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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디어】 윤지수 기자 = 눈이 내리면 여지없이 뿌려지는 제설제, 염화칼슘에 대한 이야기다. 염화칼슘은 저렴하고 효과적이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제설제다. 특히 눈을 잘 녹이는 만큼, 자동차와 도로도 잘 녹여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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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화칼슘의 여러 문제 중 운전자에게 가장 와 닿는 문제는 역시 '부식'이다. 정부가 맘껏 뿌려댄 염화칼슘에 녹이 난 차체를 수리하는 건 오롯이 운전자 몫이기 때문. 염화칼슘에 포함된 염소가 철로 된 차체에 달라붙어 부식을 유발한다. 특히 타이어에 튕겨져 올라와 차체 구석구석에 묻기 때문에 안쪽에서부터 녹이 발생하면 답도 없다. 안쪽에서 발생한 녹이 눈에 보일 때쯤이면 이미 피부암 말기라고 보면 될 정도다.

염화칼슘은 잘 떨어지지도 않는다. 타이어에 튕겨져 곳곳에 침투하는 것은 물론, 눈 또는 흙과 뭉쳐져 달라붙는다. 염화칼슘이 수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철판을 쓸데없이 촉촉하게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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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의 하부를 씻어주는 장치

차에 ‘백해무익’한 염화칼슘에 대비하는 방법은 잦은 세차와 코팅이다. 염화칼슘이 뿌려진 지역을 지나면 바로 세차장에서 고압세차기로 하부에 물을 뿌려주는 게 좋다. 염화칼슘은 물에 녹기 때문에 말라붙기 전 바로 씻어야 녹이 피어나는 걸 방지할 수 있다. 그리고 차체(하부)에 보호막을 만들어 주는 ‘언더코팅’을 하면 부식을 더욱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물론 제대로 된 업체에서 꼼꼼하게 코팅제를 발라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안전하고 속 편한 방법은, (다소 허무하긴 하지만) 눈 오는 날엔 그냥 지하주차장에 세워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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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로에 구멍이 나는 '포트홀'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염화칼슘이다.

염화칼슘은 도로도 잘 녹인다. 겨울철이 지나고 나면, 도로에 없었던 구멍이 많이 생긴 걸 볼 수 있는데, 이걸 ‘포트홀’이라고 한다. 도로 위에 뿌려진 염화칼슘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아스팔트의 결합력을 떨어뜨리고 부서지게 만든다. 지난 4년간(2012~2015) 이렇게 생긴 포트홀이 서울에서만 30만 건을 넘었다고 한다. 포트홀은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차에 손상을 주고, 심하면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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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화칼슘이 '블랙아이스'를 유발한다.

‘블랙아이스(도로 위 얇은 얼음막)’ 현상을 유발하는 것도 문제다. 염화칼슘은 1g 당 14g의 물을 흡수할 수 있는 뛰어난 제습제다. 그래서 도로에 물을 머금게 하고, 이렇게 머금은 물이 증발하지 않고 얼어서, 나중에 블랙아이스 현상을 유발한다. 블랙아이스는 언제 어디서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겨울철 미끄러짐 사고의 주된 원인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도로 위 철제 구조물을 부식시키거나, 토양에 흡수되어야 할 물을 머금어 식물을 말려 죽이는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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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화칼슘

이러한 다양한 문제 때문에 OECD(경제협력기구)에서는 염화칼슘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선진국들도 염화칼슘 대신 다른 제설제를 사용하는 추세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염화칼슘을 주요 제설제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에서는 친환경 제설제를 20% 비율로 사용하도록 권고했지만, 대부분 지자체는 2% 또는 많아야 10% 정도만 친환경 제설제를 사용하는 중이다. 올해도 눈이 내리면, 대량의 염화칼슘이 뿌려질 예정인 셈이다.

부작용 투성이인 염화칼슘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이유는 저렴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염화칼슘 가격은 1kg당 약 180원 선. 350원 선인 친환경 제설제보다 두 배 가까이 저렴하고 다른 제설제보다도 훨씬 저렴한 가격이다. 그래서 2014년부터 조달청이 환경표지를 획득한 제설제만 공급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국에 중국산 염화칼슘이 도로 위에 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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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수 서울시 의원에 따르면, 지난 4년간(2012~2015) 서울에서만 ‘포트홀’ 관련 보수비로 83억 9,900만원을 사용했다고 한다. 저렴해서 뿌린 염화칼슘 때문에 큰 돈을 보수비로 사용하고 있는 셈. 게다가 각 운전자들이 자동차에 발생한 녹 때문에 쓰는 돈까지 합하면 피해액의 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올해도 이미 많은 지자체들이 대규모로 염화칼슘을 구매해놨다고 한다. 즉 눈과 함께 수많은 염화칼슘이 도로에 흩뿌려질 예정이다. 염화칼슘으로부터 ‘내 차’라도 보호하기 위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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