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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07-11 19:40:10 혼다의 '희생번트', 올 뉴 시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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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미디어】 김민겸 기자 = 혼다 시빅이 돌아왔다. 2년 만의 (한국 시장) 컴백인데, 분위기가 별로다. 3,060만원이라는 가격표 때문이다. 예전 시빅은 '2천만원대 질 좋은 수입차'로 주목을 받았는데, 신형은 나오자마자 '비싸다'는 얘기부터 듣고 있다. 시승 내내 '진정 3,060만원의 가치가 있을까?' 되뇌었지만, 답을 찾진 못했다. 2990만원 짜리 닛산 알티마 생각도 나고, 480만원 비싼 혼다 어코드 생각도 나면서, 말리부나 SM6, 쏘나타, 그랜저, K7 등이 줄지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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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올 뉴 시빅은 새롭다. 무려 10세대 시빅이다. 시빅은 혼다가 명명한 '익사이팅 H디자인' 콘셉트의 패밀리룩을 계승했다. 토요타, 닛산 등의 일본 메이커들이 그러하듯, 보다 강렬한 인상으로 바뀌었다. 앞모습은 혼다 어코드와 판박이다. 그릴과 램프가 조금 더 작아졌을 뿐이다. 미래적인 선과 요소의 사용이 혼다의 향후 디자인 캐릭터로 자리잡았다. 시빅(CIVIC)의 'C'를 표현한 테일램프가 눈길을 끈다. 외관상 큰 차이가 없어 보이던 어코드와 디자인 차별점을 드러내는 동시에 시빅의 아이덴티티가 되는 부위다. 'C' 모양의 테일 램프가 강렬한 붉은 빛을 내뿜는 밤이면 시빅을 더욱 알아차리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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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공간은 패스트백 디자인으로 많이 좁을 줄 알았던 거에 비하면 무난한 편이다. 트렁크 하단에는 수리 공구와 스페어 타이어 그리고 삼각대가 비상용으로 비치돼 있다. 트렁크 공간이 부족하다면 뒷좌석을 눕히면 되지만 해치백 모델도 아니고 시트를 접어서까지 짐을 실을 이용자가 얼마나 될 진 모르겠다. 선루프는 기본 장착 사양인데 파노라마 선루프같은 고급스러운 건 아니고 그냥 선루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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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 시트포지션은 낮은 편이다. 로우 앤 와이드 스탠스 디자인의 영향이다. 전고가 20mm 낮아졌다고 하는데 그 영향이 느껴졌다. 운전대는 핸들링이 용이한 크기에 그립감도 괜찮다. 높이도 알맞다. 달리기 실력만 잘 따라와주면 운전하는 재미를 배가시킬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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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시빅에는 수동 변속 모드가 없다. 기본적으로 준중형 체급에 패들 시프트가 없는 것은 그렇다 쳐도 기어 노브를 통해서도 변속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다. RPM 범위를 넓게 활용하며 박진감을 전달하는 S모드와 저단 기어를 사용하는 L모드만 있다. 가속 페달은 오르간 타입이 아닌 위에 달려있는 방식의 페달이다. 시트와 스티어링 휠에서 얻었던 박진감 점수를 변속 모드와 페달이 약간 깎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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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빅은 현행 모델과 마찬가지로 자연흡기 엔진을 쓴다. 요즘 이 체급에서는 연비 절감을 위해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쓰는 게 일반적이다. 고배기량에 자연흡기를 선호하는 미국 시장을 의식한 흔적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10세대 시빅은 미국 현지공장 생산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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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은 부드럽다. 액셀러레이터를 힘주어 밟으며 차선 변경을 해봤다. 시트에서 느꼈던 스포티함이 실 주행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소리만 요란할 뿐 가속감을 느끼기 힘들다.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의 초반 토크가 달리는 모습이 역력히 드러난다. S모드를 하면 혹 다를까 싶어 바꿔봤는데도 답답함은 여전하다. RPM 활용 범위를 넓게 가져가 무리없이 속도를 올리는 맛은 있어 다행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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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아반떼 스포츠가 안 떠오를래야 안 떠오를 수가 없다. 기본 모델 기준으로 천만원 가까이 싸면서 2030 세대의 주행 취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7단 듀얼클러치트랜스미션(DCT)에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그리고 시프트 패들까지. 연비도 이만큼의 재미를 얻어가는 효과를 생각하면 갭은 더욱 좁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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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는 파이어스톤(Firestone)의 타이어가 들어간다. 파이어스톤은 브리지스톤(Bridgestone)의 자회사로 일본 브리지스톤이 인수한 회사다. 사이즈는 215/50R 17. 17인치 휠이다. 풀옵션으로 따져도 400~500만원 가량 저렴한 동급의 아반떼와 크루즈 고급형 모델에는 18인치 휠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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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빅은 운전석과 동승석에 나란히 열선 시트가 장착돼 있다. 통풍 시트는 없다. 더운 계절에 펀 드라이빙을 구사하다 보면 등에 땀도 나기 마련인데 없는 걸 보니 혼다 측도 애초에 시빅으로는 어렵다는 걸 알고 있었던 걸까? 소형 SUV부터 통풍 시트가 달려 있는 국산차가 괜히 대단해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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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코리아가 2리터 자연흡기 엔진과 CVT의 조합을 가리켜 '압도적 퍼포먼스'라고 칭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 장마 중 빗길에 힘차게 몰아보지 못해서 그런 거라 생각을 해야 할까? 이러니 저러니 얘긴 했어도 시빅은 준중형 모델이 보여줄 수 있는 기본기만큼은 충실하다. 시빅을 가장 아쉽게 만드는 건 가격이다. 단일 트림 구성으로 3,060만원이다. 이 가격이면 경쟁사의 한 급 위 모델인 닛산 알티마(2,990만원)도 뛰어넘는 가격이다. 시빅은 가장 대중적인 모델이었지만 가격으로 따지면 이젠 아닌 상황이 됐다. 보다 저렴한 가격대에 포진하고 있는 아반떼, 크루즈 등과는 벌써부터 경쟁을 포기한 것과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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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분에서 가격 상승 요인이 작용했는지 궁금하다. 있어야 할 건 없고 없어도 될 건 있다. 뚜렷하게 주행에서 재미를 느꼈다면 또 모를까, 무난한 주행감 정도에 사고가 나지 않는 사회를 구현한다는 안전 편의 장치 '혼다 센싱'까지 빠진 마당에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가격 책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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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올 뉴 시빅의 가격은 오류다. 차는 나름 좋은 구석도 있는데, 3,060만원의 가격에서 매력이 날아가 버린다. 이 돈이면 살 수 있는 차들이 정말 많다. 시빅보다 한 등급 위의 닛산 알티마가 2,990만원부터 시작한다. 480만원 더 쓰면 시빅의 친형, 혼다 어코드를 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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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시빅의 매력을 찾다보면 가격에서 딴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3천만원 언저리에 있는 다른 차들이 마구 떠오른다. 이런 와중에 혼다 어코드가 괜히 착실해 보이기도 한다. 일각에선 올 뉴 시빅의 가격을 "혼다 어코드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가격"이라며 비꼰다. 완전히 빈말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며칠 후 혼다 어코드가 더욱 돋보일 사건이 예고돼 있다. 오는 14일(미국 현지 시간) 혼다 어코드의 완전 신모델이 선보일 예정이다.



>>>2017 혼다 올-뉴 시빅(2.0리터 가솔린 + CVT) 급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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