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디어>즐겨찾기
copy : http://www.carmedia.co.kr/rtd/400700

비머1.jpg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3시리즈를 깎아내리는 전문가는 없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만난 모든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3시리즈를 추켜세웠다. 심지어 경쟁사의 엔지니어들까지 3시리즈 같은 차를 만들고 싶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이런 3시리즈를 (매우 늦었지만) 드디어 타봤다. 제주도에서 1박 2일 동안 만난 3시리즈는 ‘...’으로 시작해서 ‘?’가 됐다가 ‘!’로 끝났다.

비머3.jpg
비머12.jpg

자동차 디자인을 공부한 기자에게 3시리즈는 익숙하다. 세단을 그릴 때 보통 3시리즈의 비율을 참고했기 때문이다. 앞쪽 오버행은 짧게, 그리고 앞 유리창은 뒤쪽으로 당겨서 그렸다. 이렇게 그려야 스케치에서 당장이라도 튀어나갈 듯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이는 전형적인 후륜구동 세단의 특징인데, 3시리즈는 특히 이런 특징이 두드러진다. 3시리즈의 스타일이 경쟁차보다 역동적인 이유 중 하나다.  

비머4.jpg

반면 역동적인 겉모습에 비해 실내는 덤덤하다. 재규어 XE처럼 '섹시'하지도, 벤츠 C클래스처럼 화려하지도 않다. 그저 BMW답게 적당한 재질로 차분하게 만들었다. 대시보드 위를 가죽으로 덮거나 나무 장식을 넣는 등의 꾸밈은 전혀 없다. 어차피 3시리즈의 실내에서 봐야 할 건 실내가 아니다. 3시리즈는 운전석에 앉아 가죽 같은 소재가 아닌 계기반과 기다란 보닛을 보는 차다.

비머5.jpg
  ▲ 320d M 스포츠의 2.0리터 디젤 엔진. 190마력(4,000rpm)의 최고출력과 40.8kg.m(1,750rpm~2,500rpm)의 최대토크를 낸다.

시동을 걸어 긴 보닛 아래 2.0 리터 디젤 엔진을 깨운다. 공회전 할 때의 소음과 진동은 독일차답다. 굵직한 저음이 낮게 깔리며, 묵직하게 움직인다. 서서히 속도를 높이면, 1,750rpm에서부터 나오는 40.8kg.m의 토크가 여유롭게 차를 밀어준다. 저속에서 밀어주는 힘이 좋아, 가속페달을 많이 밟지 않아도 된다.

비머9.jpg

본격적으로 가속 페달에 힘을 주자, 제법 빠르게 속도를 높인다. 그런데 빠르게 올라가는 속도계에 비해 가속감이 호쾌하지는 않다. 호쾌한 느낌을 받으려면 약간의 ‘불안함’이 섞여야 하는데, 불안함을 느끼기엔 출력에 비해 차체가 너무 안정적이었다. 그래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고 있을 때에도 언제든지 ‘제어’할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시승차인 '320d M 스포츠'엔 190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는 2.0리터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7.2초며, 최고속도는 시속 230km다.

비머7.jpg

3시리즈가 찬양받는 건 핸들링(운전대를 돌리는 감각)과 코너링이다. 이 특유의 감각은 저속에서도 잘 느껴진다. 긴 보닛을 지나 운전석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앞바퀴 덕분에 운전대를 돌리는 감각이 독특하다. 과장을 좀 보태면 현대 아반떼의 뒷좌석에서 운전대를 돌리는 것 같다. 앞바퀴와 운전대가 멀어서, 방향을 급격하게 틀어도 운전자는 휘청이지 않고 차분하게 따라가는 느낌이다. 물론 처음의 어색했던 감각은 조금만 타다 보면 금세 익숙해진다.

비머6.jpg

굽잇길에 접어들며 빠른 주행을 시작했다. 명성의 3시리즈답게 코너에서 앞쪽이 재빠르게 방향을 꺾고, 뒤쪽이 차분히 쫓아간다. 서스펜션은 한쪽으로 갑자기 무게가 실리는 상황에서 민첩하게 차체를 지탱한다. 뒤쪽이 흐르기 쉬운 좌우 코너가 연속되는 상황에서도 바닥을 쉽게 놓치지 않았다.

비머8.jpg

주행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바꾸면 더 화끈하게 달릴 수 있다. 전자 제어장치의 개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드리프트’도 가능하다. 굽잇길에서 빠른 속도로 운전대를 꺾고 가속페달을 밟으니, 뒤쪽이 여지없이 바깥으로 흐른다. 바로 운전대를 반대로 꺾자, 재빠르게 자세를 추스른다. 5:5에 가까운 무게 배분과 든든한 강성 덕분에 미끄러지는 상황에서조차 3시리즈는 안정적이었다.

비머10.jpg

이토록 잘 달리는 3시리즈지만, 힘을 빼면, GT(장거리 여행용 자동차)처럼 편안하게 바뀐다. 주행모드를 ‘컴포트’로 바꾸면, 신경질적이었던 변속기는 나긋나긋하게 성질을 죽이고, 팽팽한 서스펜션은 잔진동을 효과적으로 걸러낸다. 디젤 엔진이 들어가, 연비도 좋기 때문에 가족용 세단으로도 손색없다. 일상을 아우르는 스포츠 세단 다운 모습이다. 참고로 320d의 연비는 리터당 16.6km(도심 14.9km/L, 고속 19.4km/L)다.

비머11.jpg
  ▲ 3시리즈의 가격은 4,650만원~5,590만원이며, 시승차인 320d M 스포츠의 가격은 5,440만원이다.

3시리즈는 타면 탈수록 빠져들었다. 처음엔 눈에 익은 겉모습과 덤덤한 실내에 별 감흥을 못 느꼈지만, 달리면서 서서히 매료됐고, 좋은 만듦새에 빠져들었다. 솔직히 ‘갖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그래서 미안하게도 시승기가 칭찬 일색이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극찬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 각각의 설명이 더해진 69장의 사진으로 엮은 'BMW 320d M 스포츠' 사진 모음


yjs@carmedia.co.kr
Copyrightⓒ 자동차전문매체 《카미디어》 www.carmedia.co.kr
List of Articles

혼다 '희생번트', 올 뉴 시빅

  • 등록일: 2017-07-11

【카미디어】 김민겸 기자 = 혼다 시빅이 돌아왔다. 2년 만의 (한국 시장) 컴백인데, 분위기가 별로다. 3,060만원이라는 가격표 때문이다. 예전 시빅은 '2천만원대 질 좋은 수입차'로 주목을 받았는데, 신형은 나오자마자 '비싸다'는 얘기부터 듣고 있다. 시승 내내 '진정 3,060만원의 가치가 있을까?' 되뇌었지만, 답을 ...

강하고 거친 꼬마,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

  • 등록일: 2017-06-30

【카미디어】김민겸 인턴기자 = 지난달 국내에 모습을 드러낸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 지프의 막내 레니게이드를 기본으로 제작한 레니게이드 끝판왕이 바로 트레일호크다. 트레일호크는 트레일(Trail: 오솔길)에 호크(Hawk: 매)를 합쳐 만든 이름이다. '험로를 누비는 매'라는 뜻. 따라서 트레일호크는 강하고 거친 이미...

쌍용 G4 렉스턴의 '정통'과 '올드' 사이

  • 등록일: 2017-06-09

【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쌍용자동차는 3년 반 동안 3천8백억 원을 들여 'G4 렉스턴'을 개발했다. 2001년 렉스턴을 선보인 이후 16년 만에 '렉스턴'이라는 이름을 살린 '정통 SUV'를 만들어낸 것이다. 겉과 속을 모두 바꾼 '완전' 신모델로, 덩치를 키우고 첨단 편의 장치를 더해 크고 고급스러운 SUV를 찾는 중-장...

기아 스팅어 단점은 하나...소리가 소심해!

  • 등록일: 2017-06-08

【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기아 스팅어 '풀-옵션'을 시승했다. 무척 잘 만들었다. 국산차 중 가장 안정감이 좋고, 경쾌한 가속이나 코너링, 제동 등이 두루 뛰어나다. 경쟁 모델이라고 주장하는 'BMW 4시리즈 그란 쿠페', '아우디 A5 스포트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것 같다. 조만간 세 차를 한 자리에 두고 ...

새 바람 일으킨 '사자', 푸조 3008 SUV

  • 등록일: 2017-04-17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모든 차가 '독일화' 되어가는 요즘, 이차는 "이런 방법도 있다"며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주류를 거스르는 흐름은 '별종' 취급받기 마련이지만, 3008 SUV(이하 3008)는 허무맹랑하지 않다. 치밀한 만듦새로 새로움을 수긍하게 한다. 조만간 남 쫓기 급...

전기차-하이브리드 변신! 프리우스 프라임

  • 등록일: 2017-04-12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마치 변신할 것처럼 생겼다. 프리우스 프라임의 도전적인 스타일은 어릴 적 봤던 변신 로봇을 연상케 한다. 그런데 이 차는 실제로 변신한다.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로, 하이브리드에서 전기차로 버튼 하나로 두 가지 성격을 오간다. 물론 어중간하게 바뀌면 '변신'이 아니다. 전기차(EV) 모...

오늘 만난 미래! 쉐보레 볼트 EV

  • 등록일: 2017-04-08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처음부터 뭔가 대단한 걸 기대하진 않았다. 전기차를 처음 타보는 것도 아니고. 물론 쉐보레 볼트가 꽤 내세울만한 데서 몇 번이나 상을 받았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볼트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383km나 되는 주행가능거리와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다. “탄탄한 골격과 수준급의...

티내지 않는 기술,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 등록일: 2017-04-07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휠 이외에는 손대지 않았습니다.” 시승에 앞서 진행된 제품 설명 자리에서 현대차 중대형 총괄 PM 박상현 이사의 말이다. 실제로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그냥 그랜저와 겉모습이 거의 같다. 정말, 휠만 다르다. 박 이사는 “기획 단계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의 디자인...

손에 잡힐 듯한 V6, 르노삼성 SM7 2.5

  • 등록일: 2017-04-06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6기통 좋은 걸 누가 모르랴. 부드럽고 조용하고 소리 좋고... 6기통엔 4기통으론 느낄 수 없는 '감성'이 있다. 그런데 여전히 너무 멀다. 한때 6기통 중형차가 대중화를 이끌기도 했지만, '다운사이징' 바람에 또 저만치 달아나버렸다. 이제 SM7 2.5가 우리가 즐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V6...

E클래스 ‘반자율주행’ 써보니...운전대 놓으면 ‘자동정지’

  • 등록일: 2017-03-24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에 대해 더 말할 게 있을까? 이미 수많은 시승기가 나와 있고 지난해에만 2만 대가 넘게 팔린 차다. 전 세대가 포함된 숫자이긴 하지만 2016년에만 총 2만2,463대가 출고됐으니 2만2,463명이 일종의 ‘장기 시승’ 중이란 얘기다. 장점과 단점이 이미 알려질 대...

잘 익었다! 볼보 크로스컨트리

  • 등록일: 2017-03-22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어제 나온 크로스컨트리를 오늘 바로 타봤다. 예상대로 잘 만들었다. 전 세계 자동차 회사 중 가장 터프한 왜건을 만들었던 회사답다. 20년 동안 든든한 왜건(형 SUV) 만들던 노하우로, 맛있고 푸짐하게 잘 익은 '크로스컨트리'를 만들었다. 운전대를 잡고 있으면 군침이 고일 정도로...

신형 크루즈, 주행 테스트 직접 해보니...

  • 등록일: 2017-03-22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오늘 시승기는 이전과 많이 다르다. 어쩌면 테스트 후기, 혹은 테스트에 대한 부연 설명 정도로 보면 되겠다. 그래서 "앉아 보니 부드럽다", "돌려보니 잘 돌더라"는 식의 '느낌' 얘기는 거의 없다. 대신 "초시계로 쟀더니 이렇게 나왔는데, 이 정도 수치면 이러저러한 수준"이라는...

벤츠 AMG S63 카브리올레의 ‘초과 달성’’

  • 등록일: 2017-03-15

【니스(프랑스)=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프랑스 남부, 니스 일대에서 메르세데스-AMG S63 카브리올레를 시승했다. 전반적인 느낌은 한 마디로 “말해 뭐해”다. 이 차는 그저 S클래스의 지붕을 걷어낸 게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4인승 카브리올레를 목표로 만들어졌다. 목표 달성을 쿠페 모델과 같은 무...

모든 삶은 고귀하다, 볼보 S90 D4 모멘텀

  • 등록일: 2017-03-10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세상에 고귀하지 않은 삶은 없다. 물론 사사로운 감정에 이끌려 "있다"고 대답하는 이도 있을 거다. 하지만 아니다. 생명의 가치는 훼손되거나 차별돼선 안 된다. 볼보도 이에 동의하는 것 같다. 어떤 생명도 가벼이 여기지 않으니 돈으로 안전을 차별하지 않았을 거다. 볼보는 가장 ...

’눈’이 즐거운 MPV,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 등록일: 2017-03-09

【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시승한 지 일주일이 지났건만,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이 차를 만난 후, 어떤 차를 타도 “답답하다”는 생각부터 먼저 든다. 꽉 막힌 천장엔 푸르른 하늘도 없고, 빛나는 야경도 없다. 그리고 낭만도 없다. 그랜드 C4 피카소는 운전대를 잡고 떠다니는 구름도 셀 수 있는 데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