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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최근 온라인 상에는 어제 공개된 기아 스팅어의 송풍구 디자인을 '꼬집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가운데 송풍구 3개 넣을 것을 두고 "메르세데스-벤츠를 닮았다, 혹은 페라리를 닮았다"는 '구설'이 퍼지고 있다.


일단 보자. 기아 스팅어의 중앙 송풍구 3개가 정말 비슷하게 생겼는지. 아래 송풍구 3개를 중앙에 붙은 차들을 모두 모았다. (빠진 것도 있을 수 있다) 맨 위가 기아 스팅어이고, 그 밑에는 페라리,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폰티악, 마즈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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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부터 아래로. 기아 스팅어(2017), 벤츠 CLA(2016), 아우디TT(2015), 폰티악 파이어버드(2001), 마즈다6(2005), 페라리 612(2004), 페라리 360모데나, 아우디 A4 컨버터블(2008), 페라리 575(2002) 


세 개의 송풍구가 연거푸 배열된 차들은 어렴풋하게나마 '공통점'을 갖고 있다. 원체 빠른 슈퍼 스포츠카이거나, 빨리 달리고픈 스포츠 루킹카이거나, 스포츠카처럼 빠른 속도를 꿈꾸는 스포츠 세단들이다. 직사각형 송풍구보다 동그란 송풍구가 젊고 활기차 보이고, 둥근 걸 2개 붙인 것보다 3개 넣은 게 더욱 빠르고 역동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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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디 A8 실내(2005)


실내 디자인을 할 때, 직사각형과 수평선 등은 주로 안정적인 느낌을 줄 때 등장한다. 편안한 세단에 사각형 송풍구나 4-스포크 운전대 등이 들어간 게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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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라라 430 인테리어


반면 스포츠카는 화살촉처럼 뾰족한 '삼각형' 구도를 쓰곤 한다. 계기반 가운데 둥근 알피엠 미터를 크게 넣거나, 3-스포크 운전대를 넣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가운데 송풍구 역시 2개보다는 3개로 구성하면 중심으로 집중되는 느낌을 더욱 '짙게' 표현할 수 있다. 스포츠카나 스포츠 세단 등에 송풍구 3개를 넣는 게 이 때문이다.


이것이 자동차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교과서'처럼 전해 내려오는 '조형' 얘기다. 기아 스팅어는 이런 '논리'를 바탕으로 디자인됐다고 보면 된다. 역동적인 느낌을 고조시키기 위해 3개의 송풍구를 중앙에 넣은 것이지, 뭔가를 베껴서 그런 게 아니라는 얘기다.


페라리를 디자인했던 피닌파리나나, 아우디의 발터 드 실바나, 메르세데스-벤츠의 고든 바그너, 그리고 현대-기아자동차의 피터 슈라이어 모두 '더욱 스포티한 느낌을 내기 위해 송풍구 세 개를 썼다'고 보는 게 좋겠다. 다들 이렇게 배웠던 사람들이고, 만은 사람들이 송풍구 세 개를 보면서 조그이나마 역동적인 느낌을 갖는다. 

 

피터 슈라이어는 상당히 교과서적인 디자인을 구사하는 디자이너다. 특히 실내 디자인에서는 '파격'보다는 '안정'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하는 편이다. 피터 슈라이어가 예하 디자이너들에게 '정제(Refine)'을 강조하는 것도 '순수한 기본'을 좋아하는 그의 취향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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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스팅어'는 라는 단어는 '찌르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무기나 장난감, 자전거 등, 강하고 도발적인 느낌의 물건에 자주 쓰였던 단어다. 자동차에서도 '스팅어'를 쓴 적이 있다 .1989년에 나온 폰티액 콘셉트 카 이름이 '스팅어'였던 적이 있다.


이 글은 기아자동차 디자이너 편을 들기 위해 쓴 건 아니다. 한 때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생각나 의협심에 쓴 것도 아니다. 디자인 기껏 잘 해 놓고도, 이러저러한 '구설'이 떠오르는 걸 보고 있으면 괜히 답답하고 안쓰럽기까지 하다. 믿음을 잃고 미운털 박혔으니, 디자인 잘 해 놓고도 이러저러한 욕 먹는 것 아닐까?


요즈음 현대-기아자동차는 시쳇말로 '동네북'이다. 뭘 해도 여기저거서 두들겨 맞는다. 현대-기아자동차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뿌듯한' 전한점이 필요해 보인다. 


대중들은 아주 대단한 걸 바라는 게 아니다. 좋은 차, 멋진 차도 중요하지만, '자랑스럽게 타는 차, 믿고 타는 차'도 매우 중요하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세계적인 디자이너 영입에만 힘쓰지 말고, '정직, 윤리' 등에도 공들일 때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위 사건에 '정직한'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 전직 택시기사였던 할아버지가 아내와 딸, 손자, 손녀를 모두 잃었다. 게다가 범죄자 누명까지 쓸지 모른다. 기아자동차가 아닌, 현대자동차 얘기이긴 하지만, 두 회사를 다른 회사로 볼 수 없고, 당시 같은 엔진을 썼던 2004년식 스포티지에서도 비슷한 증세가 있다고 한다. 부디 투명하고 명쾌하게, '제대로' 마무리돼서 답답한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중들은 디자인 잘 하는 현대-기아차 보다, '정직하고 믿음직한' 현대-기아자동차를 바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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