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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베제강 경영진이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공개 사과를 하고 있다

【카미디어】 조문곤 기자 = '신뢰성 만큼은 세계 최고'라 자부하던 일본 자동차 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진원지는 일본 '빅3' 철강업체 중 하나인 고베제강이다. 강도가 떨어지는 알루미늄 등 각종 불량 자재를 일본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납품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에 따라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 일본 자동차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고베제강은 2016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일본 내 공장 4곳에서 생산한 알루미늄과 구리, 철 제품 일부의 강도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고객사에 납품됐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적정 강도를 확보하지 못했는데도 데이터를 조작해 합격판정을 받는 수법이었다. 고베제강이 불량 자재를 납품한 기간이 1년 정도라고 밝힌 것과는 달리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고베제강의 데이터 조작이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졌다"고 보도했다. 또한 언론들은 "데이터 조작에 수십명의 직원이 연루됐고, 관리자들 역시 이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것으로 드러난 충격을 주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고베제강은 불량 자재를 공급받은 고객사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토요타, 닛산, 혼다, 스바루, 마즈다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고베제강으로부터 불량 자재를 공급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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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베제강 자재가 들어가는 주요 차체 부품들(출처: 고베제강 홈페이지)

사안이 원체 크다 보니 일본 정부가 나서 진상조사를 주도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에 고베제강 제품 사용현황과 부품안전성을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다. 자동차 제조사들 역시 자체적으로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고베제강의 불량 자재가 차체부터 변속기, 엔진에 들어가는 기어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걸쳐 있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판명되더라도 부위에 따라 단순히 리콜만으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고베제강으로부터 자재를 납품받은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비단 자동차 뿐만이 아니다. 고베제강은 철도·항공기·로켓 제조사에도 자재를 대량으로 납품해 왔기 때문에 관련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때문에 이번 사태는 일본 산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성 문제로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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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제강은 이번 사태에 대해 공개 사과하며 안전성 문제가 확인된 제품은 리콜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납품된 (불량) 자재들이 안전에 우려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못박았다. 또한 이미 제작된 자동차의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그건 고객사가 직접 설명해야 할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일본 자동차 업계는 최근 2년 간 대규모 품질 위조 사건과 불량사례가 줄줄이 드러나며 신뢰성에 커다란 타격을 입고 있다. 고베제강 사태 하루 전에는 닛산에서 무자격자가 완성 차량을 검사하고 서류조작을 한 것으로 드러나 무려 116만대를 리콜하는 사태에 직면했다. 세계 2위 규모의 에어백 제조업체 타카타는 '살인 에어백'의 오명을 얻은 끝에 지난 6월 파산했다. 작년에는 미쓰비시와 스즈키가 장기간에 걸쳐 연비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물고 경영진이 사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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