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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미디어】 김민겸 기자 = 제네시스가 단독 전시장을 연다. 올해 말에 제네시스만을 위한 '제네시스 독립 매장'을 연다고 한다. 별도 매장을 낸다는 건 진정한 '독립 브랜드'가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론칭하고 독립 매장을 열어 완전 '독립'시키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지나왔다. 지금 제네시스는 어쩌다 얻어 걸린 게 아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기위해, 현대-기아차는 여러 가지 시도와 실패를 거듭했다. 그간의 눈물 겨운 노력을 모두 모았다. 다만 '노력'이라는 단어보다는 '헛발질'이라는 단어가 어울려, 기사 제목에 굳이 '헛발질'이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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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1호 전시장이 들어설 영동대로변의 한 건물

프리미엄 브랜드, 그 시작엔 '렉서스'가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자동차 회사들은 인위적으로 브랜드 만들 생각까진 하지 않았다. 원래 있던 브랜드를 잘 이어가는 게 전부인줄 알았던 분위기를, 토요타(Toyota)가 깨버렸다. 당시 토요타는 미국 시장에서 저렴한 이미지 탓에 고급차 시장 진입은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었다. 일찍이 고급 대형 세단 크라운(Crown) 등을 만들며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던 토요타는 큰 결심을 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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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렉서스의 미국 시장 데뷔 모델 'LS400'

토요타 색을 완전히 뺀,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Lexus)'를 만들기로 결정한 것이다. 토요타는 렉서스 론칭 결정 이후, 회사에서 난다 긴다 하는 인재들은 죄다 렉서스로 몰아넣었다. 이 렉서스 프로젝트에서 탄생한 차는 토요타 매장이 아닌, 렉서스 단독 매장에서 팔기로 결정한다. 조심조심 시장 반응을 살폈던 제네시스와 달리, 무모해 보일 정도의 강수를 둔 격이다. 이런 우려와 달리, 미국 사람들은 오히려 렉서스를 토요타에서 만들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한 채, 새로운 고급 브랜드에 열광하기 시작한다. 여기에는 전략 뿐 아니라 렉서스의 상품성도 한몫했다.

>>> 렉서스 론칭 당시 광고 영상

당시 미국 도로는 포장 상태가 아주 나빴다. 저 멀리 드넓게 펼쳐진 도로를 몽땅 아스팔트로 깔기엔 아무래도 돈이 모자랐다. 승차감은 둘째 치고,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심할 수 밖에 없었다. 렉서스는 이런 도로를 소음없이 달릴 수 있는 차였다. 미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하고, 시속 100km에서 실내 소음이 58데시벨을 넘지 않도록 개발하는 등의 노고를 거쳤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들은 이에 찬사를 보냈고, 렉서스는 브랜드 마케팅 역사에서 신화와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참고로 렉서스라는 이름은 어떤 뜻이 있다기 보다는, 럭셔리(Luxury)와 비슷한 '고급진' 어감때문에 결정된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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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시장에 먼저 진출했던 혼다의 어큐라 레전드(위)와 닛산의 인피니티 M30

토요타 외에 닛산, 혼다도 고급 브랜드가 있긴 했다. 오히려 렉서스에 앞서 각각 인피니티, 어큐라를 미국 시장에 내놓은 상태였다. 다만, 이렇다 할 전략 없이 만든 탓에 전혀 럭셔리스럽지 않다는 게 문제였다. 인지도 역시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렉서스의 성공을 보고 인피니티와 어큐라는 부랴부랴 전략 베끼기에 나섰다. 이러한 시도는 외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이어진다. 어설프긴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만들기'를 시작한 것이다.

엠블럼 따로 만들면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에서 엠블럼 하나 새로 만드는 건, 웬만한 각오 없인 하기 어려운 일이다. '까짓 거' 엠블럼 하나가 아니다. 별도 엠블럼의 제작 단가는 대량으로 찍어내는 일반 엠블럼보다 최소 몇 배 이상 비싸다. 이 외에 이런 저런 이유가 복잡하게 모여 만들어진다. 어떤 브랜드가 엠블럼을 새로 만들었다는 건 "다짐을 해도 단단히 했나보구나" 정도로 해석하는 게 맞다. 그리고 렉서스 이후, 현대-기아차는 단단한 다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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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다이너스티

렉서스의 성공에서 힌트를 얻은 현대차는 렉서스처럼 엠블럼을 달리 한 고급 세단을 출시한다. 시작은 1996년 나온 다이너스티(Dynasty)였다. 현대차의 고급 세단을 맡던 그랜저의 윗급 모델로, 그랜저에서 보닛과 그릴 등 안팎을 고급지게 다듬은 차였다. 다이너스티는 여기에 알파벳 'D'를 변형한 전용 엠블럼을 따로 만들어 휠과 운전대 등에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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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그랜저 XG

이어 1998년에 등장한 그랜저 XG도 새로운 엠블럼을 붙인 차였다. 그랜저 XG는 자신의 한계를 알았다. 앞서 나온 다이너스티와 앞으로 나올 에쿠스 때문에 브랜드 대표 대형 세단이 되긴 어려웠던 것이다. 그랜저 XG는 이런 상황들을 고려해 '준'대형급 세단을 표방하고 나왔다. 성공적인 판매량을 보인 그랜저 XG의 영향으로 XG 엠블럼은 '트라제 XG'로 옮겨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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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트라제 XG

트라제 XG에 쓰인 광고 카피는 '또 하나의 XG'였다. XG가 고급 모델에만 적용하는 '특별 네이밍'이란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트라제 XG가 바통을 잘만 이어 받았다면, XG는 고급 모델 전용 브랜드가 될 수도 있었단 얘기다. 기대를 잔뜩 모은 트라제 XG는 출시 초기, 한껏 고급 옵션으로 버무리며 매력 어필에 성공했다. 하지만 얼마 못 가, 심각한 품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XG라는 이름에 먹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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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포텐샤(위)와 엔터프라이즈

현대차만 프리미엄 브랜드를 향한 움직임을 보인 건 아니다. 기아차 역시 부지런히 독자 엠블럼 릴레이를 이어갔다. 주자는 대형 세단 포텐샤와 엔터프라이즈. 1992년 나온 포텐샤(Potentia)는 당시 잘 나가던 그랜저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고급 대형 세단이었다. 엔터프라이즈 역시 현대 다이너스티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차로, 기아를 대표하는 대형 세단이었다. 한편, 다이너스티부터 엔터프라이즈까지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 전용 엠블럼과 현대-기아 엠블럼이 공존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반쪽'짜리 독자 모델이었던 셈이다.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현대-기아차는 곧, 다음 단계로 진입한다.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태동기에 접어들다
여러 방면으로 헛발질을 시도하던 현대차는 1999년, 대형 세단 '에쿠스(Equus)'를 선보인다. 에쿠스는 지금 제네시스 최고급 세단을 맡고 있는 EQ900의 전신이다. 아래 영상을 보면, 당시 에쿠스가 BMW, 벤츠, 렉서스 못지 않은 브랜드를 꿈꿨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프리미엄 브랜드를 꿈꿨던 에쿠스의 론칭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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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 첫 선을 보인 현대 에쿠스

에쿠스에서는 현대 엠블럼을 찾아볼 수 없다. 차 곳곳에 에쿠스 엠블렘만 붙였다. 현대차가 비로소 프리미엄 브랜드가 어떤 건지 감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신차 출시 행사에서 한 고위 임원은 "에쿠스 반응이 좋으면 렉서스처럼 별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한 가지 빼먹은 게 있었다. 에쿠스는 렉서스처럼 독립 매장을 운영하진 않았다. 자신감이 부족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차는 새로울 지 몰라도 여전히 현대차 매장 안에만 머물러 있으니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진 못했다. 한 방이 모자랐던 현대차는, 에쿠스를 통해 프리미엄 '차'는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데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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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오피러스

기아차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2003년 다이너스티 뼈대로 만든 오피러스에서 기아 엠블럼을 모조리 없앴다. 오피러스(Opirus)의 알파벳 'O'를 바탕으로 만든 엠블럼을 차 곳곳에 붙였다. 기아차가 오피러스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들려 했다는 증거는 기아차 대형 SUV, 모하비에서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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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하비에 적용된 오피러스 엠블럼

기아차의 대형 모델을 맡던 오피러스와 모하비, 두 차에만 나란히 특별 엠블럼이 들어갔다. 기아차가 이 엠블럼을 고급 브랜드로 발전시키려 했던 흔적이다. 한때 기아차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지금은 두 차 모두 초라하게 전락했다. 오피러스는 단종되었고, 모하비는 '사골' 모델로 연명하는 중이다.

현대차, '제네시스'로 프리미엄 브랜드 열매 맺다
지금은 단종된 1세대 제네시스는 지금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있게 한 기원(Genesis)이 됐다. 고급 후륜구동 세단을 표방한 모델로, 에쿠스와 대중의 인식에서 큰 차이는 없었지만 '세련'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지녀야 할 덕목을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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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현대 제네시스

1세대 현대 제네시스의 별명이었던 '제네실수'는 사람들의 기분에 따라 안 좋은 뜻으로 불리기도, (현대차 치고는) 잘 만들었다는 의미에서 좋은 뜻으로 불리기도 했다. 잘 만들었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로는 여전히 부족했다는 얘기다. 럭셔리 마케팅 중 하나였던 '제네시스 프라다'는 기대에 못 미친 판매량과 (주행거리가 상당히 짧은) 중고차 매물 등으로 각종 구설수에 오른다. 그렇게 1세대 현대 제네시스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2세대에 바통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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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세대 현대 제네시스

2세대 제네시스부터는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2세대부터 제네시스만의 캐릭터를 부여받으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반응이 나타났다. 그간 꿈꾸던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도약이 가능할 것도 같다는 믿음이 생겼다. 지금 제네시스 디자인의 뿌리가 된 크레스트 그릴은 물론,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이 반영되면서 지금도 '제네시스' 하면 사람들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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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EQ900

그러던 2015년 11월, 드디어 현대차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론칭한다. 브랜드 첫 번째 모델로 EQ900(수출명 G90)을 출시한데 이어 2세대 제네시스의 부분변경 모델 G80을 잇따라 선보였다. 여기에 얼마 전 출시한 G70까지, 총 3대가 제네시스 라인업을 구성 중이다. 아직은 단출한 라인업이지만, 제네시스는 2020년까지 소형 및 중형 SUV 2종에 럭셔리 쿠페 라인업까지 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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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가 내년 공개 예정인 중형 SUV 'GV80'의 콘셉트 카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안착시키는 동안, 기아차는 전략에 변동이 있었다. 오피러스 이후 일명 'K 시리즈'를 만들며, 외국 프리미엄 브랜드와 같은 방식을 따르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기아차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최근 출시한 스포츠 세단 스팅어를 보면 알 수 있다. 스팅어에 들어간 알파벳 'E'자 형상 엠블럼이 바로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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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팅어 엠블럼

기아차는 이 엠블럼을 두고 "스팅어의 후륜 구동을 형상화했다"고 말했지만 이는 100% 맞는 말은 아니다. 본지 취재 결과, 디자인 업계 한 관계자는 "기아차에서 알파벳 'E'를 베이스로 한 고급스런 느낌의 엠블럼 제작 의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 결과물이 스팅어에 붙은 엠블럼이라면, 'E'자 형상 엠블럼은 후륜구동이 아니라 알파벳 'E'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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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차가 상표권을 등록한 브랜드 네임 목록

기아차는 지난 2015년, 에센시스(Esencis), 에센서스(Esensus), 에센투스(Esentus) 등, ‘E’로 시작하는 세 개의 단어를 나란히 출원해 작년 8월 상표권 등록을 완료한 바 있다. 네 글자와 '-스'로 끝나는 네이밍은 기아차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제네시스의 성공 배경에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향한 집념과 과감한 투자가 자리하고 있다. 렉서스와는 다른 전략을 취하면서 조금 멀리 돌아온 감이 있지만 말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가 향후 라인업을 보강하는 대로, 제네시스의 운영 규모를 더욱 키워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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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CEO, "4년 뒤, '깜짝' 놀랄 차 보여줄게!"

  • 등록일: 2018-03-30

【카미디어】 박혜성 기자 = 캐딜락이 '세상을 놀라게 할(stun the world) 차'를 선보이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당장은 아니다. 다양한 모델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채운 후, 2022년쯤에 '상징과도 같은 차(halo vehicle)'를 공개한다고 한다. 캐딜락 CEO 요한 드 나이슨은 뉴욕 오토쇼에 앞서 열린 자동차 포럼에서 "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