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디어>즐겨찾기
copy : http://www.carmedia.co.kr/rtd/439015


1.JPG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늠름하고 다부진 얼굴이지만 등산가의 모험심 보다는 기업가의 책임감이 느껴진다. 캐딜락 XT5가 그렇다. 단호하게 쭉쭉 그어진 직선에는 힘이 넘친다. 그러나 메르세데스 벤츠 G클래스나 랜드로버 디펜더 같은 험로주행차의 분위기는 아니다. 세련된 도시인의 느낌이다. 그런데 사륜구동 시스템이 발군이다. 겉과 속이 다른 차다.


2.jpg


XT5에는 보그워너와 함께 개발한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이 들어간다. 핵심은 트윈 클러치다. 양쪽 뒷바퀴에 각각 클러치가 있어 필요하면 뒷바퀴 둘 중 한 쪽으로 거의 100%의 토크를 보내줄 수 있다. 앞바퀴로도 100%의 토크를 전달할 수 있다. 즉 나머지 세 바퀴가 접지력을 잃더라도 한 바퀴의 구동력으로 험로를 빠져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선지 앞뒤를 막론하고 딱 한 바퀴에만 접지력이 남아있는 상황을 가정한 <카미디어>의 사륜구동 테스트를 아무렇지도 않게 빠져나왔다. 등산가의 열정을 품은 빌딩 숲의 모험가랄까? 아래는 캐딜락 XT5의 시승 영상이다. 사륜구동 테스트는 4분30초 부근부터 시작된다.


>>> 캐딜락 XT5 영상 시승기



힘찬 사륜구동만 인상적인 건 아니다. 힘만 센 게 아니라 완급 조절에 능한 깍쟁이다. 상황에 따라 한 바퀴에만 모든 힘을 몰아주는 것처럼, 큰 힘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 엔진도 6개의 실린더 중 4개만 사용할 줄 안다. 이를테면 V6 3.6리터 엔진을 4기통 2.4리터 엔진으로 줄여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캐딜락에서는 이를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Active Fuel Management System)이라고 부른다. 짧은 시승 중에는 연비가 개선된다고 확신할 수 없었지만 장기간 운행한다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 가변 실린더 엔진의 연비 개선율은 통상 5% 정도로 알려져 있다.


3.1.jpg


아울러 이런 식의 가변 실린더 엔진은 일부 실린더만 가동될 때 소음이 있기 마련인데 별다른 소음을 들을 수 없었다. 반면 항속으로 주행하다 급가속을 하면 마치 터보 엔진처럼 출력이 한 순간 쭉 올라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어쩌면 4기통에서 6기통으로 넘어가는 순간의 느낌일 수도 있겠다. 전에도 가변 실린더 엔진을 품은 자동차를 운전한 적이 있긴 했는데 분명 그때와는 좀 다른 반응이었다.


4.JPG


가속력은 좋다. 캐딜락에 따르면 정지상태에서 시속 97km까지 가속하는데 6.6초 걸린다. 이 정도면 매우 호쾌한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 느낌은 기대보다 조금 얌전하다. 차 자체가 2톤이 약간 넘을 만큼 육중한데다 안정감을 추구하는 달리기 성향 때문이다. 그래도 자연흡기엔진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과 자연스럽게 뿜어지는 출력은 정말 매력적이다. 이제 터보 엔진의 급작스런 반응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졌지만 자연흡기엔진의 자연스런 반응은 몰아보면 역시 다르다.


5.jpg


뒷바퀴에 5개의 링크가 연결된 서스펜션이 연결돼 있고 상황에 따라 감쇠력을 조절하는 ZF제 가변형 댐퍼가 들어갔지만 SUV는 SUV다. 한계를 공략하는 차는 아니다. 물론 스포티한 면도 놓지 않으려는 성향이 느껴지고 차체 자체의 접지력도 SUV 치고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SUV는 편하고 안락하게 가족을 태우고 안정적으로 잘 달리면 된다. 기본적으로 골격이 튼튼해 조향감이 좋고 안정적이며 조용한 편이다. 도심형 SUV로서 이 정도면 충분히 기본 이상이다. 사실 XT란 이름도 ‘크로스오버 투어링(Crossover Touring)’을 의미한다. 이름에 걸맞은 세팅이라고 보면 된다.


6.jpg


실내도 가족을 태우기에 넉넉하고 편안하다. 전신인 SRX에 비해 길이는 35mm 짧아졌지만 휠베이스는 50mm 더 늘었다. 덕분에 뒷좌석 무릎 공간이 무려 80mm 이상 넓어졌다. 높이도 40mm 올려 머리 위까지 여유롭다. 플랫폼부터 다른 신형의 합리적인 변신이다. 심지어 무게도 60kg이나 줄였다.


7.jpg


무게는 떨어졌지만 고급감은 올라갔다. 세로로 뻗은 선이 많아 긴장감을 자아내던 SRX의 실내는 솔직히 별로였다. 그런데 XT5는 내 마음을 알아챘는지 가로로 넓게 뻗은 형상으로 바뀌었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훨씬 안정적이고 고급스럽게 느껴졌다. 글로브박스 위쪽을 서로 다른 소재와 형상으로 층층이 쌓아올린 디자인도 마음에 든다. 자칫 휑할 뻔했던 공간을 재치있게 풀어냈다.


8.jpg


그런데 무엇보다 좋은 건 겉모습이다. 분명히 달라졌고 멋있어졌다. 그런데 누가 봐도 여전히 캐딜락이다. ‘아트 앤드 사이언스(Art And Science)’라고 부르는 캐딜락의 디자인 철학이 점차 진화하는 느낌이 든다. 사실 오랜 시간에 걸쳐 전통을 쌓으면서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세련됨을 간직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미 많은 브랜드가 실패했다. 그런데 캐딜락은 이를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아직까지는.


9.jpg


캐딜락 XT5는 6580만원부터 7480만원이다. 최고급 모델인 플래티넘 모델만 7천만원대고 나머지는 모두 6천만원대다. 고급 브랜드의 동급 모델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3.6리터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으로만 꾸려져 복합기준 공인 연비가 8.9km/l에 그쳤지만 솔직한 반응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렇게 세련됐는데 사륜구동 시스템도 발군이다. 특별한 단점보다는 분명한 장점이 좀 더 많아 보인다.


>>> 알립니다. 위 시승 영상 중 편의장치 설명에 다소 오류가 있어 바로 잡습니다. 6,580만원 기본 (프리미엄) 모델 (앞 차와 거리를 감지해 자동으로 속도를 올리고 내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 및 (전방 장애물을 감지애 자동으로 멈추는) 긴급 제동 시스템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혼동을 드려 죄송합니다.


10.JPG


>>> 캐딜락 XT5의 제원표

11.png


>>> 각각의 설명이 더해진 73장의 사진으로 엮은 '캐딜락 XT5' 사진 모음


>>> 캐딜락 XT5 급가속 영상



fixed@carmedia.co.kr
Copyrightⓒ 자동차전문매체 《카미디어》 www.carmedia.co.kr

List of Articles

“잘 만들었다”, BMW 신형 5시리즈

  • 등록일: 2017-02-23

【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신형 5시리즈를 시승했다. 시승 느낌을 한 마디로 풀면 “잘 만들었다”다. 두 마디로 풀자면 “잘 만들었다. 망설이지 않고 사면 된다”고, 세 마디로 풀면 “잘 만들었고, 반자율주행까지 기본이니, 망설이지 말고 사라”다. 아래는 신형 5시리즈의 신차발표회를 취재하고 3시간 가량 시승한 15분 ...

서킷에서 만난 ‘안전’, 볼보 S60 폴스타

  • 등록일: 2017-02-23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서킷 주행은 한 마디로 '한계 체험'이다. 모두가 미끄러지기 일보 직전까지 몰아붙이며 날을 세운다. 차가 버틸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나가는 셈인데, 여기서 조금만 욕심을 내면, 앞이나 뒤가 미끄러지기도 한다. 즉 ‘안전’과는 동떨어진 영역이다. 그런데 볼보는 서킷에서...

호방하지만 괜찮아! 북기은상 켄보 600

  • 등록일: 2017-02-17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호방하다’는 건, 작은 일에 거리낌 없이 대범하다는 뜻이다. 켄보 600은 호방했다. 속 시원한 가격과 널찍한 차체는 대범했고, 마무리나 소재엔 거리낌이 없었다. ‘디테일’에 주목하는 우리나라나 일본의 ‘세심함’과는 다른 자세다. 그 차이를 <카미디어> 장진택 기자가 아래 영상으로 설명...

티내지 않는 매력,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 등록일: 2017-02-17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속을 뻔했다. 도심 연비가 리터당 19.5km나 된다고 해서 높은 효율만 기대했는데 아니었다. 잘 달린다. 가속감이 발군이다. 동급 하이브리드 모델 중 가장 시원한 가속 성능을 보여준다. 그런데 그 보다 먼저 속을 뻔했던 건 외모다. 처음 보고선 하이브리드 모델이...

유럽을 위한 유럽에 의한 SUV, 포드 쿠가

  • 등록일: 2017-02-16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쿠가의 미국적 특징은 단 하나, 포드 엠블렘 뿐이다. 이것만 떼면 이 차는 완벽한 유럽 차다. 단아한 생김새, 꾸밈없는 실내, 탄탄한 주행감까지, 이 차는 유럽차의 성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유럽 색채가 짙은 이유는 간단하다. 유럽 포드가 개발하고, 유럽 포드가 생산하는 유럽 SUV이기...

푸조 2008 SUV, 이름에 'SUV' 넣은 이유는?

  • 등록일: 2017-02-14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자동차 이름에 SUV가 붙은 걸 본 적이 있었나? 수식어 쓴 적은 많지만, 차 이름에 SUV를 쓰는 건 흔치 않다. 그래서 2008의 바뀐 이름, '2008 SUV'가 신기하게 들렸는지 모른다. 안 그대도 수입차 대표 소형 SUV인데, 굳이 이름에 SUV를 올렸다. 왜 그랬을까? 누가 SUV 아니라고 했...

쉐보레 신형 크루즈의 '잘잘못'

  • 등록일: 2017-02-09

【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잘잘못을 가릴 필요가 있다. 쉐보레 신형 크루즈는 잘 달리지만, 편의장치에 인색한 건 잘못했다. 분명 잘 만든 차인데,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 느낌이다. 든든한 골격에 팽팽한 서스펜션, 힘차고 꼼꼼한 파워트레인도 좋지만, 앞좌석 통풍시트, 뒷좌석 열선, 뒷좌석 송풍구, 제논헤드램...

기아 신형 모닝, ‘급가속’이 아쉬워!

  • 등록일: 2017-02-07

【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기아 신형 모닝을 시승했다. 아쉬운 부분이 보이긴 하지만, ‘경차’라는 걸 생각하면 전반적으로 잘 만들었다. 깔끔하고 단정하게 잘 만들었고, 편의장치나 안전장치도 기대 이상이다. ‘경차’라는 크기 제한에도 불구하고 실내 공간까지 잘 뽑아냈지만, ‘엔진 파워’가 덜미를 잡는다. 998cc...

운전을 ‘오락’으로, BMW M2

  • 등록일: 2017-02-02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일단 사과부터 해야 할 것 같다. M2를 시승하는 이틀간 도로를 우렁차게 누비고 다녔다. 운전하는 동안은 신났지만, 밖에서 볼 땐 쩌렁쩌렁한 배기음과 약삭빠른 움직임이 ‘폭주족’처럼 꼴불견이었을 게 분명하다. 다만 이해는 해주길 바란다. 이 차를 타고 달리지 않는 건, 생일날 생일 아...

기대를 추월한 매력, 재규어 F-페이스

  • 등록일: 2017-02-01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허허, 재규어의 SUV라….” 포르쉐와 벤틀리도 SUV를 만들고 람보르기니와 롤스로이스도 SUV를 만들려 하는 마당에, 재규어가 SUV를 만들었다고 어색해서 하는 말은 아니다. 누구보다 레이싱 전통을 자랑스러워하고 순수한 주행 쾌감을 추구하는 재규어라서, 지구에서 SUV를 가장 잘 ...

2.4톤짜리 '경쾌함', 메르세데스-벤츠 GLE 쿠페

  • 등록일: 2017-01-31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자존심 상했겠지만, 벤츠는 BMW의 성공을 인정한 꼴이 됐다. ‘SUV+쿠페’라는 새 장르를 개척한 X6의 뒤를 따랐기 때문. 벤츠는 GLE 쿠페를 통해 X6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다만, 마냥 뒤따르기만 하진 않았다. 벤츠만의 방식으로 쿠페형 SUV의 또 다른 매력을 제시했다. SUV의 여유로운 감...

추위까지 잊은 낭만,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 등록일: 2017-01-25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처음엔 두 귀를 의심했다. 눈이 펑펑 내린 후, 곳곳에 한파경보까지 내려진 요즘, 오픈카를 시승하라니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어이없는 상황은 현실이 됐고, 혹독하게 추웠던 지난날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을 만났다. 덕분에 눈 위를 오픈카로 달리는 기가 막힌 ‘호사’를 누...

마성의 이탈리아 신사, 마세라티 르반떼 S

  • 등록일: 2017-01-25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마세라티 르반떼 S는 이탈리아 신사다. 일견 멋쟁이다. 실내도 무척 신사적이다. 붉은 가죽 사이로 고급 신사복 원단을 깔아 한껏 멋을 부렸다. 약간의 허세도 있다. V6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으로 마치 V8 엔진 같은 배기음을 내려고 한다. 물론 V8 엔진 보다 조금 약하고 자연흡기보...

'5세대' 쌍용 코란도C 타봤더니..."싱거운 진화"

  • 등록일: 2017-01-17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신형 코란도 C는 5세대라는 게 쌍용차의 주장이다. 솔직히 이걸 세대변경이라고 봐야할 지는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부분변경이라 변역하는 페이스 리프트(Face Lift)에는 외관을 좀 더 보기 좋게 수정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신형 코란도 C의 변화가 딱 그 정도다, 일반적인 부분변...

캐딜락 CT6 VS 제네시스 EQ900, ‘비교체험 극과 극’

  • 등록일: 2017-01-11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비교시승’이란 건 비슷한 차들끼리 하는 거다. 캐딜락 CT6와 제네시스 EQ900은 가격으로 보나 제원으로 보나 비슷하다. 그런데 막상 붙여보니, 결과는 완전 ‘딴판’이었다. 두 차는 비슷한 급의 차가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 그 ‘끝’을 보여줬다. 그 차이를 장진택 기자가 아래 22분짜리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