡아먹었다. 공간이 안 나와서 뒷좌석을 눕히면, 이 땐 높이 차가 생긴다. 길쭉한 짐을 싣는다면 목침이 필요할 정도다. 토요타도 이를 알았는지, 남는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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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이스틱을 닮은 변속 노브. 오른 편에 HV모드와 EV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

시승날은 배터리가 충분하지 않아 이브이 모드(EV Mode, 배터리로만 차를 움직이는 모드)를 써보지 못했다. 시승 내내 가솔린을 쓸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서울에서 여주까지 150km 거리를 왔다 갔다 하는 동안 연료계 눈금은 겨우 한 칸 밖에 줄지 않았다. 평균 연비는 리터당 20km 후반. 수시로 고속 주행과 급가속, 급제동을 한 결과 치곤 놀라운 숫자였다.

다음날 시승차를 반납하기 전에, 밤 사이 충전을 마치고 잠깐 이브이 모드로 몰아봤다. 큰 무리없이 전기차처럼 잘 달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브이 모드와 에이치브이 모드(HV Mode, 배터리와 가솔린 엔진을 함께 쓰는 모드)를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는 건, 정말 프리우스 프라임만의 강점이다.

친환경차 보조금의 이상한 셈법
프리우스 프라임은 '충전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다. 엔진으로 굴리는 차에서 전기로 굴리는 차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는 모델이다. 엔진을 쓸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충전해야 하는 전기차보다 소비자들의 심리적 부담이 덜 하다. 보조금 정책의 목표가 친환경차 구매를 유도, 저공해 사회를 만드는 데 있다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에 중점을 둔 친환경차 소비책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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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우리나라는 하이브리드에서 PHEV로, 다시 전기차로 갈수록 보조금이 커지는, 단순한 셈법을 따른다. PHEV를 사면 500만원의 PHEV 보조금과 최대 270만원의 하이브리드 감면 금액이 주어진다. 770만원을 할인받는 것이다. 보통 1,700~2,600만원(울릉도 기준)의 보조금이 주어지는 전기차 모델과 비교하면, 2~3배 이상 할인폭에서 차이가 난다. 거부감이 덜한 PHEV의 보조금은 적고, 거부감이 큰 전기차의 보조금은 많다. 결국 이도 저도 못 챙기는 꼴이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잘 생겼다. 더군다나 효율까지 좋은 차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터무니없이 모자란 보조금이 구매 의욕을 사라지게 만든다. 가장 현대적이고, 현재 가장 필요한 차가, 과거에만 머문 정책에 발목이 묶여 있다.


kmk@car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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