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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오늘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에 나오는 택시를 타봤다. 송강호(김만섭 역)가 몰았던 브리사 택시와 유해진(황태술 역)이 몰았던 포니 택시를 직접 타 본 것이다. 영화 소품용 택시라서 개조된 부분이 꽤 많다. 아래는 <택시운전사>를 위해 개조된 브리사와 포니를 직접 둘러본 영상으로, 대략 18분 분량이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의 대한민국을 그리고 있다. 2017년 대한민국 남자 배우 송강호를 1980년의 개인택시 기사로 둔갑시키는 건 매우 간단하다. '개인택시' 배지가 '오버로크'된 노란색 와이셔츠만 입히면 그만이다. 하지만 '택시'가 문제다. 1980년을 달렸던 포니와 브리사 택시를 구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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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즈다 파밀리아(위)와 기아 브리사(중간). 차체는 같지만, 앞과 뒤가 다르다. 아래 사진은 마즈다 파밀리아의 뒷모습. 브리사와 다르게 생겼다


일단 브리사와 포니를 찾는 게 문제였다. 영화나 드라마, CF 등에 자동차 관련 소품을 제공하는 '퍼스트에비뉴'의 김용욱 대표는 "브리사가 없어서 마즈다 파밀리아를 구하러 일본에 갔다"며 말문을 열었다. 브리사는 마즈다 파밀리아를 기본으로 개발된 기아자동차 최초의 승용차로, 1974년 처음 만들어졌다가 1981년에 전두환 신군부의 산업합리화조치에 의해 강제 단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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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타 본 기아 브리사. 영화 <택시운전사>에 등장했던 그 택시가 바로 이 차다. <택시운전사> 촬영 후 다른 영화 출연을 위해 흰색으로 색을 바꿨다고 한다


우리나라로 수입된 1978년식 마즈다 파밀리아는 영화 출연을 위해 ‘한국택시화’ 작업을 했다. 오른쪽에 달려 있던 운전대와 패달, 계기반 등을 왼쪽으로 옮겨 달았고, 네모난 헤드램프를 떼어 내고 둥근 헤드램프 두 개를 붙였다. 뒷모습도 브리사와 달라서 모두 떼어내고 주홍색-빨강색 아크릴을 잘라만든 ‘수제’ 램프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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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강호가 탔던 브리사 택시. '꺾는' 메타기도 구해서 붙였다


마즈다 파밀리아를 기아 브리사로 둔갑시킨 후에는, 당시 서울 택시에 칠해졌던 연두색 페인트를 칠했다. 제작진은 영화 속에서 ‘희망’과 ‘평화’의 이미지를 택시에 담아 ‘화사한’ 느낌의 연두색으로 칠했다고 한다. 당시 택시 색을 기본으로 했지만, 광주 항쟁을 누비며 얼룩진 역사를 기록해 세상에 알리는 ‘희망’을 담아 채도를 부쩍 올린 연두색으로 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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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강호가 탔던 브리사는 대우 프린스 엔진과 자동변속기로 개조돼 있었다


엔진과 변속기도 개조했다. 당시 브리사엔 62마력 1천cc 가솔린 엔진과 4단 수동변속기가 달려 있었지만, 송강호의 개인택시는 1996년식 대우 프린스에 달려 있던 2천cc 가솔린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로 개조됐다. 영화 <택시운전사> 속에서 송강호는 수동변속기를 바꾸며 전진과 후진을 오가지만, 실제로 작동되는 변속기는 아니었다. 실제 변속기는 운전석 밑에 ‘꼬챙이’처럼 달려 있다. 대부분의 배우가 연기하면서 수동변속기와 클러치를 조작하기가 쉽지 않아 ‘자동변속기’를 선호한다. 수동변속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배우들도 (출발할 때 시동이 꺼지는 등의 문제가 있어서) 자동변속기로 주행신을 찍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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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운전사> 촬영 장면. 모든 주행신을 실제로 달리면서 찍었다고 한다. 차에 카메라를 올리거나, 차 옆에 철판을 붙여 카메라 감독이 올라타고 찍은 것이다


서스펜션은 경주차 수준으로 매우 단단하게 개조됐다. 코너링 성능을 높이기 위한 게 아니었다. <택시운전자>는 리얼리티를 위해 모든 장면을 실제로 주행하면서 촬영했다. 레카차 등에 차를 올려 ‘가짜로’ 주행하며 찍은 게 아니라, 주행하는 차에 카메라와 스태프들이 달라 붙어서 촬영한 것이다. 그래서 차체 아래 카메라 받침대 등을 붙일 수 있는 철판이 둘러져 있었고, 여기에 받침대를 연결한 후 촬영 스태프와 카메라를 올려 주행 장면을 촬영했다고 한다. 대략 150kg 정도의 장비와 2~3명의 스태프가 올라타고 찍었기 때문에 차가 주저앉지 않도록 서스펜션을 보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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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운전사>에서 유해진(황태술 역)이 탔던 포니 택시. 팔팔한 포니2 자동변속기 모델을 구해 앞과 뒤를 바꿔 포니로 개조했다. 겉모습은 '포니'로 바꿨지만, 인테리어는 그대로 놔뒀다. 겉모습은 포니인데, 인테리어는 '포니2'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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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타본 브리사의 실내. 주행거리계가 67만km를 달리고 있었다


영화 속에서 유해진(황태술 역)이 브리사 택시 계기반을 보고 말한다. “우와, 60만 키로나 뛰었어요? 어마어마하네!” 실제로 만난 브리사의 주행거리계가 67만km를 넘어서고 있었다. 당시 개인택시의 내구연한은 5년이었고, 대부분의 택시가 50만km 이전에 고장나거나 폐차됐다고 한다. 그러니 60만 km나 달린 브리사 택시를 모는 송강호(김만섭 역)는 매우 알뜰하고 꼼꼼하며, 열심히 사는 택시운전사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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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의 대한민국을 그리고 있다. ‘데모’하는 대학생들을 못마땅해 하던 택시운전사 김만섭(송강호)이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을 태우고 민주항쟁이 한창이었던 광주에 다녀온다는 내용이다. 광주민주항쟁을 다룬 영화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민주항쟁’을 못마땅해 하던 택시운전사의 시각으로 접근해 ‘항쟁’의 중심으로 뛰어드는 ‘전환’이 후련한 공감을 끌어 낸다. 코미디언보다 웃긴 송강호와 유해진, 류준열이 동시에 출연하지만, 웃음보다는 눈물이 많이 난다. 상영 내내 곳곳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관람 전에 손수건을 꼭 준비하길 바란다. 손수건이 없으면 화장실에서 두루마리 휴지라도 끊어 가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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