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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3시리즈를 깎아내리는 전문가는 없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만난 모든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3시리즈를 추켜세웠다. 심지어 경쟁사의 엔지니어들까지 3시리즈 같은 차를 만들고 싶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이런 3시리즈를 (매우 늦었지만) 드디어 타봤다. 제주도에서 1박 2일 동안 만난 3시리즈는 ‘...’으로 시작해서 ‘?’가 됐다가 ‘!’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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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디자인을 공부한 기자에게 3시리즈는 익숙하다. 세단을 그릴 때 보통 3시리즈의 비율을 참고했기 때문이다. 앞쪽 오버행은 짧게, 그리고 앞 유리창은 뒤쪽으로 당겨서 그렸다. 이렇게 그려야 스케치에서 당장이라도 튀어나갈 듯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이는 전형적인 후륜구동 세단의 특징인데, 3시리즈는 특히 이런 특징이 두드러진다. 3시리즈의 스타일이 경쟁차보다 역동적인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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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역동적인 겉모습에 비해 실내는 덤덤하다. 재규어 XE처럼 '섹시'하지도, 벤츠 C클래스처럼 화려하지도 않다. 그저 BMW답게 적당한 재질로 차분하게 만들었다. 대시보드 위를 가죽으로 덮거나 나무 장식을 넣는 등의 꾸밈은 전혀 없다. 어차피 3시리즈의 실내에서 봐야 할 건 실내가 아니다. 3시리즈는 운전석에 앉아 가죽 같은 소재가 아닌 계기반과 기다란 보닛을 보는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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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20d M 스포츠의 2.0리터 디젤 엔진. 190마력(4,000rpm)의 최고출력과 40.8kg.m(1,750rpm~2,500rpm)의 최대토크를 낸다.

시동을 걸어 긴 보닛 아래 2.0 리터 디젤 엔진을 깨운다. 공회전 할 때의 소음과 진동은 독일차답다. 굵직한 저음이 낮게 깔리며, 묵직하게 움직인다. 서서히 속도를 높이면, 1,750rpm에서부터 나오는 40.8kg.m의 토크가 여유롭게 차를 밀어준다. 저속에서 밀어주는 힘이 좋아, 가속페달을 많이 밟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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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가속 페달에 힘을 주자, 제법 빠르게 속도를 높인다. 그런데 빠르게 올라가는 속도계에 비해 가속감이 호쾌하지는 않다. 호쾌한 느낌을 받으려면 약간의 ‘불안함’이 섞여야 하는데, 불안함을 느끼기엔 출력에 비해 차체가 너무 안정적이었다. 그래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고 있을 때에도 언제든지 ‘제어’할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시승차인 '320d M 스포츠'엔 190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는 2.0리터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7.2초며, 최고속도는 시속 230k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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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리즈가 찬양받는 건 핸들링(운전대를 돌리는 감각)과 코너링이다. 이 특유의 감각은 저속에서도 잘 느껴진다. 긴 보닛을 지나 운전석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앞바퀴 덕분에 운전대를 돌리는 감각이 독특하다. 과장을 좀 보태면 현대 아반떼의 뒷좌석에서 운전대를 돌리는 것 같다. 앞바퀴와 운전대가 멀어서, 방향을 급격하게 틀어도 운전자는 휘청이지 않고 차분하게 따라가는 느낌이다. 물론 처음의 어색했던 감각은 조금만 타다 보면 금세 익숙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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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잇길에 접어들며 빠른 주행을 시작했다. 명성의 3시리즈답게 코너에서 앞쪽이 재빠르게 방향을 꺾고, 뒤쪽이 차분히 쫓아간다. 서스펜션은 한쪽으로 갑자기 무게가 실리는 상황에서 민첩하게 차체를 지탱한다. 뒤쪽이 흐르기 쉬운 좌우 코너가 연속되는 상황에서도 바닥을 쉽게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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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바꾸면 더 화끈하게 달릴 수 있다. 전자 제어장치의 개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드리프트’도 가능하다. 굽잇길에서 빠른 속도로 운전대를 꺾고 가속페달을 밟으니, 뒤쪽이 여지없이 바깥으로 흐른다. 바로 운전대를 반대로 꺾자, 재빠르게 자세를 추스른다. 5:5에 가까운 무게 배분과 든든한 강성 덕분에 미끄러지는 상황에서조차 3시리즈는 안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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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잘 달리는 3시리즈지만, 힘을 빼면, GT(장거리 여행용 자동차)처럼 편안하게 바뀐다. 주행모드를 ‘컴포트’로 바꾸면, 신경질적이었던 변속기는 나긋나긋하게 성질을 죽이고, 팽팽한 서스펜션은 잔진동을 효과적으로 걸러낸다. 디젤 엔진이 들어가, 연비도 좋기 때문에 가족용 세단으로도 손색없다. 일상을 아우르는 스포츠 세단 다운 모습이다. 참고로 320d의 연비는 리터당 16.6km(도심 14.9km/L, 고속 19.4km/L)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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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시리즈의 가격은 4,650만원~5,590만원이며, 시승차인 320d M 스포츠의 가격은 5,440만원이다.

3시리즈는 타면 탈수록 빠져들었다. 처음엔 눈에 익은 겉모습과 덤덤한 실내에 별 감흥을 못 느꼈지만, 달리면서 서서히 매료됐고, 좋은 만듦새에 빠져들었다. 솔직히 ‘갖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그래서 미안하게도 시승기가 칭찬 일색이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극찬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 각각의 설명이 더해진 69장의 사진으로 엮은 'BMW 320d M 스포츠' 사진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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