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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미디어】 김민겸 기자 = 보통 '자동차 시트 소재' 하면 천연가죽, 인조가죽 그리고 직물 정도를 떠올린다. 분류는 맞지만 그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소재가 있다. 돈에 여유가 있다면, 취향의 틈새까지 저격할 수 있는 소재를 얼마든지 고를 수 있다. 자동차 시트 소재를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정리해 봤다. 단, 양산차 시트 소재 위주로 정리했다. 콘셉트카나 개조차, 주문제작까지 넓히면 너무 방대해지기 때문이다. 

나파부터 알칸타라까지... 가죽 시트, 어디까지 앉아봤니?
고급스러운 분위기, 튼튼한 내구성, 편리한 청소 등의 매력 때문에 가죽 시트는 인기가 많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차를 살 때 '가죽 시트는 기본'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을 정도다. 물론 고급감, 내구성 등은 가죽의 등급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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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6에 들어간 나파 가죽 시트

나파 가죽(Nappa leather) - '부드러운 가죽'의 대명사로 불리는 나파 가죽. 나파(Nappa)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 마을 이름이다. 여기는 한때 가죽을 무두질(가죽의 지방, 털 등을 없애고 가공하는 일)하고 태닝하는, '태너리(Tannery, 무두질 공장)'로 유명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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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파 가죽을 생산하던 무두질 공장의 전경

이 곳에서 다듬은 가죽은 크롬 태닝이라는 특수 공정을 거치면서, 다른 곳 가죽보다 훨씬 부드러운 질감의 가죽으로 태어났다. 지금은 나파 지역에서 가죽을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나파 가죽은 이제 '크롬 태닝을 거친 부드러운 천연 가죽'을 칭하는 용어 정도로 쓰인다. 벤츠, BMW와 같이 대량으로 생산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나파 가죽을 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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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미 아닐린 가죽이 들어간 쌍용 체어맨 W

아닐린 가죽(Aniline leather) - 생소한 이름의 아닐린은 합성염료를 말한다. 아닐린은 가죽에 잘 스며드는 성질이 있어, 가죽에 색을 입히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재료다. 보통 화려한 색으로 시트를 물들이는 브랜드에서 아닐린 가죽을 쓴다. 아닐린 가죽은 풀 아닐린, 세미 아닐린, 피그먼트 아닐린 등 3가지로 등급이 나뉜다. 풀 아닐린은 가죽에 아무런 가공 처리를 하지 않는다. 세미 아닐린은 가죽 보호를 위해 코팅 처리를, 그리고 피그먼트 아닐린은 가죽 표면을 깔끔하게 처리한 걸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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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스포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롤스로이스

이 중 풀 아닐린은 정말 좋은 가죽이 아니고선 엄두도 낼 수 없다. 최고급 브랜드에서나 쓸 수 있는 가죽이란 뜻이다. 그래서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 프리미엄을 넘어 럭셔리 브랜드들이 주로 풀 아닐린 가죽을 쓴다. 렉서스는 옵션으로 세미 아닐린 가죽을 쓴 시트를 고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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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보레 콜벳에 쓰인 스웨이드

스웨이드(Suede) - 무두질을 거친 가죽은 털이 있던 외피, 중간 층, 내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중간 층이나 내피를 숫돌 등으로 문지르면 부드러운 천처럼 변하는데 이를 '스웨이드'라 부른다. 스웨이드 대신 '세무'라 부르는 어르신들도 간혹 있다. 같은 말이다. 스웨이드를 쓰는 대표적인 차종으로는 쉐보레 콜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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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칸타라가 실내 거의 모든 곳을 뒤덮고 있는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70-4 슈퍼레제라

알칸타라(Alcantara) - 흔히 스웨이드와 헷갈려 하는 인조가죽이다. 알칸타라는 슈퍼카 브랜드가 사랑하는 소재로, 웬만한 슈퍼카의 실내는 이 알칸타라가 점령하고 있다. 시트는 물론, 천장과 대시보드마저 감싸는 경우도 있다. 람보르기니가 특히 알칸타라를 이런 방식으로 애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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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칸타라를 시트, 센터 콘솔, 글로브 박스 등에 활용한 람보르기니 우라칸

처음 알칸타라를 만든 건 일본이었다. 화학 회사, 도레이(Toray)에서 만든 것으로 원래 이름은 엑센(Ecsaine)이었다. 도레이는 과거 우리나라 새한그룹과 합작해 '도레이새한'을 세우는 등 우리나라와도 연이 깊은 회사다. 엑센의 상업화를 목적으로, 도레이는 이탈리아 ENI 그룹과 합작해 알칸타라社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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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칸타라는 의류, 핸드백, 선글라스 등 패션에서도 사랑받는 소재다

알칸타라는 스웨이드와 비슷한 질감을 지녔지만, 보다 가볍고 튼튼하고 열도 잘 견딘다. '인조'라는 점만 빼면 스웨이드보다 못한 게 없다. 고급스러운 질감은 물론, 격한 주행에도 몸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꽉 잡아주는 것도 고성능 차에 많이 쓰이는 계기가 됐다. 다만, 제조과정이 복잡해서 화학물질을 이용한 합성섬유임에도 단가가 진짜 가죽인 스웨이드보다 높다.

인조 섬유부터 실크까지... 섬유 시트, 어디까지 앉아 봤니?
우리나라에서 섬유 시트는 가죽 시트에 비해 크게 인기가 떨어진다. 가죽에 비해 실용적이지 못하고(덜 위생적이고) 다소 저렴해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그래도 가죽 특유의 냄새가 없고 다양한 패턴을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섬유 시트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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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물 시트가 들어간 폭스바겐 골프

직물(Woven) - 날실과 씨실이 교차하며 직각으로 짠 섬유를 말한다. 실로 짠 직물은 곧,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천이 된다. 천은 가볍고 공기를 잘 통하게 한다. 그래서 직물 시트는 가볍고 통기성이 좋다. 물론, 가장 흔한 섬유인 만큼 가격도 저렴하다. 부드러워 몸이 쉽게 미끄러지는 가죽과 달리, 직물 시트는 탑승자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스포티한 주행감을 즐기는 차에 직물 시트가 들어간다. 주로 대중 브랜드의 엔트리급 차종이나 스포티한 소형 세단, 해치백에 많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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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직물 시트(왼쪽)와 모켓 시트

모켓(Moquette) - 직물 소재의 한 종류다. 일반 직물 시트는 아무래도 신축성이 떨어지는 건 물론, 볼륨감이 없기 때문에 앉았을 때 편하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모켓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솜털 등의 충전재를 넣어 직물에 볼륨감을 줬다. 전철의 벤치 시트에도 푹신한 착좌감을 살리기 위해 쓰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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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틴이 시트를 뒤덮은 푸조 3008 실내 모습

새틴(Satin) - 광택이 돌면서 부드러운 직물 소재다. 블라우스 등의 옷감에 많이 쓰인다. 부드러운 착좌감과 편안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자동차에서는 보기 힘들고 의류에 많이 쓰인다. 그나마 '패션의 나라'라고 자부하는 프랑스 푸조 등의 모델에 쓰인다.

편물(Knitted) - 실을 고리처럼 만들어 뜨개질하듯 짠 섬유다. 뜨개질로 만든 옷감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편물의 영어 이름 'Knitted'를 보면 알 수 있듯, 우리가 입는 니트의 직조 방식을 닮았다. 신축성이 좋은 건 물론, 직물과 반대로 앉았을 때 편하다는 느낌이 들면서 통기성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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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닛산 미니버스 NV350에 트리코 소재가 들어갔다

트리코(Tricot) - 편물 소재의 섬유 중, 자동차 시트에 널리 쓰이는 소재다. 통기성 및 투습성이 좋아 쾌적하게 앉을 수 있다. 섬유가 잘 풀어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역시 고급 자동차보다는 대중 브랜드의 저가 차량에 많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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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크로 시트를 커스터마이징한 모습

실크(Silk) - 누에가 만든 실로 짠 고급 옷감 소재다. 원래 실크는 내구성이 좋진 않다. 고급진 색감과 촉감이 장점인 소재로, 마찰이 잦은 시트에 일반 실크를 넣는다면 주기적으로 교체 작업을 해줘야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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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냐의 최고급 실크가 들어간 콰트로포르테 에르메네질도 제냐 에디션

마세라티는 이같은 고정관념에 도전장을 던졌다. 보다 마찰에 강하게 만들기 위한 특수 염색, 특수 직조 등을 시도했다. 이 과정을 거쳐, 마세라티는 차의 수명과 시트 수명이 같이 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마세라티 제냐 에디션에는, 이탈리아 고급 남성복 브랜드인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실크가 들어간다. 시트는 물론, 문짝 안쪽, 천장, 선바이저 등에 아낌없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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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이 적용된 토요타 센추리 시트

울(Wool) - 겨울용 옷감으로 많이 쓰는 울도 시트에 쓰인다. 양이나 염소의 털을 이용해 만든 소재로 보온성이 뛰어나다. 질감이 섬유와 많이 닮았는데 푹신한 느낌이 모켓과 비슷하다. 울 역시 실크와 마찬가지로 원래 내구성이 좋지 못하다. 이를 마세라티와 같은 방식으로 개선해 시트에 넣는다. 대표적으로 일왕이 타고 다니는 토요타 센추리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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