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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솔직히 말해서, 티볼리 에어는 '잘 만든 차'는 아니다. ‘섬세함’이 미덕인 요즘 차와 달리 곳곳이 거칠다. 그런데 이 차는 소형 SUV 중 1등이다. 잘 달리는 트랙스, 어여쁜 QM3를 제치고 매달 5천대 가량(티볼리 포함) 판매되며 경쟁 차를 ‘압도’하고 있다. 해외에서 인정받는 ‘외래종’들이 ‘거친’ 티볼리 앞에선 힘도 못 쓰는 이유’는 바로 ’토종‘의 매력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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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티볼리 에어는 ‘놀러 가고 싶은 분위기’로 시선을 끈다. 도심형 SUV 답지 않은 강인한 겉모습에 굵직한 루프랙과 아래쪽 은색 보호대 등이 더해져 ‘여행’ 분위기를 자아낸다. 유럽 등 해외에선 루프랙과 범퍼 보호대 등은 ‘조잡하다’며 없애는 추세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런 스타일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다. 쌍용차는 이런 걸 잘 파악하고 강인한 스타일의 도심형 SUV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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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 ‘에어’만의 매력도 돋보인다. 뒷 오버행이 길어지면서 한층 듬직하게 바뀌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비율이 엉망이다’며 혹평을 내놓기도 하지만, 시장 반응은 좋은 편이다. 늘어난 뒷 트렁크만큼 둔해 보이는 건 사실이나, 그만큼 SUV 다운 묵직한 매력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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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도 ‘토종’의 매력은 이어진다. 운전석에 앉으면 마치 준중형 차에 앉은 것처럼 넓게 느껴진다. 뒷좌석도 다른 ‘외래종’들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넉넉하다. ‘작은 차’ 싫어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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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디자인과 마감은 10년 전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탄소섬유(카본) 패턴 등을 넣어 젊게 꾸미려 했지만, 전통적인 구성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중국산 전자제품에나 붙어있을 법한 센터패시아의 빨간 버튼들은 이 차를 ‘싸구려’로 보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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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불만들을 ‘사소하게’ 만드는 건 널찍한 트렁크 공간이다. 소형 SUV 답지 않은 깊은 트렁크 공간을 보고 있노라면, 5인용 텐트와 테이블 등 캠핑 장비를 마구 싣고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진다. 참고로 티볼리 에어의 트렁크 용량은 뒷좌석을 안 접었을 때도 720리터에 달하고, 뒷좌석을 접으면 1,440리터까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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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볼리 에어의 4기통 1.6리터 디젤 엔진. 최고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성능을 낸다.

4기통 디젤 엔진은 팔팔했다. 그런데 다소 거칠다. 1,500rpm부터 최대토크가 나오는 건 좋지만, 너무 급작스럽다. 가속 페달을 많이 밟지도 않았는데, 1,600rpm 부근에서 별안간 ‘훅’ 튀어나간다. 변속기도 저단에서 변속을 미뤄가며 튀어나가는 걸 돕기까지 한다. 마치 ‘나 힘쎄요’라고 자랑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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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런 ‘꼼수’같은 세팅 덕분에 가속감은 경쾌하다. 저속에서의 힘은 충분한 수준이고, 고속 영역인 시속 100km까지의 출력도 충분하다. 티볼리보다 50kg 가량 무거운 무게의 흔적은 찾기 힘들다. 초반 가속이 빠르기 때문에 성격 급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타도 불만은 안 나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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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체’는 엔진처럼 팔팔하지 않다. 승차감 위주로 조율돼, 낭창낭창하다. 그래서 노면의 충격을 잘 흡수하고, 승차감도 편안하다. '레저' 분위기가 강한 티볼리 에어에 걸맞은 세팅인 셈이다. 부드럽게 조율된 만큼 당연히 고속 안정감이나 빠른 주행에서 차체를 지탱하는 능력은 동급 경쟁 차에 비해 소폭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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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장도로에선 ‘SUV’ 다웠다. 타이어가 ‘푹푹’ 빠지는 흙길에서 앞바퀴가 노면을 놓치자, 뒤쪽에서 밀어 올리는 게 제법 듬직하다. 도로 위에서 물렀던 서스펜션도 험로에서 빛을 발했다. 다른 도심형 SUV였다면, 불쾌한 진동이 실내로 여과 없이 전달됐겠지만, 티볼리 에어는 충격을 여유롭게 걸렀다. 게다가 운전석에서 각진 보닛의 양 끝이 확실히 파악되기 때문에 좁은 산길을 통과하는 것도 수월하다. 티볼리는 ‘SUV’로서의 ‘본질’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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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 846km를 주행할 동안 기록한 연비

4일간의 시승 기간 동안 무려 846km를 달렸다. 고속도로, 도심, 험로, 고갯길 등 안 가본 곳이 없다. 이렇게 달리는 동안 기록한 연비는 리터당 14.1km. 공인연비 리터당 13.3km보다 0.8km 높게 나왔다. 일반적인 주행보다 다소 가혹하게 운전했던 걸 감안하면, 실제 연비는 상당히 괜찮은 수준이다. 참고로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리터당 17.4km의 연비를 기록하기도 했다.

티볼리 에어의 가격은 1,985만원~2,495만원이다. 기존 티볼리보다 대략 100만원 이상 올랐지만, 여전히 QM3와 트랙스 등 ‘짧은’ 경쟁차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가격표다. 그런데 편의사양을 이것저것 더하다 보면 가격은 ‘쑥쑥’ 오른다. 참고로 모든 편의사양을 다 집어넣은 풀-옵션의 가격은 2,960만원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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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 에어는 쌍용차의 ‘노력’이 엿보이는 차다. 다른 대형 브랜드에 비해 제한된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 만든 모양새다. 거친 엔진과 꼼꼼하지 못한 마감 등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지만, 이런 걸 잊게 할 만한 매력적인 부분이 많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특징들을 고루 갖췄다. 매력적인 경쟁 차들 속에서 매달 5천여 대 가량 판매되며 굳건한 인기를 지키고 있는 이유다.

>>> 각각의 설명이 더해진 90장의 사진으로 엮은 '티볼리 에어' 사진 모음

>>> 티볼리 에어 1.6 디젤(4WD) 급가속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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