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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늠름하고 다부진 얼굴이지만 등산가의 모험심 보다는 기업가의 책임감이 느껴진다. 캐딜락 XT5가 그렇다. 단호하게 쭉쭉 그어진 직선에는 힘이 넘친다. 그러나 메르세데스 벤츠 G클래스나 랜드로버 디펜더 같은 험로주행차의 분위기는 아니다. 세련된 도시인의 느낌이다. 그런데 사륜구동 시스템이 발군이다. 겉과 속이 다른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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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5에는 보그워너와 함께 개발한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이 들어간다. 핵심은 트윈 클러치다. 양쪽 뒷바퀴에 각각 클러치가 있어 필요하면 뒷바퀴 둘 중 한 쪽으로 거의 100%의 토크를 보내줄 수 있다. 앞바퀴로도 100%의 토크를 전달할 수 있다. 즉 나머지 세 바퀴가 접지력을 잃더라도 한 바퀴의 구동력으로 험로를 빠져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선지 앞뒤를 막론하고 딱 한 바퀴에만 접지력이 남아있는 상황을 가정한 <카미디어>의 사륜구동 테스트를 아무렇지도 않게 빠져나왔다. 등산가의 열정을 품은 빌딩 숲의 모험가랄까? 아래는 캐딜락 XT5의 시승 영상이다. 사륜구동 테스트는 4분30초 부근부터 시작된다.


>>> 캐딜락 XT5 영상 시승기



힘찬 사륜구동만 인상적인 건 아니다. 힘만 센 게 아니라 완급 조절에 능한 깍쟁이다. 상황에 따라 한 바퀴에만 모든 힘을 몰아주는 것처럼, 큰 힘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 엔진도 6개의 실린더 중 4개만 사용할 줄 안다. 이를테면 V6 3.6리터 엔진을 4기통 2.4리터 엔진으로 줄여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캐딜락에서는 이를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Active Fuel Management System)이라고 부른다. 짧은 시승 중에는 연비가 개선된다고 확신할 수 없었지만 장기간 운행한다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 가변 실린더 엔진의 연비 개선율은 통상 5% 정도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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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런 식의 가변 실린더 엔진은 일부 실린더만 가동될 때 소음이 있기 마련인데 별다른 소음을 들을 수 없었다. 반면 항속으로 주행하다 급가속을 하면 마치 터보 엔진처럼 출력이 한 순간 쭉 올라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어쩌면 4기통에서 6기통으로 넘어가는 순간의 느낌일 수도 있겠다. 전에도 가변 실린더 엔진을 품은 자동차를 운전한 적이 있긴 했는데 분명 그때와는 좀 다른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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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력은 좋다. 캐딜락에 따르면 정지상태에서 시속 97km까지 가속하는데 6.6초 걸린다. 이 정도면 매우 호쾌한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 느낌은 기대보다 조금 얌전하다. 차 자체가 2톤이 약간 넘을 만큼 육중한데다 안정감을 추구하는 달리기 성향 때문이다. 그래도 자연흡기엔진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과 자연스럽게 뿜어지는 출력은 정말 매력적이다. 이제 터보 엔진의 급작스런 반응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졌지만 자연흡기엔진의 자연스런 반응은 몰아보면 역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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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바퀴에 5개의 링크가 연결된 서스펜션이 연결돼 있고 상황에 따라 감쇠력을 조절하는 ZF제 가변형 댐퍼가 들어갔지만 SUV는 SUV다. 한계를 공략하는 차는 아니다. 물론 스포티한 면도 놓지 않으려는 성향이 느껴지고 차체 자체의 접지력도 SUV 치고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SUV는 편하고 안락하게 가족을 태우고 안정적으로 잘 달리면 된다. 기본적으로 골격이 튼튼해 조향감이 좋고 안정적이며 조용한 편이다. 도심형 SUV로서 이 정도면 충분히 기본 이상이다. 사실 XT란 이름도 ‘크로스오버 투어링(Crossover Touring)’을 의미한다. 이름에 걸맞은 세팅이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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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도 가족을 태우기에 넉넉하고 편안하다. 전신인 SRX에 비해 길이는 35mm 짧아졌지만 휠베이스는 50mm 더 늘었다. 덕분에 뒷좌석 무릎 공간이 무려 80mm 이상 넓어졌다. 높이도 40mm 올려 머리 위까지 여유롭다. 플랫폼부터 다른 신형의 합리적인 변신이다. 심지어 무게도 60kg이나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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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는 떨어졌지만 고급감은 올라갔다. 세로로 뻗은 선이 많아 긴장감을 자아내던 SRX의 실내는 솔직히 별로였다. 그런데 XT5는 내 마음을 알아챘는지 가로로 넓게 뻗은 형상으로 바뀌었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훨씬 안정적이고 고급스럽게 느껴졌다. 글로브박스 위쪽을 서로 다른 소재와 형상으로 층층이 쌓아올린 디자인도 마음에 든다. 자칫 휑할 뻔했던 공간을 재치있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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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무엇보다 좋은 건 겉모습이다. 분명히 달라졌고 멋있어졌다. 그런데 누가 봐도 여전히 캐딜락이다. ‘아트 앤드 사이언스(Art And Science)’라고 부르는 캐딜락의 디자인 철학이 점차 진화하는 느낌이 든다. 사실 오랜 시간에 걸쳐 전통을 쌓으면서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세련됨을 간직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미 많은 브랜드가 실패했다. 그런데 캐딜락은 이를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아직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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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XT5는 6580만원부터 7480만원이다. 최고급 모델인 플래티넘 모델만 7천만원대고 나머지는 모두 6천만원대다. 고급 브랜드의 동급 모델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3.6리터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으로만 꾸려져 복합기준 공인 연비가 8.9km/l에 그쳤지만 솔직한 반응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렇게 세련됐는데 사륜구동 시스템도 발군이다. 특별한 단점보다는 분명한 장점이 좀 더 많아 보인다.


>>> 알립니다. 위 시승 영상 중 편의장치 설명에 다소 오류가 있어 바로 잡습니다. 6,580만원 기본 (프리미엄) 모델 (앞 차와 거리를 감지해 자동으로 속도를 올리고 내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 및 (전방 장애물을 감지애 자동으로 멈추는) 긴급 제동 시스템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혼동을 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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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딜락 XT5의 제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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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각의 설명이 더해진 73장의 사진으로 엮은 '캐딜락 XT5' 사진 모음


>>> 캐딜락 XT5 급가속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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