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디어>즐겨찾기
작성일 : 2017-06-09 17:00:05 쌍용 G4 렉스턴의 '정통'과 '올드' 사이
copy : http://www.carmedia.co.kr/rtd/491555

01.JPG


【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쌍용자동차는 3년 반 동안 3천8백억 원을 들여 'G4 렉스턴'을 개발했다. 2001년 렉스턴을 선보인 이후 16년 만에 '렉스턴'이라는 이름을 살린 '정통 SUV'를 만들어낸 것이다. 겉과 속을 모두 바꾼 '완전' 신모델로, 덩치를 키우고 첨단 편의 장치를 더해 크고 고급스러운 SUV를 찾는 중-장년 층을 겨냥했다. 그런데 딱 여기까지다. 잘 만든 새 차인데, 새로움이 넘치진 않는다. '정통'이라는 단어를 내세우고 있지만, '올드'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11.jpg


쌍용자동차 측은 'G4 렉스턴'을 '정통 SUV'라는 말로 설명한다. H형 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은 고전적인 방식에 파트-타임 사륜구동 장치를 넣어 '정통성'을 살렸다는 얘기다. 세상의 모든 SUV가 승용차처럼 변하는 요즈음, '정통 방식 그대로 만든 '진짜' SUV'라는 건 어느 정도 설득력 있어 보인다.  


08.jpg


지난 7일 일산과 파주 일대에서 몰아본 G4 렉스턴은 '정통 SUV'의 색깔이 짙었다. 일단 차체가 껑충하고, 바닥이 높으며, 시트포지션도 상당히 높다. 차가 높으니 서스펜션이 오르내리는 구간(댐핑 스트로그)도 길다. 스프링도 비교적 말랑말랑해서, 마치 요트를 타는 듯한 거동이 느껴진다. 물론, 출렁거리는 수준은 아니다. 서스펜션 튜닝이 꽤 괜찮아서 차체를 비교적 단정하게 잡아 준다.


07.jpg


디젤엔진(2.2리터)이 들어갔는데 참 조용하다. 3개 정도의 고무(혹은 유체)에 의해 진동과 소음을 잡는 모노코그 보디 차량과는 차원이 다르다. 쌍용차 관계자는 "바닥에 깔란 H 프레임에 엔진이 (마운트에 물려) 고정돼 있고, H 프레임 위에 10개의 고무 마운트 깔고 그 위에 차체를 올려 기본적으로 더 조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자체 측정 결과 가솔린 엔진이 들어 있는 포드 익스플로러보다 정지 상태, 주행 상태 모두 조용하다"는 쌍용차 측의 말에선 고개가 갸우뚱했지만, G4 렉스턴은 정말 조용하긴 하다. 


10.jpg


2.2리터 디젤엔진은 조용하긴 했지만, 파워는 좀 아쉽다. 초반 가속은 나쁘지 않지만, 시속 70km를 넘어서면서 답답해진다. 최고 187마력, 최대 토크 42.8kgm의 엔진은 2톤의 거구를 끌기에 여유롭진 않다. 초반 가속은 넉넉하지만, 속도가 붙을수록 허기가 진다. 쌍용차에서 말하는 '플래그십'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커진다. 주력으로 2.2리터 디젤 엔진을 내세우더라도, 이미지를 위해 강력한 엔진 하나가 더 있었으면 좋을 뻔했다. 


벤츠에서 공급 받는 7단 자동변속기는 시종일관 침착하다. 쌍용차 관계자는 "벤츠 엔지니어들이 직접 세팅까지 해서 공급하는 변속기"라며 "완성도는 물론, 내구성까지 문제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동 변속을 패들 시프트나 기어 노브를 움직이는 게 아니라, 엄지 손가락 위치에 달란 스위치를 까딱거리는 방식이다. 빈번하게 쓸 일은 없는 장치이니 크게 문제될 건 없어 보인다.  


09.jpg


그런데 사륜구동 장치가 좀 그렇다. 평소 2륜구동(후륜)으로 달리다가 다이얼을 돌려 4륜 고속이나 4륜 저속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예전 무쏘 시절부터 적용됐던 것과 흡사하다. 2륜구동일 때는 뒷바퀴에 100% 힘을 전달하다가, 4륜구동으로 전환하면 앞바퀴와 뒷바퀴에 각각 5:5로 힘을 배분한다고 한다. 험로를 달리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일반 도로에서 중-고속으로 달릴 때 잘못 사용하면 접지력을 잃을 수도 있다. 앞-뒤 바퀴 회전 차이를 예민하게 보정하는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시승 중에도 4륜구동 상태에서 U턴을 했더니 (각 바퀴 회전 차이를 보정하지 않아) 타이어 끌리는 소리가 들린다. 쌍용자동차에서도 고속 주행 때는 2륜 구동을 권장한다. 비포장 길 등을 질주할 때 4륜 고속(4H)를 쓰고 험로를 빠져나올 때에는 4륜 저속(4L)로 놓는게 좋다고 한다. 시승 중 비포장길을 4H에 놓고 달렸는데, 험로 주파 능력은 역시 믿음직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레버를 돌려 사륜과 이륜을 오가는 방식은 요즈음엔 드문 방식이다. 항상 4륜구동 상태로 고정된 풀-타임 사륜구동 장치가 급속도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왜 풀-타임 사륜구동 장치를 적용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쌍용차 관계자는 "정통 SUV를 콘셉트로 만든 차라서 '정통 방식'을 기본으로 완성된 것"이라며, "예전에 렉스턴이나 로디우스, 무쏘 등에서 각 바퀴 회전차를 보정하는 풀-타임 사륜구동 장치(AWD)를 적용한 적이 잠깐 있지만, 선택 비중이 매우 적었고, 연비에도 불리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G4 렉스턴의 경쟁 모델인 기아 모하비에는 2륜 모드, 4륜 모드 외에 각 바퀴 회전차를 보정하며 달리는 AWD 모드도 달려 있다.


03.JPG


쌍용자동차 측은 G4 렉스턴에 대해 "정통 SUV의 가치를 지닌 대형 프리미엄 SUV의 부활을 알리는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요즈음 차들은 잘 쓰지 않는 프레임 보디 방식, 후륜구동 기반의 파트-타임 4륜 구동 방식을 써서 '정통성'을 강조했다. '정통'을 중시하는 사람, 혹은 "요즈음 SUV가 너무 약해졌다, 그리고 (전자장치 때문에) 복잡해졌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일 것 같다. 


쌍용 G4 렉스턴은 지난 5월 말까지 총 7천5백 명이 계약했다. 이 중 남여 비율은 남자가 83%로 압도적이고, 연령 대 분포에서도 50대가 35%, 40대가 33% 등으로, 중-장년 층의 선호가 두드러졌다. 또한 4륜구동 선택 비중이 88%였으며, 4천5백만원이 넘는 최상급 모델(헤리티지) 선택 비중이 49%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쌍용차 측은 "여러 판매 통계 자료에서도 '정통 SUV, 프리미엄 SUV'를 선호하는 고객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쌍용 G4 렉스턴 (2.2리터 디젤+7단 자동변속기) 급가속


>>> 2017 서울모터쇼서 찍은 쌍용 G4 렉스턴 '잠깐' 영상


jt@carmedia.co.kr
Copyrightⓒ 자동차전문매체 《카미디어》 www.carmedia.co.kr

List of Articles

쌍용 G4 렉스턴의 '정통'과 '올드' 사이

  • 등록일: 2017-06-09

【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쌍용자동차는 3년 반 동안 3천8백억 원을 들여 'G4 렉스턴'을 개발했다. 2001년 렉스턴을 선보인 이후 16년 만에 '렉스턴'이라는 이름을 살린 '정통 SUV'를 만들어낸 것이다. 겉과 속을 모두 바꾼 '완전' 신모델로, 덩치를 키우고 첨단 편의 장치를 더해 크고 고급스러운 SUV를 찾는 중-장...

기아 스팅어 단점은 하나...소리가 소심해!

  • 등록일: 2017-06-08

【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기아 스팅어 '풀-옵션'을 시승했다. 무척 잘 만들었다. 국산차 중 가장 안정감이 좋고, 경쾌한 가속이나 코너링, 제동 등이 두루 뛰어나다. 경쟁 모델이라고 주장하는 'BMW 4시리즈 그란 쿠페', '아우디 A5 스포트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것 같다. 조만간 세 차를 한 자리에 두고 ...

새 바람 일으킨 '사자', 푸조 3008 SUV

  • 등록일: 2017-04-17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모든 차가 '독일화' 되어가는 요즘, 이차는 "이런 방법도 있다"며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주류를 거스르는 흐름은 '별종' 취급받기 마련이지만, 3008 SUV(이하 3008)는 허무맹랑하지 않다. 치밀한 만듦새로 새로움을 수긍하게 한다. 조만간 남 쫓기 급...

전기차-하이브리드 변신! 프리우스 프라임

  • 등록일: 2017-04-12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마치 변신할 것처럼 생겼다. 프리우스 프라임의 도전적인 스타일은 어릴 적 봤던 변신 로봇을 연상케 한다. 그런데 이 차는 실제로 변신한다.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로, 하이브리드에서 전기차로 버튼 하나로 두 가지 성격을 오간다. 물론 어중간하게 바뀌면 '변신'이 아니다. 전기차(EV) 모...

오늘 만난 미래! 쉐보레 볼트 EV

  • 등록일: 2017-04-08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처음부터 뭔가 대단한 걸 기대하진 않았다. 전기차를 처음 타보는 것도 아니고. 물론 쉐보레 볼트가 꽤 내세울만한 데서 몇 번이나 상을 받았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볼트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383km나 되는 주행가능거리와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다. “탄탄한 골격과 수준급의...

티내지 않는 기술,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 등록일: 2017-04-07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휠 이외에는 손대지 않았습니다.” 시승에 앞서 진행된 제품 설명 자리에서 현대차 중대형 총괄 PM 박상현 이사의 말이다. 실제로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그냥 그랜저와 겉모습이 거의 같다. 정말, 휠만 다르다. 박 이사는 “기획 단계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의 디자인...

손에 잡힐 듯한 V6, 르노삼성 SM7 2.5

  • 등록일: 2017-04-06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6기통 좋은 걸 누가 모르랴. 부드럽고 조용하고 소리 좋고... 6기통엔 4기통으론 느낄 수 없는 '감성'이 있다. 그런데 여전히 너무 멀다. 한때 6기통 중형차가 대중화를 이끌기도 했지만, '다운사이징' 바람에 또 저만치 달아나버렸다. 이제 SM7 2.5가 우리가 즐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V6...

E클래스 ‘반자율주행’ 써보니...운전대 놓으면 ‘자동정지’

  • 등록일: 2017-03-24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에 대해 더 말할 게 있을까? 이미 수많은 시승기가 나와 있고 지난해에만 2만 대가 넘게 팔린 차다. 전 세대가 포함된 숫자이긴 하지만 2016년에만 총 2만2,463대가 출고됐으니 2만2,463명이 일종의 ‘장기 시승’ 중이란 얘기다. 장점과 단점이 이미 알려질 대...

잘 익었다! 볼보 크로스컨트리

  • 등록일: 2017-03-22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어제 나온 크로스컨트리를 오늘 바로 타봤다. 예상대로 잘 만들었다. 전 세계 자동차 회사 중 가장 터프한 왜건을 만들었던 회사답다. 20년 동안 든든한 왜건(형 SUV) 만들던 노하우로, 맛있고 푸짐하게 잘 익은 '크로스컨트리'를 만들었다. 운전대를 잡고 있으면 군침이 고일 정도로...

신형 크루즈, 주행 테스트 직접 해보니...

  • 등록일: 2017-03-22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오늘 시승기는 이전과 많이 다르다. 어쩌면 테스트 후기, 혹은 테스트에 대한 부연 설명 정도로 보면 되겠다. 그래서 "앉아 보니 부드럽다", "돌려보니 잘 돌더라"는 식의 '느낌' 얘기는 거의 없다. 대신 "초시계로 쟀더니 이렇게 나왔는데, 이 정도 수치면 이러저러한 수준"이라는...

벤츠 AMG S63 카브리올레의 ‘초과 달성’’

  • 등록일: 2017-03-15

【니스(프랑스)=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프랑스 남부, 니스 일대에서 메르세데스-AMG S63 카브리올레를 시승했다. 전반적인 느낌은 한 마디로 “말해 뭐해”다. 이 차는 그저 S클래스의 지붕을 걷어낸 게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4인승 카브리올레를 목표로 만들어졌다. 목표 달성을 쿠페 모델과 같은 무...

모든 삶은 고귀하다, 볼보 S90 D4 모멘텀

  • 등록일: 2017-03-10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세상에 고귀하지 않은 삶은 없다. 물론 사사로운 감정에 이끌려 "있다"고 대답하는 이도 있을 거다. 하지만 아니다. 생명의 가치는 훼손되거나 차별돼선 안 된다. 볼보도 이에 동의하는 것 같다. 어떤 생명도 가벼이 여기지 않으니 돈으로 안전을 차별하지 않았을 거다. 볼보는 가장 ...

’눈’이 즐거운 MPV,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 등록일: 2017-03-09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시승한 지 일주일이 지났건만,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이 차를 만난 후, 어떤 차를 타도 “답답하다”는 생각부터 먼저 든다. 꽉 막힌 천장엔 푸르른 하늘도 없고, 빛나는 야경도 없다. 그리고 낭만도 없다. 그랜드 C4 피카소는 운전대를 잡고 떠다니는 구름도 셀 수 있는 데 말이다. ...

북기은상 CK 미니트럭, 포터-라보와 비교하면?

  • 등록일: 2017-02-27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CK 미니트럭은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최대적재량은 800kg. 한국지엠 라보보다 250kg을 더 싣고, 현대 포터보다 200kg을 덜 싣는다. 가격도 1,085만원으로 라보보다 비싸고 포터보다 싸다. 라보는 부족하고 포터는 넘치는 소비자라면 고려해볼 만한 대상인 셈. 라보와 포터를 탔던 기억을 되...

“잘 만들었다”, BMW 신형 5시리즈

  • 등록일: 2017-02-23

【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신형 5시리즈를 시승했다. 시승 느낌을 한 마디로 풀면 “잘 만들었다”다. 두 마디로 풀자면 “잘 만들었다. 망설이지 않고 사면 된다”고, 세 마디로 풀면 “잘 만들었고, 반자율주행까지 기본이니, 망설이지 말고 사라”다. 아래는 신형 5시리즈의 신차발표회를 취재하고 3시간 가량 시승한 15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