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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디어】 조문곤 기자 = 쌍용차의 플래그십 세단 '체어맨W'가 12월을 끝으로 단종된다. 형제 모델이었던 '체어맨H'는 이미 2014년 12월 생산이 종료된 바 있다. 체어맨W까지 단종이 결정되면서 20년 역사의 '체어맨'은 마침표를 찍는다. 그동안 체어맨은 평택 공장 조립2라인에서 생산돼 왔다. 후속모델 없이 단종되는 체어맨의 조립 라인은 일단 '티볼리'로 메우게 됐다. 

평택에 있는 쌍용차 생산 공장은 3개의 조립라인을 갖고 있다. 조립1라인에서는 전륜구동 모노코크 바디 모델을 생산한다. 티볼리, 티볼리 에어, 코란도 C 등이 해당된다. 조립2라인에서는 후륜구동 모노코크 바디 모델인 체어맨과 코란도 투리스모를 생산하고 있는데, 2016년부터 티볼리가 추가투입돼 혼류생산 중이다. 조립3라인에서는 프레임 바디 모델인 G4 렉스턴과 코란도 스포츠 등을 생산하고 있다.

조립2라인에서 함께 생산되는 체어맨과 코란도 투리스모는 별 연관성이 없어보인다. 그러나 둘다 후륜구동 기반이고, 1984년 선보인 메르세데스-벤츠 W124 플랫폼(1984년 출시된 E클래스의 차대)을 공유하고 있다. 코란도 투리스모의 서브프레임은 체어맨W 것을 갖다 쓰고 있다. 두 차가 같은 조립라인에서 생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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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어맨의 플랫폼으로 만든 로디우스.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회심의 카드였으나 극악의 디자인과 경쟁차인 카니발에 밀려 실패했다

그러나 조립2라인은 2009년을 전후로 줄곧 낮은 가동률로 어려움을 겪었다. 연간 1만대씩 팔아치우던 체어맨의 판매량 감소가 결정타였다. 체어맨의 판매량이 급격하게 내리막을 걷자, 쌍용차는 2008년 풀체인지된 2세대 체어맨W을 출시해 반전을 노렸다. 이와 함께 체어맨과 같은 플랫폼으로 개발한 로디우스를 만들어 가동률을 높이고자 했다.

체어맨W는 출시 직후 판매량이 '반짝'하는 듯 했으나 이내 '에쿠스'의 압도적인 판매량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로디우스 역시 기괴한 디자인과 기아 '카니발'이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쳤다. 쌍용차가 꺼내든 회심의 카드 2장은 모두 허사가 됐고, 조립2라인의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실패했다. 절치부심한 쌍용차는 코란도 투리스모를 로디우스 후속으로 투입했지만 이 역시 신통치 않은 판매량으로 가동률을 반등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나 체어맨의 판매 부진은 뼈아팠다. 체어맨은 2016년 한 해 동안 957대밖에 팔지 못했다. 2000년대에 매년 1만대씩 팔아치우던 시절을 생각하면 참담한 성적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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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처럼 가동률을 끌어 올리지 못하던 조립2라인은 티볼리를 추가로 투입하고 나서야 활기를 찾았다     

결국 2016년 1월부터는 티볼리를 조립2라인에서 혼류생산하기에 이른다. 티볼리는 원래 조립1라인에서만 생산되고 있었지만, 소형 SUV 열풍을 이끌며 수요가 폭발해 조립1라인만으로는 감당이 안됐다. 이에 반해 조립2라인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못해 한산했다. 조립2라인은 연간 생산능력이 6만800대에 이르지만 2016년에는 1만8,103대를 생산하는 데에 그쳤다.

최종 집계된 조립2라인의 2016년 가동률은 29.8%였다. 산술적으로는 1년 중 불과 넉 달만 공장이 가동된 셈이다. 이마저도 그나마 티볼리가 조립2라인에 추가로 투입돼서 나온 생산 수량이다. 티볼리 없이 체어맨과 코란도 투리스모만으로는 조립2라인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음을 짐작케 한다. 혼류생산은 부품이 호환되지 않고 공정도 차이가 많아 아무래도 생산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공장을 놀리는 것보단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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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란도 투리스모 역시 카니발에 밀려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역부족이다. 후속 모델이 개발 중에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립2라인에서 체어맨이 빠진다 해서 가동률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체어맨은 올해 상반기에 344대밖에 팔지 못했고, 하반기 들어서는 월간 판매량이 40대 남짓에 그쳤다. 조립2라인의 연간 생산능력이 6만대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하찮은 수량이다. 체어맨이 후속모델 없이 단종되기 때문에 당분간 빈자리는 티볼리가 메워야 할 형편이다. 

한편, 오는 12월 생산이 끝나는 체어맨은 내년 3월까지 판매될 예정이다. 내년 3월 판매가 끝나고 나면 '체어맨' 브랜드도 폐기되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쌍용차 관계자는 "브랜드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후속 모델 없이 단종되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는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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