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디어>즐겨찾기
copy : http://www.carmedia.co.kr/rtd/429821

0021.JPG


【홍천(강원도)=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신형 그랜저를 2시간 남짓 타본 소감은 “잘 만들었다”다. “잘 만들었다”고 말 하는 게 좀 그랬지만, 잘 만든 건 어쩔 수 없다. 수 천 명이 머리 싸매고, 수 십 개월 동안 만든 차다. 단 2시간에 (그것도 직접 운전한 시간은 절반) 발가벗겨 뒤집을 생각을 한 것부터 무리였다. 오늘 잠깐이나마 몰아본 신형 그랜저는 딱히 흠 잡을 곳 없었다. 앞으로도 부디 흠 잡을 일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미국서 커넥팅 로드 부러졌다(지만 한국엔 문제 없다)는 세타2 엔진도 들어갔고, 엔진오일 불어난다(지만 별 일 없다고 하)는 R엔진도 들어갔다. 부디 아무 일 없기를 바란다. 아래는 오늘 시승회 중 찍은 2시간짜리 시승 영상이다. “잘 만들었다”는 얘기가 대부분이다. 미안하다. 이래저래 부족했서...



‘부패방지법(김영란법)’이 생긴 이후 시승 풍경이 달라졌다. 예전엔 개별적으로 빌려 시승한 후 갖다 줬지만, 당분간 자동차 회사의 가이드 라인에 맞춰 시승하는 방법 밖에 없다. 자동차 회사들도 나라에서 정한 범위 내에서 시승차를 운영한다. 모든 매체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어야 하니, 시승 시간을 대폭 줄여 ‘일괄적으로’ 운영하는 게 보통이다. 그 결과 2시간 짜리 시승에 만족하며 영상도 찍고, 사진도 찍고, 달리고, 느끼고, 고민도 하고, 질문하고, 답도 듣는, 매우 밀도 높은 시간이 흘러간다.


0023.jpg


자동차 회사에서 정한 코스를 따라 2시간 정도 타본 후 차를 판단할 능력은 없다. 그래서 “잘 만들었다”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루-이틀 정도 시간이 주어져야 다른 차와 비교도 하고, 서킷에 가서 격하게 돌려보고, 장비를 동원해 측정할 수 있겠지만, 우리에겐 딱 두 시간이 전부였다. 무리수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법은 지키라고 있는 거니까…


0024.jpg


아무튼, 2시간 동안 합법적으로 몰아본 신형 그랜저는 전반적으로 잘 만들었다. 이전 그랜저보다 단단하고 팽팽하며 역동적으로 바뀌면서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혹자들은 ‘그랜저다운’ 느긋한 승차감이 사라졌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형 그랜저는 예전의 그랜저가 아니다. 예전엔 그랜저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차였지만, 지금은 사회 초년생도 그랜저를 산다. 신형 그랜저를 사전에 예약한 2만7천여 명의 고객 중 30~40대의 비중이 이전에 비해 7% 상승(이전 모델은 41%, 신형은 48%)했다고 한다. 시장이 바뀌고, 고객이 바뀌고, 그래서 차의 성격이 바뀐 걸로 보는 게 옳겠다.


시승 중 가장 인상적인었던 건 과속방지턱 넘어가는 실력이었다. 제네시스 EQ900 때부터 과속방지턱 넘는 기술을 연구하더니, 여기서 뭔가 통달한 것 같다. 신형 그랜저는 과속방지턱을 넘자 마자 (예전에는 앞이 푹 주저 앉았지만) 서스펜션이 든든하게 받쳐주면서 의연하게 통과했다. 차체 강성도 좋아졌고, 차체의 진동을 바로 잡는 능력도 좋아져서 전반적으로 ‘좋은 차’로 진화했다.


0022.JPG


다만 운전대 바로 밑에 파워스티어링 모터를 넣은 ‘전자식 파워스티어링’은 다소 찜찜했다. 핸들링에 무슨 문제가 있었던 아니지만, 이 정도 세단이면 (원가가 좀 늘어나더라도) 바퀴 쪽에 전동 모터를 달아 줬으면 했다. 원가가 어느 정도 차이나는지는 모르겠지만, 운전대 밑에 모터를 붙인 것보다는 바퀴 쪽에 모터를 붙이는 게 구조적으로 더 우월한 세팅이다.


시승차는 신형 그랜저 중 최고급 모델인 ‘3.0 가솔린 익스클루시브 스페셜’에 파노라마 썬루프, 헤드업 디스플레이, 스마트 센스 패키지(긴급 제동 장치, 스마트크루즈콘트롤, 조향보조시스템, 진동경고 스티어링휠 등), JBL 사운드, 나파가죽시트, 스웨이드 내장재 등이 모두 들어간 4,505만원짜리다. 이 정도면 닛산 알티마 3.5(3,880만원)를 사고도 남는 돈이다. 물론, 신형 그랜저가 더 크고 더 넓으면서 뭔가 더 들어가긴 했지만, 국산 전륜구동 세단이 4천505만원이라는 게 사뭇 놀랍다. 


대부분의 시승 느낌은 시승 영상에서 대부분 얘기했으므로, 따로 글로 풀어내진 않겠다. 디자인에 관한 리뷰 역시 사흘 전 신차발표회 영상에서 모두 풀어냈으므로 따로 얘기하진 않았다. 당시 찍었던 디자인 리뷰 영상은 아래 있다.


 
신형 그랜저는 구형에 비해 평균 강도가 34% 증가했고, 철판을 뜨겁데 데워 성형하는 ‘핫스탬핑’ 적용 철판도 3배 이상 늘렸다고 한다. 또한 골격의 충실도를 높이는 구조용접착제 사용도 9.8배 늘렸다고 한다. 차체가 좋아지면 잘 달리고, 잘 서고, 잘 덜고, 조용히 달리는 등의 ‘기본기’가 두루 좋아진다. 2시간 동안 공공도로에서 경험한 신형 그랜저는 일단 잘 만들었다. 부디 5만, 10만, 20만 km를 달려도 아무 일 없이 잘 달려주길 바라며, '많이 부족한’2시간 시승기를 마친다. 조만간 신형 그랜저를 넉넉하게 빌려 다채로운 얘기를 풀어놓을 수 있기를 고대한다.


>>> 현대 신형 그랜저(IG) 3.0 가솔린 모델의 급가속 영상


jt@carmedia.co.kr
Copyrightⓒ 자동차전문매체 《카미디어》 www.carmedia.co.kr

List of Articles

제네시스 G70, "고급스럽지만 싱겁다"

  • 등록일: 2017-09-21

【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제네시스 G70을 대략 40분 정도 시승했다. 압도적인 외모를 보고 잔뜩 기대했는데, 달리는 느낌은 다소 싱겁다. 스포츠 모드로 바꿔도 스포티하기 보다는 그저 '힘 좋은 고급차'다. 아래는 어제 행사에서 찍은 '시승 영상'이다. 직접 운전한 시간이 40분 정도에 불과해서 내용이 다소 부...

운전 아닌 '게임'... 렉서스 LC500

  • 등록일: 2017-09-18

▲ 렉서스 LC500 【용인(경기도) = 카미디어】 김민겸 기자 = LC500은 편하면서 빨랐다. 그리고 재미있고 즐거웠다. 콘셉트카의 모습 그대로 만들어진 LC500은, 보는 재미와 타는 재미를 모두 갖춘 차였다. 운전이 아니라 '게임'을 하는 기분이 들게 했다. 지난 15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렉서스 LC500의 시승 행사가 ...

가솔린 엔진 넣은 QM6, 조용하지만 힘 부족

  • 등록일: 2017-09-10

▲ 르노삼성 'QM6 가솔린' 【카미디어】 김민겸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가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 QM6'를 내놨다. SM6에 들어갔던 2리터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넣은 것이다. 디젤을 가솔린으로 바꾸면서 소음과 진동을 잡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하체도 부드럽게 다듬으면서 승차감까지 살렸다. 인천 송도에서 르노삼성 ...

잘 생긴 '프리우스 프라임'...보기 힘든 이유?

  • 등록일: 2017-09-05

▲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프리우스 프라임 【카미디어】 김민겸 기자 = 프리우스 프라임은 잘 생겼다. 그냥 프리우스는 '못 생겼'는데, 프리우스 프라임은 잘 생겼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게다가 이 차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이하 PHEV)다. 하이브리드 차로도 쓸 수 있고, 전기차로도 쓸 수 있는...

레인지로버 벨라의 '별난' 가격, 이유는?

  • 등록일: 2017-08-23

▲ 레인지로버 벨라 【카미디어】 김민겸 기자 = 랜드로버에서 중형 SUV 쿠페, 레인지로버 벨라를 출시했다. 레인지로버 벨라는 여러모로 별나다. 일단 '별나게' 멋지다. 디자이너가 '작정하고' 잔뜩 멋을 부려 디자인한 차다. 여기도 멋, 저기도 멋이다. 실용적인 멋은 거의 없는, '폼생폼사' SUV다. 여기에 아주 별난 가...

영화〈택시운전사〉에 나온 '브리사' 타봤더니

  • 등록일: 2017-08-02

【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오늘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에 나오는 택시를 타봤다. 송강호(김만섭 역)가 몰았던 브리사 택시와 유해진(황태술 역)이 몰았던 포니 택시를 직접 타 본 것이다. 영화 소품용 택시라서 개조된 부분이 꽤 많다. 아래는 <택시운전사>를 위해 개조된 브리사와 포니를 직접 둘러본 영상으로,...

혼다의 '희생번트', 올 뉴 시빅

  • 등록일: 2017-07-11

【카미디어】 김민겸 기자 = 혼다 시빅이 돌아왔다. 2년 만의 (한국 시장) 컴백인데, 분위기가 별로다. 3,060만원이라는 가격표 때문이다. 예전 시빅은 '2천만원대 질 좋은 수입차'로 주목을 받았는데, 신형은 나오자마자 '비싸다'는 얘기부터 듣고 있다. 시승 내내 '진정 3,060만원의 가치가 있을까?' 되뇌었지만, 답을 ...

강하고 거친 꼬마,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

  • 등록일: 2017-06-30

【카미디어】김민겸 인턴기자 = 지난달 국내에 모습을 드러낸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 지프의 막내 레니게이드를 기본으로 제작한 레니게이드 끝판왕이 바로 트레일호크다. 트레일호크는 트레일(Trail: 오솔길)에 호크(Hawk: 매)를 합쳐 만든 이름이다. '험로를 누비는 매'라는 뜻. 따라서 트레일호크는 강하고 거친 이미...

쌍용 G4 렉스턴의 '정통'과 '올드' 사이

  • 등록일: 2017-06-09

【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쌍용자동차는 3년 반 동안 3천8백억 원을 들여 'G4 렉스턴'을 개발했다. 2001년 렉스턴을 선보인 이후 16년 만에 '렉스턴'이라는 이름을 살린 '정통 SUV'를 만들어낸 것이다. 겉과 속을 모두 바꾼 '완전' 신모델로, 덩치를 키우고 첨단 편의 장치를 더해 크고 고급스러운 SUV를 찾는 중-장...

기아 스팅어 단점은 하나...소리가 소심해!

  • 등록일: 2017-06-08

【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기아 스팅어 '풀-옵션'을 시승했다. 무척 잘 만들었다. 국산차 중 가장 안정감이 좋고, 경쾌한 가속이나 코너링, 제동 등이 두루 뛰어나다. 경쟁 모델이라고 주장하는 'BMW 4시리즈 그란 쿠페', '아우디 A5 스포트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것 같다. 조만간 세 차를 한 자리에 두고 ...

새 바람 일으킨 '사자', 푸조 3008 SUV

  • 등록일: 2017-04-17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모든 차가 '독일화' 되어가는 요즘, 이차는 "이런 방법도 있다"며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주류를 거스르는 흐름은 '별종' 취급받기 마련이지만, 3008 SUV(이하 3008)는 허무맹랑하지 않다. 치밀한 만듦새로 새로움을 수긍하게 한다. 조만간 남 쫓기 급...

전기차-하이브리드 변신! 프리우스 프라임

  • 등록일: 2017-04-12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마치 변신할 것처럼 생겼다. 프리우스 프라임의 도전적인 스타일은 어릴 적 봤던 변신 로봇을 연상케 한다. 그런데 이 차는 실제로 변신한다.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로, 하이브리드에서 전기차로 버튼 하나로 두 가지 성격을 오간다. 물론 어중간하게 바뀌면 '변신'이 아니다. 전기차(EV) 모...

오늘 만난 미래! 쉐보레 볼트 EV

  • 등록일: 2017-04-08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처음부터 뭔가 대단한 걸 기대하진 않았다. 전기차를 처음 타보는 것도 아니고. 물론 쉐보레 볼트가 꽤 내세울만한 데서 몇 번이나 상을 받았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볼트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383km나 되는 주행가능거리와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다. “탄탄한 골격과 수준급의...

티내지 않는 기술,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 등록일: 2017-04-07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휠 이외에는 손대지 않았습니다.” 시승에 앞서 진행된 제품 설명 자리에서 현대차 중대형 총괄 PM 박상현 이사의 말이다. 실제로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그냥 그랜저와 겉모습이 거의 같다. 정말, 휠만 다르다. 박 이사는 “기획 단계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의 디자인...

손에 잡힐 듯한 V6, 르노삼성 SM7 2.5

  • 등록일: 2017-04-06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6기통 좋은 걸 누가 모르랴. 부드럽고 조용하고 소리 좋고... 6기통엔 4기통으론 느낄 수 없는 '감성'이 있다. 그런데 여전히 너무 멀다. 한때 6기통 중형차가 대중화를 이끌기도 했지만, '다운사이징' 바람에 또 저만치 달아나버렸다. 이제 SM7 2.5가 우리가 즐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V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