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배기 사운드는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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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디어】 박혜성 기자 =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를 타봤다. 지난 2월 말 출시된 부분 변경 모델로, 라디에이터 그릴과 공기 흡입구 등 일부 디자인을 살짝 바꿔 더욱 우아하고 스포티한 쿠페로 재탄생했다. 첨단 느낌의 실내도, 폭발적인 가속력도 없지만, 멋진 사운드로 대표되는 ‘감성’이 있다. 다른 건 크게 의미없지만, ‘배기사운드’는 이 차가 여전히 최고다.
 
시승한 차는 그란투리스모 ‘스포트’ 트림이다. 상위 트림인 ‘MC’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과 최고 속도가 살짝 느리다. 가격도 1,500만원 싼 2억1,900만원이다.
 
겉모습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부분 변경 모델이다. 2007년에 처음 나온 것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10년이 지났다. 10년 전에는 아주 멋졌지만, 지금은 아주 멋지진 않다. 그래도 낮고 길게 깔린 앞부분과 빵빵하게 부풀린 뒷부분, 유려한 쿠페 라인은 한 번쯤 쳐다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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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그란투리스모의 가장 큰 변화는 앞모습이다. 타원형이었던 라디에이터 그릴을 육각형으로 바꿔 역동성을 강조했다. 콘셉트카 ‘알피에리’에서 가져온 디테일이다. 그릴 양 옆의 공기 흡입구도 기존의 ‘L’자 모양에서 5각형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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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그란투리스모 ‘스포트’는 ‘MC’와 디자인이 몇 군데 다르다. ‘MC’는 보닛 위, 앞바퀴와 문짝 사이에 공기 구멍을 뚫어놨지만, ‘스포트’는 모두 막혀있다. 또한, ‘MC’는 동그란 배기구가 안쪽에 몰려있지만, ‘스포트’는 타원형 배기구가 양쪽 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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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MC의 공기 흡입구와 배기구
 
속모습
2억원이 훌쩍 넘는 차인 만큼 실내엔 고급 가죽과 탄소 섬유, 알칸타라가 잔뜩 들어가 있다. 하지만, 전반적 디자인은 10년 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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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 그란투리스모 실내(위)와 10년 전 모델의 실내(아래). 일부분을 제외하면 디자인이 그대로 유지됐다
 
우선 ‘시동 버튼’이 없다. 열쇠를 직접 꽂고 돌려 시동을 건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8.4인치로 훨씬 커지고 터치도 지원되지만, 한글화가 돼있지 않아 기본 메뉴는 전부 영어로 나온다. 그 아래엔 카세트 테이프로 음악 듣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녹색 LCD 창이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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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충전하기도 불편하다. USB 포트가 콘솔박스 안에 딱 하나 들어있는데, 뚜껑을 닫으면 충전 케이블을 빼낼 틈이 없다. 충전하면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을 보려면 콘솔박스 뚜껑을 열어놔야 된다는 얘기다. 실내가 좁아 콘솔박스 뚜껑을 열면 오른팔에 자꾸 닿는다. 참고로, 콘솔박스 안에 USB 포트가 있는 차들은 대부분 충전 케이블이 통과할 수 있는 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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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느낌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GT카’다. 누가 더 빠른지 겨루기 위해 태어난 차가 아니다. 그래서인지 저속에선 다소 무겁게 느껴진다. 출력이 부족해 힘겨워 한다기 보단, 강한 힘으로 무거운 차체를 진득하게 미는 느낌이다. 게다가 운전대도 유압식이다. 전동 모터가 없어 돌릴 때마다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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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의 진가는 고속 영역에서 드러난다. 힘이 넘치지만, 과시하지 않는다. 부드럽게 쭉 미끄러져 나가며 여유를 부린다. 세월이 흘렀어도, 페라리에서 만들어준 V8 자연흡기 엔진이 주는 주행 감각은 여전히 가치 있다. 세상의 모든 차가 배기량을 줄이고 터보를 붙이는 요즈음, V8 자연흡기 엔진의 자연스러운 회전이 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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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기도 잘 멈춘다. 동승석에 둔 가방과 카메라가 바닥으로 굴러 떨어질 만큼 급제동해도 차체는 칼같이 ‘딱’ 멈춰선다. ‘모터스포츠 명가’ 마세라티의 기술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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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면 안 되는 특징
마세라티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배기음이다. 그 중에서도 그란투리스모는 유일한 자연흡기 모델인 만큼 차별화된 소리를 들려준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차에서 내릴 때까지 잠시도 귀가 심심할 틈이 없다. 웅장한 배기음을 들으며 가속 페달을 밟으면 올라가는 RPM과 함께 심장 박동수도 마구 솟구친다. 기어 단수를 낮추며 속도를 줄이면 배기 파이프에서 ‘백-파이어’가 “팍!팍!팍!”하며 터져 나오며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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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야 할 숫자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는 4.7리터 V8 자연흡기 엔진을 적용해 최고출력 460마력, 최대토크 53.0kg.m를 발휘한다. ‘스포트’ 트림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는 4.8초가 걸린다. 레이싱 DNA를 강조했다는 상위 모델 ‘MC’도 ‘스포트’보다 딱 0.1초 더 빠르다. 경쟁 모델들과 비교하면 여러모로 부족한 성능이다. 그럼에도 가격은 스포트가 2억1,900만원, MC는 2억3,400만원으로 결코 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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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으로, 그란투리스모는 2008년 출시 후 10년 동안 부분 변경만 몇 차례 진행된 차다. 올해 풀-체인지 모델이 나온단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이번에도 부분 변경에 그쳤다. 10년의 세월이 지나며 이젠 ‘감성’ 밖에 남지 않았다. 이런 것이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만의 독특한 멋일 수 있겠다. 다른 건 몰라도 배기음만큼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최고다.
 
>>>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스포트 급가속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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