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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얼굴이 뜨겁다. 라디에이터 그릴 사이에 들어간 붉은색 점선이 강렬해서는 아닐 거다. 그 사이에 콕 박힌 빨간색 푸조 로고 때문도 아니다. 왠지 커 보이는 17인치 휠로 바닥을 단단히 움켜쥔 작은 몸집이 예사롭지 않다. 동급의 다른 모델들처럼 천장을 불쑥 올린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폭스바겐 폴로보다 55mm 넓어서 그런가? 아무튼 전반적인 자세가 좀 뜨겁다. 막 달리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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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리 많이 바뀌지 않은 부분변경이다. 길이나 너비, 높이 등 제원은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 앞은 그릴이 약간 더 넓어지고 안개등 주변의 꾸밈이 조금 달라진 정도다. 리어램프 구성도 살짝 손댔다. 실내 역시 바뀐 게 거의 없다. 계기반 테두리 조명이 빠진 정도? GT 라인이라 좀 더 과감한 색상과 장식이 들어간 게 오히려 더 큰 변화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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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208에 GT 라인이 처음이라 그런지 훨씬 새롭고 스포티하다. 생김새만으로도 달리고 싶다는 느낌을 팍 들게 한다. 특히 운전석에 앉으면서 더 그랬다. 손잡이에 들어간 붉은 선은 광택까지 번쩍거렸고 시트와 운전대를 한땀 한땀 수놓은 붉은색 바느질은 괜히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안전띠 한 가운데도 새빨간 선이 죽 그어져 있다. 달려라 달려하는 분위기가 아주 물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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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달리기를 가장 재촉하는 건 운전자세다. 작달막한 운전대가 계기반 아래로 털썩 내려와 있다. 아주 좋다. 다른 차에선 마음에 들 만큼 운전대를 내리면 계기반 보기를 포기해야 하지만 208 GT 라인은 애초에 계기반이 운전대 위로 올라와 있다. 아무 신경 쓸 게 없다. 시트 위치도 기대보다 높지 않다. 페달은 적당히 깊다. 작은 차지만 자세가 잘 잡힌다. 열쇠를 돌리면 마치 V8 엔진이 괴성을 지를 것 같은 운전 자세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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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은 1.6리터 블루 HDi 디젤 엔진이다. 최고 99마력, 최대 25.9kg·m를 발휘한다. 정말 V8 엔진이면 좋겠지만 그 정도라면 208은 운행이 아니라 비행을 하게 될 거다. 이 정도면 나쁘진 않다. 짝을 이루고 있는 6단 MCP 변속기는 직결감이 좋다. 변속까지 매끄러우면 좋겠지만 수동변속기를 자동으로 변속해주는 방식이라 동력 전달이 어쩔 수 없이 툭툭 끊긴다. 클러치가 하나 뿐인 변속기에 그 이상을 기대하는 건 사실상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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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가속을 이어나가는 느낌은 좋다. 수동변속기 기반이라 엔진이 도는 만큼 바퀴가 확실히 돌아주는 기분이 든다. 다만 경쾌한 느낌은 전보다 덜하다. 휠 크기 때문이다. 17인치 휠이 보기는 좋지만 208 특유의 날랜 움직임에는 살짝 비대한 것 같다. 약간 튀는 듯한 승차감도 17인치 휠의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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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구를수록 바닥을 단단하게 잡고 달리는 타이어도 전보다 10mm 넓어진 205mm짜리다. 기대보다 원심력을 잘 이겨낸다. 움직임도 좋다. 경쾌함이 약간 줄어든 만큼 안정감이 많이 향상됐다. 코너를 날카롭게 찌를수록 감각도 더욱 생생해졌다. 운전대를 돌리는 재미가 좋다. 앞서 말했지만 운전대 위치 때문에 좀 더 짜릿하다. 다만 뒷바퀴가 접지력을 잃기 시작하면 종종 간담도 서늘해진다. 무리는 언제나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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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에서도 안정감이 좋다. 조향도 불안하지 않다. 작은 심장으로 당차게 달려나가는 모습에 박수를 쳐주고 싶은 마음도 든다. 하지만 손뼉이 차마 부딪치기 전 엔진이 먼저 한계에 다다른다. 과장이 섞이긴 했지만 엔진 한계는 실제 높지 않다. 트랙을 달려도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강골을 오롯이 느껴보기엔 실로 부족했다. 느낌이 팍 올 때 엔진이 탁 꺾인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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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고성능 모델을 기대할 순 없다. 수입사 입장에서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 작달막한 고성능차를 들여오는 일이 부담스럽다. 일단 가격만 따져도 208 1.6 얼루어가 2590만원이고 208 1.6 GT 라인이 2790만원이다. 고성능 모델이면 이보다도 훨씬 비씨질 거다. 현재 가격도 수입차라고 생각하면 괜찮은 금액이지만 4m도 채 되지 않는 99마력짜리 소형 해치백이라 생각하면 적잖이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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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스포티하고 탄탄한 생김새와 여전히 매력적인 실내 디자인, 재미있는 주행감과 복합기준 16.7km/l인 연비를 생각하면 지름신이 강림할 것 같은 느낌이 팍 들기도 한다. 꼽아보니 생각보다 장점이 많고 매력적이다. 문득 요즘 유행하는 노래 제목이 떠오른다. '에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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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조 208 1.6 블루HDi GT라인 제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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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각의 설명이 더해진 102장의 사진으로 엮은 ‘푸조 208 1.6 블루HDi GT라인’ 사진 모음


>>> 푸조 208 1.6 블루HDi GT라인 급가속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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